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춘삼월에 밥만 해먹고 산 이야기

| 조회수 : 10,989 | 추천수 : 5
작성일 : 2020-05-01 05:55:18

안녕하세요 ? 오랜만이에요 .

갑툭튀하여 몹시 어색하니 본론으로

 


2020 년 봄

밖에 역병이 돌아 꼼짝 않고 집에서 삼식이 & 삼순이들 밥해먹인 이야기입니다 .

 

 

재택근무와 온라인 강의가 전격 시작되어

우리집 삼순이 1,2 번이 모두 집에 돌아온 직후

미국은 St. Patrick's Day 였어요 .

즐겨먹는 음식은 아니지만

1 년에 한 번은 안해먹으면 섭섭한 콘비프 (Corned Beef).



   

시즈닝된 패키지를 사서 그냥 여러 시간 푹푹 삶으면 되니 편합니다 .

양배추 , 감자 , 당근 등의 채소는 일찍 넣으면 물러지니

마지막 30-40 분 정도 남기고 함께 삶아요 .

남은 콘비프는 잘게 썰어서 감자와 함께

콘비프 해시를 만들면 아침으로 좋아요 .( 사진이 없군요 )

 

 

스테이 앳 홈 명령이 떨어지고 며칠 안된 어느 날 ,

띵똥 ~ 하는 소리에 현관문을 열어봤더니

가끔 가는 동네 꽃집 주인장께서 마스크를 쓰고

저만치서 제게 수국 한 다발을 던지다시피 하고 황급히 가시네요 .

 



 

  덕분에 한동안 눈호강

 

(밸런타인 데이와 함께 꽃집 연중 최대 매출의 쌍벽을 이룬다는

5 월 마더스 데이에는 꼭 다시 영업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요즘 저와 삼식이의 외출은 열흘에 한 번 정도 장보러 나가는 게 유일한데요

한 번에 장봐오는 양이 어마어마 합니다 .

장봐온 식재료를 정리해서 보관하는 일이 제일 골칫거리예요 .

 

 

 

식빵은 한 번 먹을 만큼 지퍼백에 넣어 냉동

계란은 빈 김치통에 넣어 김치냉장고로

 

 

우리집 냉동실에 항상 떨어지지 않는 것 중 하나는 ...



 

 

이거 하나면 여러 가지가 해결되거든요 .

 

 

함박 스테이크나 미니 햄버거 패티도 만들고

 

 

(왼쪽 , 함박 스테이크 맞습니다 . 달리 보이는 건 기분일 뿐 …

오른쪽은 오이와 양배추를 꼭 넣어줘야 제 맛이 나는 옛날 햄버거)


 

 


김밥 속 , 칼국수나 비빔밥 고명


 

 

 

  김가루랑 섞어 굴린 주먹밥 등등

 갈은 소고기 한 팩이면 여러 가지로 돌려 막기 가능합니다 .


 

 

한동안 한국에서는 강원도 감자 구매 열풍이었다던데

여기서는 아이다호 감자 한 자루 득템하여

 

저랑 1 번 삼순이만 좋아하는 감자사라다 잔뜩 만들었어요 .

 

 

 

(양파와 오이 다져서 소금에 절였다 꼭 짜서 사용하는게 포인트!)

 


때마침 이웃이 쑥떡쑥떡 하셔서 저는 감쟈감쟈 ~

   

 

 


분명히 소모하는 칼로리는 전보다 확 줄었을텐데

어째서 섭취량은 그대로인가 , 아니 전보다 더 늘었는가 의문입니다 .

( 이것이 확찐으로 가는 길인가 …)

 

 

날이 갈수록

밤과 낮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 허기짐과 포만감의 경계도 모호해지고

바깥 세상에서는 삶과 죽음의 경계도 모호해 지고 ㅜㅜ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도 헷갈릴 때 즈음

우리집에서 1 년에 딱 한 번 , 설날에만 빛을 보는 3 단 찜기가

원칙을 어기고 등장했습니다 .

 

 

 

삼식이와 1, 2 번 삼순이들 환호하며 좋아합니다 .

 

 


1, 2 번 삼순이는 제가 보증하는 친자매이지만 식성이 달라요 .

   



 

1 번 취향

 

 

 

 

2 번 취향

( 우측 상단은 2 번 삼순이가 직접 만든 꼬막비빔밥 . 좀 짰 …)

 

 

아래는 둘의 취향이 일치하는 지점

 

 

 

삼식이는 제게 적응해 사는 법을 일찍 터득한 까닭에 가리는 것이 없습니다 .

참 다행이지요. 

 

쓰다 보니 오늘이 삼식이랑 저랑 30 년 전 처음 만난 날이네요 .

(feat.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 ㅋㅋ )

 

삼식이랑 저를 연결해 준 친구는 가업을 이어받아 양말제조업에 종사하는데

결혼식날 제게 와서 그랬습니다 .

속죄하는 마음으로 평생 신을 양말을 대겠다고 .

 

 

 

그러고 보니 작년 이맘 때 , 삼식이와 저는 별빛들판에 있었군요 .

( 이 무슨 의심의 흐름 ??)

 

 

갈리시아 지방 날씨 안좋다는 말을 듣고 떠난 터라 걱정했지만

다행히 너무도 청명했던 하늘

요즘 서울 하늘이 저렇다면서요 .

 

 

 

 

( 순례 마친 이름 모를 남녀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있었던 작년 춘삼월도

  삼순이 1, 2 와 꼭 붙어 지낸 올 춘삼월도

모든 날이 감사하고 좋았습니다 .



 

 

뽀너스 .

다른 그림 찾기

( 산티아고 시장통의 어느 해산물집 )



 

 

 

- 끝 -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무
    '20.5.1 8:19 AM

    잘 버티고 계신거 같아 정말 다행이네요. 조금만 더 힘내시길~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은 혹시 강남역에 있던 소개팅의 명소?ㅎㅎ

  • 꼰누나
    '20.5.2 12:39 AM

    격려 감사합니다. 저의 샤갈....은 강북이었습니다.

  • 2. 지원만세
    '20.5.1 9:12 AM

    꼰누나님~~ 너무 반가워요~~~
    반가운 마음에..... 백만년만에 댓글을.....
    여행 멤버들도 모두들 잘 계시죠?
    아무쪼록 건강하게 잘 버티시고 재미난 여행기 올려주세요^^*

  • 꼰누나
    '20.5.2 12:40 AM

    우리 여행멤버들까지 기억해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다들 잘 있습니다.

  • 3. 테디베어
    '20.5.1 9:22 AM

    오랜만입니다. ~
    1호2호 사이 교집합 요리까지~
    너무 재밌고 유익합니다.
    코로나로 집에 계신데 항상 건상하시고~ 자주 키톡에 놀러와 주세요^^
    감사합니다.~~

  • 꼰누나
    '20.5.2 12:42 AM

    저도 감사합니다.

  • 4. 초록
    '20.5.1 11:01 AM

    고추장이 똭~~~!
    한국인 인증 ㅎㅎ

    아니..주선자분은 왜속죄를하실까요?
    양복을 받으셔야할거같은데요^^

  • 꼰누나
    '20.5.2 12:44 AM

    그쵸? 싱싱한 해물 맛있게 먹다가도 뭔가 아쉬워서 주변 눈치보며 가방에서 꺼내든 초고추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양말공장장은 우리 삼식이한테 양복에 코트까지 얻어 입었어요 ㅎㅎㅎ

  • 5. 오디헵뽕
    '20.5.1 12:11 PM

    우리 동네 꽃집 아저씨는 왜 제게 수국을 안 던져주는 건지.....
    음식도 꽃도 풍경도 참 예쁘네요.

  • 꼰누나
    '20.5.2 12:45 AM

    감사합니다. 저도 오디햅뽕님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 6. 북가좌김
    '20.5.1 12:54 PM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 이대앞 거기쥬?
    강남역에 이어 여기두 소개팅 미팅의 명소였죠.

    저두 만두 빚을랍니다. 김장김치 팍팍 넣고용.

  • 꼰누나
    '20.5.2 12:48 AM

    네 ㅎㅎ 거기 맞아요.

  • 7. ponti
    '20.5.1 2:18 PM

    반가워 댓글답니다
    여행기가 안올라와 자게에 물어보기까지한 팬입니당!
    음식얘기는 또 재미있네요
    저도 4명이 이렇게 모여서 매일 같이 밥먹는건 마지막이겠지 하는 좋은 생각을 입력하고
    열심히 밥사활동합니다
    코시국 잘 견뎌냅시다요

  • 꼰누나
    '20.5.2 12:49 AM

    팬을 자청해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저희들 지난 2018년 봄에 모로코랑 스페인 남부 여행도 한 번 더 다녀왔구요
    지금도 계는 계속하고 있어요. 원래 계획은 올해 말이나 내년 봄쯤 또 가려했는데 어찔 될런지...

  • 8. 블루벨
    '20.5.1 7:19 PM

    샤걀의 눈내리는 마을~ 너무 정겹네요.ㅎㅎ
    그 옆에 자주 갔던 제주통돼지구이집도 생각나네요. 몇년전에 갔을 땐 없어졌던 것 같았는 데...

    미국은 머더스 데이가 5월에 있군요. 여긴 3월에 끝났는 데..수국이 참 탐스럽고 이쁘네요.
    다채로운 음식 사진보면서 반성도 좀 하고..더 열심히 요리를 해 볼까?하는 생각도 갑자기 들고요.
    사라다빵이며 옛날 햄버거보니 독감걸려서 사라진 입맛이 갑자기 도는 것 같아요.
    힘내서 냉동실에서 죽어가고 있는 갈은 소고기 살려내서 소고기 김밥으로 당첨.

    삼순1, 2의 식성에 따라서 요리하는 엄마의 마음에 감동입니다.~~
    잘 먹고 힘내서 같이 코로나 잘 이겨내요.

  • 꼰누나
    '20.5.2 12:53 AM

    영국에 계신가봐요. 미국 마더스 데이는 5월 둘째 일요일입니다.
    블루벨 님도 코로나 잘 이겨내시길~

  • 9. 수니모
    '20.5.2 12:12 AM

    시국이 시국이니 만치
    참 다양한 집밥메뉴들을 보게 되는군요.
    혀가 기억하는 추억의 감자사라다빵 먼저 집어가고 싶네요.
    이분도 재야의 고수셨네요 반가워요 꼰누나님~

  • 꼰누나
    '20.5.2 12:46 AM

    반갑습니다. 저도 수니모님 꽃빵 보며 감탄하고 있었습니다.

  • 10. 하영이
    '20.5.2 7:20 AM

    확찐으로 가는길 ㅋㅋㅋㅋ 덕분에 행복한 하루로 시작합니다~ 꼰나누님두 행복하셔요~~

  • 11. 우리동네마법사
    '20.5.3 8:24 PM

    와우 음식 내공이 엄청나시네요. 부럽습니다^^
    근데 여행다니실 때
    초고추장을 가지고 다니신 건가요? 아니면 현지 한국마트(?) 같은데서 구입하신건가요?
    초고추장에서 고수 여행자의 스멜이^^

  • 12. NGNIA
    '20.5.3 10:20 PM

    코로나 때 집콕하면서 이렇게 잘 해드시다니요!
    차원이 다른 집밥을 구경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 13. 쭈니들맘
    '20.5.6 10:15 AM

    헉!! 저도 30년전 그 곳에서 지금의 남편을 처음 만난 장소인데!!
    같은 뱃속에 나온 자식들이지만 참 달라도 너무 다르죠.^^ 저희 집도 그래요. 힘든 시기 어여 지나가길~~

  • 14. Harmony
    '20.5.8 3:50 PM

    수국이 너무 아름답네요.
    동네 꽃집주인 , 사랑스러워요. 꼰누나님의 미모에 이끌려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0219 하와이에서 빵 만드는 아줌마 26 로아로아알 2020.05.08 8,968 3
40218 발효빵 처참하게 실패한 후기 ㅜㅡ 15 이베트 2020.05.08 5,103 2
40217 자게의 동남아풍 돼지갈비 20 빈틈씨 2020.05.08 7,987 3
40216 제빵기로 간단하게 맛있는 탕종식빵 만들기 36 프리스카 2020.05.07 9,858 2
40215 자게의 쉬운 레시피 빵 29 뽀그리2 2020.05.06 11,286 2
40214 123차 후기) 2020년 4월 "14마리 닭볶음탕의 .. 10 행복나눔미소 2020.05.06 4,372 7
40213 닭갈비 요리 10 코스모스 2020.05.06 5,575 1
40212 라일락 꽃향기 맡으면서~ 26 테디베어 2020.05.04 7,486 5
40211 정어리캔-김취찌개 9 NGNIA 2020.05.03 7,664 6
40210 춘삼월에 밥만 해먹고 산 이야기 23 꼰누나 2020.05.01 10,989 5
40209 분노의 포스팅 37 오디헵뽕 2020.05.01 8,689 12
40208 꽃과 정물 13 수니모 2020.04.30 5,867 2
40207 사진 없는 요리 이야기 18 juju 2020.04.29 4,275 2
40206 반평균 낮추는 이야기 - 초코케익 13 NGNIA 2020.04.29 6,042 3
40205 그릇장 뒤져보기 34 백만순이 2020.04.27 11,916 5
40204 소소한 일상 24 블루벨 2020.04.26 8,286 4
40203 치킨은 타이밍이라고? 27 고고 2020.04.25 7,322 4
40202 살바도르 달리의 요리책, 빵 그림 두개외 Les Diners .. 23 Harmony 2020.04.25 11,811 6
40201 사진올리기 시도 22 블루벨 2020.04.22 8,491 4
40200 키톡 글쓰기 도전 26 블루벨 2020.04.21 4,756 5
40199 주말요리~(만두속, 열무물김치) 32 테디베어 2020.04.21 10,360 3
40198 토크 대비 시도 10 코스모스 2020.04.20 5,545 5
40197 일년 묵힌 속초여행 그리고 하고 싶은 말 36 솔이엄마 2020.04.19 9,811 9
40196 우울하고 억울한 이 느낌 무엇? 14 juju 2020.04.19 5,836 5
40195 밥만 먹고 사나요? 27 고고 2020.04.19 8,375 8
40194 십오마넌의 행복 19 수니모 2020.04.18 8,565 3
40193 코로나 때문에 장독에 빠졌어요 11 mecook 2020.04.18 4,492 2
40192 개사진, 애사진, 정치글, 맞춤법, 워터마크, 카테고리파괴와 짜.. 40 백만순이 2020.04.18 7,17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