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비가 옵니다.
남편은 가을장마라고 하고 ... 말리던 가지가 곰팡이 필 조짐을 보여서
아침에 슬쩍 삶아놓고 왔습니다.
장기간 비가와서 마음이 우울한것 처럼
지금 살아가는 이 시기가 우리를 참 우울하게 합니다 ....
그렇지만 힘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갈려구요 !!!
시골로 이사하고 처음맞는 여름
저를 잘알고 걱정해주는 지인들중 20여년된 인연들을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폭염이 시작되고 난 7월말
( 참고로 우리집은 에어컨 없고 차에도 어어컨 없이 창문열고 다닙니다.
8월전기세 -25000원입니다 평상시엔 19000원 정도 )
겁도 없이 손님초대를 했는데 내년부터는 7,8월은 손님초대 안하는걸로 했습니다.
검정콩으로 콩국만들어 국대신 먹고
쫀득한 박잎전 고구마줄기 김치 노각무침 열무물김치 고추장물 구운 파프리카 샐러드 등으로
고기한점 없이 차려진 시골 밥상입니다
이 추어탕은 먹거리 x파일에 나왔던 자연산 추어탕집에서 먹은 추어탕 입니다.
소문 그대로 맑고 깨끗한 맛 이었습니다. 남편이 양이 작아서 미리 그릇준비해서 가서 덜어놓고 먹었거든요
집에와서 데워서 먹으니 더 맛나더라구요 역시나 기교를 부리지 않은 정직한 음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옆집에서 주신 박으로 회무침도 몇번 해먹고
올 여름 제가 어쩌다 만들어낸 메뉴입니다.
이름하여 호박잎 보리쌀죽
호박잎을 쪄서 고추장물로 열심히 쌈 싸먹다가 조금 물리기도 해서
다른 조리방법을 고심한 끝에 통보리쌀 불려서 호박잎 뜯어넣고 들깨가루넣고 끓인 죽입니다.
휴일 아침에 가볍게 먹는 식사로 그만입니다.
이번 여름은 대충 이렇게 먹고 살았습니다.
텃밭에 나가서 있는 재료들로 그냥 대충대충 .... 남편말로는 건강밥상 이랍니다.
폭염때 이렇게 농산물들을 잘 말렸습니다.
아마도 김장할만큼의 고추는 말렸던 것같습니다.
더위에 지치고 힘은 들었지만 뜻밖의 선물이라 생각합니다.
더위가 또 이런 선물도 줍니다.
탄성이 없어 입으면 불편했던 바지 댕강 잘라서 반바지도 만들어 보고
올해 귀촌한 기념으로 바느질에 염색도 해 봤습니다.
기저귀천 한 필 구입하여 행주를 만들었고 이불용 광목 남편 손수건등
새벽에 일어나서 발로 밟아서 감물을 들였습니다.
1주일 만에 이렇게 예쁘게 발색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퍼나르는 일만 ......
사진속에 수박 보이시나요 ????
망고수박 먹고 뱉은 수박씨에서 이렇게 튼실한 수박이 4덩이나 달렸습니다.
그리고 텃밭 벚나무 아래에있는 쑥으로 요새 자주 해먹는 쑥밥입니다.
음력 8월 이 지나면 이제 쑥밥은 내년을 기약해야해서 좀 섭섭하네요
마당이며 텃밭에 잡초뽑다가 고들빼기가 보이면 뽑지않고 길렀다가 이렇게 김치가 되기도 한답니다.
야생이라서 얼마나 맛있는지 .....
올해 마당이며 텃밭이며 농약을 아예 뿌리지 않아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9월 접어들면서 올리려고 했었는데 이리 늦어지고 보니 엄청 길어진 키톡이었네요 양해말씀 올립니다.
올해가 가면서 마음 아픈일
이집에 우리 부모님 아직 못 오셨고 앞으로도 못 와보실것 같습니다.
치매걸리고 다른 사정으로 자리에 누워 버리신 엄마 그리고 요양원 안보내실려고 한시도 안 떨어지는 아버지
...... 아직 마음속에서 엄마를 용서하진 못했지만 제 도리는 하고 살려고 하는데 그것마저도 어렵네요
이것만 있으면 엄마가 유일하게 밥을 잘 드신다는 제가 만든 물김치
자주자주 만들어 찾아가는것밖에 할게 없네요
82님들 오늘도 즐거운하루 되시고
풍성한가을이야기로 다시 찾아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