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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제 목 : 소년공원님께 영감 받아 실시한 유통기한 임박 식재료 활용기

| 조회수 : 8,228 | 추천수 : 1
작성일 : 2021-02-06 11:24:35
안녕하세요?


지난 주말 뉴저지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어요.
시간마다 나가 눈을 치워도 쌓이는 속도를 당해내지 못할만큼 엄청난 눈이었죠.
장보러 갈 엄두는 안나고 간만에 주방 여기저기 탐색에 들어갔어요.

대대적인 정리를 실시하고 새해를 맞이했는데 뭐가 있을리가...
라고 생각한 저를 바로 반성모드로 만든 각종 식재료들 ㅋ
우선 유통기한 짧은 유제품이 걸리네요. 

누구나 냉장고에 유통기한 임박한 (혹은 이미 넘긴) 휘핑크림 한 통씩은 있지 않아요?
이것 말고도 냉장고에서 우수수 나오는 크림치즈, 버터 등등을 활용하기 위해




아직은 싱싱한 고구마를 집어 들었습니다.




겉보기엔 한국 고구마랑 비슷한데 속은 아주 어륀지스러운




여기서는 이것을 고구마(sweet potato)라고도 하고 얨(yam)이라고도 하는데요
사실 진짜 얨은 전혀 다른 작물이라고 하네요. 





암튼, 일반적으로 얨이라 불리는 이 고구마를 토막내어 소금 한꼬집 넣고 삶은 다음





버터, 휘핑크림, 흑설탕, 계피가루 등등 넣고 으깹니다.





이것을 내열용기에 넣고, 마시멜로로 위를 덮어서 오븐에 잠깐 구워요.
저 마시멜로는 작년(!)에 삼순이 1, 2가 뭐뭐 한다고 샀다 방치된 것.


이 음식 이름은 sweet potato casserole이고 
주로 추수감사절에 칠면조 요리 먹을 때 사이드디시로 잘 냅니다.




하지만 오늘은 남은 흑설탕 처치하느라 매우 달아졌기 때문에 
1인용 용기에 담아 디저트로 활용해 보려고요.






자, 이번엔 또 뭘... 하고 두리번 거리는 순간 시들어가는 과일이 눈에 띄네요.
장보러 갔다가 예쁘장한 자태에 반해 앞뒤 생각 않고 덥석 집어든 레몬 한 자루, 미국배 한 자루.




레몬은 삼순이들의 처분에 맡기고 배는 내 차지

퓨전풍의 배숙으로 거듭나는 과정입니다.





일단 잘 씻어 껍질 벗기고 씨를 파낸 다음 





섬유질도 제거합니다.
꼭지는 살리는게 포인트!





생강 몇 쪽과 계피 한 조각 넣고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서 한동안 뭉근히 끓이다가 





흑설탕 넣고 불을 끕니다.
온 집안 퍼지는 계피향이 좋네요.


하룻밤 시원한 곳에 내놓고 식히면 맛이 제대로 드는 것 같아요.




손님 초대상에 후식으로 좋아요.





우리집엔 저와 함께 늙어가는 반려 가전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이웃이 주고가신 슬로쿠커. 일명 크락팟.
왠지 저와 함께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 듯한 외관이 오늘따라 짠하네요 ㅠㅠ 



간만에 꺼내서 뱅쇼 제조해 봅니다. 
여기서는 mulled wine 또는 spiced wine이라고도 한다네요.




사과, 오렌지 등등 얇게 썰어 넣고, 역시 계피 한 스틱, 
그리고 팬트리 안쪽 깊은 곳에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던 팔각, 정향도 넣어줍니다.





여기에 모두로부터 버림받은 포도주 2병 콸콸 부어 스위치 on 하면...
잠시 후 온집안에 행복한 냄새가 퍼져요.





82쿡 회원님들의 건강을 위해 치얼스!



눈은 아직 솜이불처럼 두껍게 쌓여있지만 봄이 머지 않았음을 느낍니다.
모두 그 때까지 힘내세요.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간여행
    '21.2.6 12:20 PM

    어머나 꼰누나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아직도 크로아티아 여행기가 생생하게 기억됩니다^^

    소년공원님 덕분에 이렇게 포스팅을 접하네요~ㅋㅋ

    뱅쇼 마시고 싶은 주말입니다~치얼스!!!

  • 2. 어머나
    '21.2.6 4:17 PM

    저도 해보고 싶네요

    저 크락팟은 세척을 어떻게 하나요? 솥이 분리가 안되지요?

  • 꼰누나
    '21.2.7 11:10 PM

    네, 내솥일체형(?)이예요. 세척이 제일 골치죠.
    신생아 머리감기듯이 옆구리에 끼고, 샤워헤드로 물 뿌리고 닦습니다.

  • 3. 조아요
    '21.2.6 8:08 PM

    앗 저 크록팟 비스무레한거 울 할머니쓰시던거 엄마가 쓰고계신다죠ㅎㅎㅎㅎ

  • 4. hoshidsh
    '21.2.7 12:46 AM

    진짜 부지런하시네요.
    그런데
    혹시 오쿠로도 뱅쇼 될까요?

  • 꼰누나
    '21.2.7 11:10 PM

    잘 될 것 같은데요? ㅎㅎ

  • 5. 소년공원
    '21.2.7 4:09 AM

    꼰온니~
    댓글에서 다들 언급하시는 크로아티아 여행기가 궁금해서 닉네임으로 이전에 쓰신 글 다 봤어요 :-)
    글마다 재치가 넘치시는데다, 성씨도 같으니 꼰대희씨 유튜브에 밥묵자! 한 번 출연하셔야 할 것 같아요!

    바르셀로나 글에서 이미 댓글을 쓰기도 했는데요...
    요즘 코로나시국을 버텨내면서 이 난리가 끝나면 다음번엔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하고 돌아오는 디즈니 크루즈를 타자고 둘리양과 두손 맞잡고 꿈꾸고 있어요.
    장차 건축가가 되겠다는 코난군에게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보여주겠다는 것은 핑계라는 불순물이 많이 섞인 목적이고요...
    그 때 까지 디즈니 크루즈사가 망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아무런 사심없는 순수한 바람이지요 ㅎㅎㅎ

    어머나 내 정신 좀 봐!
    원래 댓글 쓰러 들어올때 해야지 했던 말을 다 잊어먹구서리...
    ㅎㅎㅎ
    갱년기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여러분!

    추운 날에 게으른 엄마는 집안에 남아있는 재료로 먹을 것을 만들어내는 놀라운 능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
    저로부터 영감을 받으셨다니 영광입니다.
    저도 곧 반려식재료로 만든 거 하나 보여드리지요.

  • 꼰누나
    '21.2.7 11:12 PM

    일도 열심, 살림도 열심, 자녀교육도 열심인 소년공원님께 늘 영감을 받습니다 ㅎㅎㅎ

  • 6. 테디베어
    '21.2.8 9:42 AM

    반려가전으로 만든 따뜻한 뱅쇼한잔에 온몸이 따뜻해질 것 같아요,
    늘 건강하십시요^^

  • 7. 봄바람
    '21.2.9 8:27 AM

    손이 요술손이시군요.ㅎㅎ
    미국은 배가 동화 속에 니오는 배모양이네요.^^
    오늘도 머나먼 미국에서 행복하세요.

  • 8. titi47
    '21.2.24 7:44 PM

    빈티지 슬로쿠커 넘 멋스러운데요?
    찌글찌글 뭉근히 끓이는 스튜도 끓이고 영양닭죽도 끓이고...
    뭘 해도 맛날것 같은 비쥬얼❤️

    미국분들은 저기다 뭘 주로 만드셨는지 궁금하네요.
    꼰누나님은 달콤쌉싸름한 뱅쇼를 만드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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