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시어머니가 아들이랑 같이 살때 맛있게 먹던거 하시면 주시고 싶으셨나봐요ㅋㅋ
근데 자기도 일주일에 한번씩 며느리집 가면 불편해할것같으니까
생각해낸 방법이 전화통화하고
택시에 반찬 태워서 보내면 아들이 마중나와서 받고 택시비 계산 한대요ㅋㅋㅋ
사례2
누군가에겐 정말 좋은 시어머니일텐데
저처럼 요리 좋아하고 독립적인 성향의 며느리 만나서 한편 죄송스럽지요..
'시'자만 들어도 넌덜머리 나고 누군가는 시금치도 안먹는다는데..
난 왜 기를쓰고 애들 반찬을 해서 보낼까??
솔직하게...내 아들넘 때문임.
며늘은 요리에 관심없고 아들이 음식을 하는데..저는 스트레스 풀린다지만..
하루종일 일 하고 와서 음식하는게 영 맘이 안놓여서 해주기 시작한 것이 7-8년 되가나...
이젠 손녀도 내 음식 맛있다카니 요리사이트 뒤지고 고민하고 ..
애들하고 1시간 거리에 살아 주말에는 손주들 데려와 두밤 재우고 반찬과 함께 보내면
내 할일을 다 한 느낌.
이걸 다 먹을라나??...걱정도 하지만 "골라 먹고 나머지 버려라"고 당부한다.
다행이 이웃에 한인가족이 있어서 가끔은 꼬마들을 불러서 같이 먹는다며..
"엄니 반찬이 여럿 먹여 살린다"니 그런 말 들으면 흐뭇..
1시간 거리고 1주일 분이니까 냉동 가능한 음식은 얼리고 보냉 바구니 두개에 아이스팩 넣어 보낸다.
당연히 아이스팩은 재활용에 또 재활용..
갈수록 깜빡거리는 정신땜에.. 가끔은 혼자 "우야노!!!"
어느 날은 오징어볶움을 다 해놓고 뒤돌아보니 도마위에 양배추가 배시시 ~~"나 여기 있어요!!" ㅎㅎ
난 아들하나 낳아 키웠는데 그 아들은 딸하나 아들하나..
며늘이 일하기 땜에 프리스쿨 가기 전까지는 내가 월욜보터 금욜까지 봤으니
작은넘 업고 큰넘 손잡고 동네 도서관 스토리타임에 다닌 할머니가 나임..ㅎㅎ
넘들이 벌써 8살,6살..이젠 먹는것만 해주면 지둘이 잘도 노니.. 세상 편하네..
뭔 날이라는 특별한 날은 둘이 문 잠그고 들어 앉아 카드 만들어서 감추고..
지난 클마스에는 손녀가 학교 바자회에서 5불짜리 목걸이 사서 내게 선물했는데...
5천불 짜리보다 더 값진 목걸이!! 당연히 목에 걸고 가족외식 하러 갔네.ㅎㅎ
김치냉장고 2개에 프리저, 냉장고..끼고 사니..
봄이면 쑥 저장, 여름엔 블루베리 저장, 가을엔 깻잎김치 저장..철따라 열일하는 기특한 애들..
머잖아 봄이 오리니..저장한 쑥 써야해서..
오만가지 콩과 쑥 버무리 찌고 쑥 인절미(찰밥 되게해서 제빵기로 만듬)
팬트리 정리도 할 겸..대보름 나물도 볶았는데..
묵나물은 냉동해두면 비상반찬으로도 좋음..
밴쿠버 고사리 먹다가 한국 고사리는 못먹음. 맛이 천지차이..ㅎㅎ
들깨가루로 볶는 토란대나물, 하얗게 볶은 도라지, 간장 조물조물 깻잎, 쫀쫀한 곤드레나물..
요즘 한국 제주무 한박스에 $17 해서 사오니..나물 볶아 한자리 채우고..
냉동보관도 하고 이웃에 나누기도 하고..
12년 같이 산 새끼같은 멍멍이 먼저 보낸 친구가 안스러워 밥 한번 해줄라구...
간단하게 차려 모였네..
달걀 한개면 충분한 애피타이저 ㅎㅎ
뚜껑있는 달걀찜 그릇 사야지..하며...이십년은 벼른 듯..ㅎㅎ 이젠 포기
이 나이에 있는 그릇들이나 다 쓰고 가야지..이젠 그릇이 깨져도 아깝지 않음..
카프레제, 닭가슴살냉채, 모듬전, 묵나물
따끈하게 향긋하게 천개의 잎사귀를 보글보글..밀푀유나베 끓이고
디저트로 한국서 날아 온 한과 한입씩..
12년을 살았으니 멍멍이로는 천수를 다 한듯..
허나 새끼 하나 먼저 보낸 것 같다는 친구, 아침미사에 와서 촛불켜는 모습보며 동물도 천국 간다고 위로했다..
맞는지 틀리는지 모르나.. 그렇게 믿게 해줘야 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