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캠프 시작하기 전, 일주일간의 스페인어 연수를 위해서 머무른
미초아깐의 주도, 모렐리아.
(Morelia, Michoacan)
DF(멕시코 시티를 이렇게 부릅니다. 뉴욕을 big apple 라고 부르는 것 처럼요.) 에서
4시간 조금 넘게 걸립니다.
중남미는 철도가 많이 놓여져있지 않아 버스운행이 많은데
버스를 타면 차내에서 먹을 음식을 줘요.
3등급 버스를 타면 아무 맛도 없는 뻑뻑한 크래커 한봉지와 생수를 주고,
2등급버스를 타면 아래의 사진처럼 샌드위치와 서너종류의 음료수중에서 하나를 고르도록 합니다.
제가 고른 것은 샌드위치와 사과 쥬스.
(입덧중에 하고 많은 음식중에 저 샌드위치가 너무 먹고 싶어서 울었던 기억이 나요.
남편이 차라리 매일 스테이크를 먹고 싶다고 해라, 그걸 어떻게 구하냐.. 했죠. ㅋㅋ)
1등급 버스는 버스내에 화장실도 있고, 좌석간 간격도 넓어요.
영화도 틀어주고 운전기사 외에 이런저런 편의를 봐주는 사람이 따로 탑승하죠.
음식도 마치 비행기의 기내식처럼 앞좌석의 뒤에 붙어있는 테이블을 열어서
트레이에 담아서 가져다주고 커피잔도 따로 주고 따뜻한 차를 서빙해줘요.
1등급은 아레끼빠 -> 꾸스꼬 (arequipa -> cusco) 구간 이동시,
2등급은 멕시코시티 <-> 모렐리아 (DF <-> morelia) 구간외에 대부분의 구간 이동시,
3등급은 라 파스 <-> 우유니 (La paz <-> uyuni) 구간 이동시 이용했습니다.
3등급은........ 서너시간이면 몰라도 장거리에 정말 권하고 싶지 않아요.
좌석이 비좁고 짐도 많아서 차 지붕에도 싣는데 이 과정이 너무 오래 걸려서
원래의 출발시간보다 두세시간은 늦게 떠나기 때문에
도착지에서 바로 연계되는 다른 교통편이 있다면 티켓값만 날리기 십상이거든요.
또 가지고 타는 짐들도 정말 다양해서
저처럼 닭.....................
과 함께 탈 수도 있어요.
라 파스 <-> 우유니 구간은 12시간 걸리는데 중간에 들리는 마을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타고 내릴 때마다 난리이고,
12시간 동안 휴게실에는 고작 두번 들리기 때문에
만에 하나 배탈이 났다거나, 화장실이 너무 급하다거나,
기타 다른 사정이 있을 때 절대 해결되지 못해요.
또 좌석간 간격이 너무 좁아서 덩치가 좀 큰 사람의 경우 가방을 안고 타면
정말 좌석과 좌석 사이에 앉아서 가는 것이 아니고
'끼어서' 간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3등급 버스는 그야말로 얇은 철판 하나로 이루어진 차라서
일교차가 큰 2, 3월같은 때는 밤이 되면 버스안이 정말 추워요.
그 심각한 정도를 말한다면 버스안의 꽉 찬 사람들이 내뿜는 체열과 버스밖의 기온차로
버스 천정에 물방울이 맺혀서 자는 사람의 얼굴위로 떨어집니다.............
현지인들이 어마어마한 짐을 굳이 지붕에 싣지않고 들고 타길래
중요한 물건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이불보따리였어요.
현지인들도 얇은 이불을 서너개 겹쳐서 덮을 정도지요.
모렐리아에서 머무른 곳은 '새로운 희망(Nueva esperanza)'이라는 이름의 동네안에 있는
워크캠프 캠퍼용 숙소였어요.
당연히 무료는 아니고 숙박비와 연수비를 내야합니다.
이 연수는 강제사항이 아니기때문에
미리 와서 스페인어를 접할 사람은 캠프 일주일전에 도착하면 되고,
스페인어를 어느 정도 구사할 경우 캠프 일정에 맞춰서 현장에 바로 가면 되는데요,
위생적이진 않지만 안전한 숙소와 세계 각국에서 온 호기심많은 캠퍼들이 있으니
어딜가든 무얼하든 재미있었어요.
수업후 모렐리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가 저녁에 돌아오면
이렇게 거실에 모여앉아서 스페인어 공부.
캐나다, 미국, 독일, 일본, 한국에서 각각 1명씩 연수에 참가했지요.
뭐....... 복잡한 언어공부를 할 때 맥주는 필수에요.........
이층에 있는 화장실문과 방문을 닫으면 세계지도가 크게 그려져 있었어요.
들여다보니 우리 나라 지도가 대충 그려져 있길래
다음날 시내에서 사인펜을 사다가 지우고 새로 그려넣었어요.
그리는 김에 독도와 울릉도, 제주도도 그렸지요. ^^
모렐리아의 유명한 햄버거 식당.
주인 아주머니가 투우대회에서 1등을 한 사람이라며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냥 먹어야한다고 연수담당자가 우스개소리를 했어요.
리베로와 프리다 풍의 과일이 잔뜩 그려진 테이블.
잠시후에 나온 딸기 쥬스와 햄버거.
물 한방울 안넣고 바로바로 갈아서 딸기 쥬스는 정말 시원하고 맛있고,
햄버거는 정말 끝내주게 큽니다.
전 정말 잘먹는데도 반은 포장해왔어요.
소세지가 왕창~!!
이 햄버거집에는 다른 메뉴도 많은데
끼니때마다 이집저집 돌아다니느라 이집을 다시 가진 않아서 못먹어 봤어요.
시내를 돌다가 한 건물 안쪽의 예쁜 분수를 보고 무작정 들어가서 찰칵.
건물 내부로 들어가보니 이렇게 멋진 벽화가 있어요.
멕시코는 가는 곳마다 벽화가 있다.
나중에 전문가와 함께 벽화여행을 가고 싶은 소망이 생겼습니다.
같이 가실 부운~~~~!!!
모렐리아 광장 옆에 위치한 전통 시장에 가서 찍은 다양한 달콤한 간식(dulce)들.
설탕에 절인 과일들.
이렇게 포장해서 팔아요.
이렇게 햄퍼 형태로도 만들어줍니다.
아............ 보는 것만로도 속쓰려요...
미초아깐주의 전통 의상.
한벌 살까 했는데 끝내주게 비싸서 눈물을 머금고 흑.........
앗.. 사진이 누웠구나..
카람볼라...
또마떼.
새콤한 작은 토마토.
늘 정장가게의 창가를 지키던 정의의 용사.
모렐리아의 상징, 모렐리아의 자랑, 성벽........... 처럼 보이는 수도관.
1700년대 후반에 만든 것으로 인구가 늘어나고 도시가 거대해지면서 그 길이는 수킬로미터에요.
멕시코 독립운동의 영웅인 모렐로스의 동상이 있는 모렐로스 광장.
모렐리아라는 도시 이름은 모렐로스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매주 일요일마다 신시가지쪽에 벼룩시장이 열려요.
옷부터 가전, 가구, 책, 액세서리, 음반 등 다양한 것들이 나롭니다.
초대형 츄러스.
높다월드나 에브리랜드에서 파는 몇천원에 아이 손가락 한마디 정도 나오는 츄러스와 비교 불가.
심지어 튀기는 기름도 깨끗해요. -ㅅ-
저걸 대여섯 토막으로 잘라서 설탕뿌리고
우리 돈으로 약 4,000원.
이런 것도 봤어요.
페루와 볼리비아 사이의 국경마을에서는 천국의 계단도 만났다지요.
멕시코는 딸기쥬스가 정말 맛있고 저렴해서 식사때마다, 목이 마를 때마다 물 대신 마셨어요.
빵 뒤로 보이는 여권케이스는 1998년에 러시아에 갔을 때 산건데
덕분에 그 이후로 미국 입국때마다 질문을 받았어요.
"너...... 이거 뭐야.........?"
시원한 과일과 채소를 잘게 썰어서 원하는 종류대로 컵에 담고
그 위에 고춧가루와 레몬즙, 소금 등을 뿌려서 먹어요.
숙소가는 길에서 팔던 따꼬.
맛있어서 자주 사먹었는데 아저씨가 장사를 하다말다해서 못먹는 날도 많았어요.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빠질 수 없는 마트놀이.
멕시코에는 코스트코도 있지만 'SAMS'라고 코스트코와 비슷한 곳이 하나 더 있어요.
이곳도 회원제인데 마침 현지에서 알게 된 친구가 그곳 회원이라서
본인 차를 가지고 와서 픽업해서 데리고 가주었어요.
혹시 제 미모에 반해서...........
퍽! 퍽! ㅠ_ㅠ 잘못했어요....
빵에 이렇게 바로 상표를 붙였어요.....
같이 먹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해야해요. ㅋㅋㅋ
멕시코에 왔으니 떼낄라(tequila)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마시자고~~!!
우리 나라에선 본 적 없는 오뚜기 컵라면.
일본의 '마루찬'과 함께 컵라면 매대를 차지하고 있어요.
그런데 마루찬과 가격은 크게 차이나지 않으면서 양은 더 많아서
사람들이 좋아했지요.
왼쪽부터 고추와 소고기맛.
해물맛.
게맛.
보는 사람마다 극찬을 아끼지 않는 모렐리아의 대성당.
낮에 외관만 볼 때는 여타 도시에 있는 성당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밤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성당을 사방에서 비추는 라임라이트들이 정말 절묘한 위치에 있어서
그 웅장함에 압도되지요.
마침 머무르던 기간이 'Semana Santa'라는 축제기간이라서 매일매일 화려한 행사가 있었어요.
전국단위 댄스대회도 열리길래 가서 구경했지요.
댄서가 무대에서 내려와서 사람들에게 춤을 같이 추길 요청해요.
신기한 것이 거절하는 사람 하나 없이 몽땅 더 열정적으로 춥니다.
(아래 검고 긴 퍼머머리에 검은 옷 저 아닙니다......... -_-;;)
이렇게 하루종일 시내에서 놀다가 어둑어둑해지면 숙소로 돌아와요.
너무 늦으면 안돼요........... 버스가 끊겨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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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님..
지금 만두군 상태가 저런데 4년후에는 모든 것을 극뽀옥~하고
함께 남미를 누빌 수 있을까나요? (^^ );;
많은 선배님들께서 조언해주신 대로
바로 번쩍 들어서 현장을 철수하고 절대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기.. 방법을 쓰고 있는데
이거 효과 좋네요.
딱 한달만에 서서히 '누워서 떼쓰기'를 포기하고 있어요.
아마 다른 꼼수를 생각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