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좋은 기회가 생겨서 태국요리 수업에 다녀왔어요
열심히 배우고, 맛있게 먹고
요런건 바로 복습을 해야 내꺼가 되기에
레드커리페이스트를 찾으려고 서랍을 뒤졌어요
그리고 이 많은 페이스트와 시즈닝을 발견했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이게 서랍 하나에서 발견된거구요
중국식재료 넣어둔곳은 또 따로 있어요ㅋㅋㅋㅋ
유통기한이 임박한 페이스트도 다수
그래서 어쩔수없이 강제 동남아주간을 맞이했습니다
우선은 지난 쿠킹클래스에서 배운 타이레드커리와 얌운센
얌운센은 버미셀리(녹두당면)를 넣은 태국식 샐러드인데 여름에 입맛없을때 넘 좋답니다
그담은 뿌팟뽕커리
타이요리 초급도 먹기편한 요리이죠~
다만 소프트쉘크랩이 없어서.....꽃게 작은 사이즈를 작게 토막쳐서 튀겨넣었더니 만들기도, 먹기도 좀 귀찮긴하더라구요
재료 사진부터 올라가야하는데 왜 완성품 사진까지 올라간거죠?!ㅋㅋ
암튼 그 유명한 똠얌꿍입니다
요건 호불호가 좀 갈리지만
한번 맛을 들이면 진짜 중독성이 강한 음식이예요
재료가 좀 생소한 것들이지만 요즘은 아예 똠얌꿍 재료를 묶어서 판매하니 편하더라구요
상단 왼편부터 라임잎, 갈랑가, 죽순, 새우, 토마토, 레몬그라스, 셜롯(자색양파)
그리고 똠얌꿍 페이스트, 피쉬소스, 팜슈가, 라임, 고수
다 때려넣고 끓이면 되지만 기본은 물 400~500미리에 똠얌꿍 페이스트 한봉지, 피쉬소스 1큰술, 팜슈가 1큰술(피쉬소스와 팜슈가 양은 기호에 따라 가감)
팜슈가는 딱딱하게 뭉쳐져있는걸 실온에 좀 두셨다가 대충 부셔두고 쓰시면 편해요
라임잎은 가운데 심지가 질기니 그 부분은 버리고 잎만 대충 부숴서 넣어야 향이 좋아요
여기에 코코넛밀크를 더하기도하는데 저는 맑은 똠얌꿍을 더 좋아한답니다
요건 페낭커리
쇠고기를 이용해서 만들었어요
이정도되자 집안구석구석 피쉬소스의 꼬리한 냄새와 코코넛 밀크 냄새가 배어서 냄새만으로도 우리집인줄 알겠더군요
울집 남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커리대신 솥밥했구요
동남아주간이니 반찬은 공심채볶음ㅋㅋㅋㅋ
요건 기름 듬뿍, 마늘 듬뿍 넣으시고, 굴소스와 마파두부소스를 섞어서 넣어주심 더 맛있어요
그린커리
태국커리에는 레드커리, 옐로우커리, 그린커리가 있는데
그린커리가 제일 매워요
이것은 동남아음식 3급정도는 되야 먹을수있는 '락사'입니다
싱가폴이나 말레이시아에서 흔히 볼수있는 음식인데 의외로 잘 못먹는분이 많으시더라구요
락사도 여러종류인데 제가 끓인건 코코넛밀크가 들어간 국물에(꼬리한 냄새가 남) 어묵과 국수들어가요
티비 여행프로그램에서 락사가 나오길래 내일 아침은 락사 먹자고 남편하고 약속하고
담날 아침 소분해서 얼려둔 락사를 한봉다리 꺼내서 버미셀리 넣고 덥혀먹었어요
사실 여름내내 저는 매일 튀김을 하면서 살았어요
이젠 탕수육도, 치킨도 제법 시판제품처럼 튀길줄 알게되었죠
그냥 탕수육은 아니고...................저염 탕수육, 저염 치킨이요
울집 막내가(쌍둥인데 항상 막내라고 칭하게됩니다ㅎㅎ) 몸이 좀 아파요
그래도 그럭저럭 얼마에 한번씩 서울 병원에서 검사만하며 버텨왔는데 최근에 많이 안좋아져서 2달간 저염식, 저단백식을 하고 다시 검사를 해보기로 했답니다
그대신 아이가 또래에 비해 작고 말랐으니 튀김같은걸로 칼로리를 보충해주라고하더라구요
저단백식이라 주로 야채를 튀기고, 닭이나 돼지고기는 기름기 없는 부위로 한번에 튀겨두었다가(시판 제품은 너무 짜서 집에서 간해서 튀겨야해요) 한번에 댓조각씩만 에어프라이어에 덥혀서 주어야해요
매일 맛없는 저염식만 하다가 커리페이스트를 보고 제가 정줄을 놓고 마구 해댄거죠
물론 아이는 못주니 소분해서 냉동해두고 저나 남편이 먹고싶을때 하나씩 꺼내먹는거구요
접시에 힘준 어느날
단호박크림에 그릴에 구운 새우와 야채, 루스틱, 바질오일을 더했어요
남편을 위한 한접시
자잘한 전어를 얻어와서 썰어줬구요
저염식에 지친 작은 아이를 위해 가끔은 파스타를 해줍니다
토마토소스는 안되니까 오일소스로 간을 적게해서요
저염식은 그나마 먹을만하려면 바로바로 해야하더라구요
거기에 다른식구를 위한 일반식도 해야하구요
아이의 식사를 이렇게 챙기다보니 저도 많이 지쳐서...................남편이 숨 좀 쉬라고 데리고 간 홍차카페
잠깐 웃어봅니다
동네친구가 파프리카를 왕창 가져다줘서 파프리카오일절임을 해두었어요
맛있는 샌드위치 만드려구요~
새우요리를 하면서 속이 좀 상했습니다
울 막내가 제일 좋아하는 새우인데 중하 3마리이상 먹이면 안되니까요
그래도 조금만 힘내자, 조금만 버티자하고 얼마전 다시 재검을 했는데......................결과가 그리 좋지않았어요
아이는 2달만 식이요법 지키면 그담부터는 라면도, 피자도, 햄버거도 먹을수있을꺼라 생각했는데 차마 이걸 평생해야한다고 말을 못해줬거든요
재검후에 자연스레 아이도 이건 2달에 끝나는게 아니라는걸 알게되었구요
검사 끝나면 서초동 가서 촛불도 들고 맛집가서 저녁도 먹고 전부터 찜해두었던 예쁜 그릇도 사려했는데 그저 맥이 풀려 집에 돌아오고말았습니다
다음날이 되어서야 정신을 좀 추스리고
병원에 전화해서 꼬인 검사 스케쥴을 정리하고
장보면서 장미꽃도 한다발 사왔어요
아이는 이 고약한 인생의 동반자와 평생을 외롭게 싸워야하는데, 나중에 나중에 혼자서 싸우게 될때를 위해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포기하지말아야겠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꽃도 사고, 그릇도 사고, 사람도 만나고.................................
지치지않고, 한순간도 포기하지않고, 유머를 잃지않고, 소소한 행복을 챙기며
저염식밥상,jpg
동남아 음식들을 만들며 생각했어요
저 어릴땐 일본을, 싱가폴을, 홍콩을, 유럽을 동경하며 우리나라가 얼마나 후진지에 대해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으며 컷는데
요즘 세상 돌아가는거보면 내나라는 제법 자부심을 가져도되는거 아닐까하는 생각이요
가끔 부침이 있지만 어쨋건 역사는 점점 발전하고있다는 생각이요
백여년전에 이땅에서, 혹은 백년전의 다른나라에서 어떤일이 벌어져왔는지 생각하면 더더욱이요
게다가 82쿡에서 오래 지내면서 배운것중에 하나.....................지치지말자, 끝이라고 생각될때 신발끈 묶고 다시 달린다
왜냐면 내 나라, 내 조국은 내 아이들이 살곳이니까요
그러므로 내 조국은 절대 포기할수없습니다
다시 신발끈 묶으셨나요?
우리 이보다 더 엄혹한 시절도 싸우며 살아왔잖아요
그렇게 싸우면서도 웃음을 잃지않았잖아요
소소하게 즐겁게, 소소하게 누리며 아이와 지치지않고 달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