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아일랜드의 7월은 참 아름답습니다. 집집마다 꽃을 잘 가꾸고 우리집 뒷뜰에도 여러가지 꽃이 피고 지는데 이제는 수국과 옥잠화(hosta)가 만발했어요. 수십 개의 꽃대가 올라오는 옥잠화. 꽃대가 높고 은방울꽃 같은 연보라색 꽃이 조롱조롱 달려서 신라왕관이 연상되어 황홀하기까지 합니다. 오늘은 목장 모임이 있는 주일날입니다. 몇 주 전에 이번엔 우리집에서 모임이 열릴 차례라는 연락을 받고 날짜를 정했어요. 남편과 저는 여름이니까 뒷뜰 patio에서 바베큐로 식사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스테이크 바베큐로 저녁식사를 준비합니다.
그릴 자국이 선명하게 난 파인애플에 벌써 군침이 돕니다. 파인애플은 4분의 3인치 두께로 썰었어요.
시간이 되자 목장 식구들이 모두 도착하여 백야드로 나와 얘기도 나누며 백야드의 화초 정원과 채소 텃밭을 둘러봅니다. 남편은 스테이크를 어떻게 구워드릴 지 목장 식구들에게 여쭤본 뒤 스테이크를 굽기 시작합니다. well-done과 medium이 반반씩이네요. 꽃등심이 1.5인치, 등심이 1인치 두께라 같은 미디엄으로 굽더라도 굽는 시간이 달라야 해요. 남편은 타이머를 이용해 정확하게 구우려고 애씁니다. 스테이크를 굽는 냄새가 참 좋군요.
부페식으로 차린 바베큐 음식들.
며칠 전만 해도 뉴욕은 화씨 90여도(섭씨 35도)의 폭염이라서 바베큐하기가 적당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오늘은 오후 6시 날씨가 화씨 81도(섭씨 27도)에 구름이 약간 끼어 뜨거운 햇볕이 없어서 그야말로 백야드 바베큐에 완벽한 날이네요. 게다가 산들바람까지 솔솔 불어와 정말 쾌적합니다.
야자수 place mat가 여름 해변가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부페 음식상으로 가서 음식을 골고루 담아 가져옵니다. 들국화와 옥잠화에 둘러싸여 우리는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합니다. 뚜껑을 덮은 그릴 속에서는 약불에 옥수수가 구워지고 있고... 식사가 끝나고 우리는 오랜만에 기념 사진을 찍었어요. 그리고 모든 분들이 그릇을 부엌으로 날라주시고 우리는 응접실에 들어와 소파와 의자에 앉아 목장 예배를 드립니다.
예배 후에는 디저트 시간. 오늘 새벽에 제가 구운 촉촉한 바나나 파운드케잌은 너트, 건포도, 마른 크랜베리를 듬뿍 넣었고 빵 위에는 슬라이스한 아몬드를 뿌려주었어요. 음료는 커피와 둥굴레차를 준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