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집에 돌아왔을 때 청소가 되어 있고
저녁이 차려져 있어서 다행히 난동을 부리지 않고
얌전히 앉아서 밥을 먹었습니다.
그러나, 그런데, 이럴 수가,
동방생의 오늘 식단은 무려!!!!!!!!!!!!!!!!!!!!!!!!!!!!!
자게를 휩쓴 장수식이자, 뒤카니스트들이 사랑하는 토마토 채소 볶음!
띠용~ 얼마 전 이걸 해먹는 걸 지켜본 동방생이 흉내낸 한 접시.
그래, 이제 뱃살도 좀 집어넣을 때가 되었지, 언제까지 내 종아리 거치대 노릇이나 하면서 하세월을 보낼 것이냐;;;
뒤깡 박사의 애제자로 거듭나도록!
저염식으로 슴슴하게 했다든데, 진짜 슴슴하여 니 맛인지 내 맛인지;;;;발사믹을 휘리리 뿌려 먹었습니다.
8000원 짜리인데 가격대비 훌륭한 화이트 와인을 한 잔하고 나니
알딸딸한 기분에 뭔 바람이 불었는지 생애 처음으로 쿠키를 굽기로 결심을 합니다.
오밤중에 뭔 일인가요, 차라리 설거지나 하지, 책이나 읽지, 잠이나 자지
그래, 결심했어!!!!
쿠키의 정식 명칭은
<마누카 꿀 자두 유기농 쿠키>
는 무슨....
걍 잡탕 꽈자입니다.
재료준비 마치고 오븐에 들어가기 직전 모습입니다.
정형화된 모양을 거부하는 아방가르드 리버럴 막장 바디라인입니다.ㅠㅠ
전기오븐에서 구워지는 동안 난장판이 된 부엌을 대강 치우고, 저 녀셕이 어떤 모습이 될까 기대를 해봅니다.
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습니다. 쿠키는 아무나 굽나요. 반죽은 아무나 하냐구요.
예열한 뒤 180도로 18분 정도 구웠는데, 좀 덜 구울 걸 그랬어요.
보기에도 좀 퍽퍽해 보이지요?
그래도 구운 정성을 스스로 치하하며 접시에 옮겨 담았습니다.
흐흐흐 고구미같이 생긴 정겨운???? 무서운 못난이들,
네~! 그럼 생애 첫 쿠키 도전, 심사평을 들어볼까요?
위대한 탄생, 위대한 멘토들을 모셔봅니다.
신승훈 : 하하하.... 먹을 줄만 아는 줄 알았는데,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은 높이 삽니다.
근데 앞으로는 달걀과 버터의 텍스쳐를 좀 더 깊이 음미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좀 더 부드러운 쿠키가 나올 듯. 솔직히 색깔이나 모양이 좀 놀랍지만...
수고했습니다. 흠흠( 미소~)
이은미 : 음... 처음이셨죠? 깍뚜기씨가 커피에 쿠키 찍어먹길 좋아한다는 건 익히 잘 알고 있었구요.
그런데 지금 깍뚜기씨는 재료를 섞을 때 손목을 오른쪽으로만 쉐이킹했어요.
그런 식으로 반죽하시면~~ 앞으로 베이킹 얼마 못해요. 노래로 치면 흉성과 두성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듯 재료가 혼연일체가 되는 믹스를 만드는 것, 기본에 충실하셔야지 돼요.
보기에도 뻑뻑해보이는 크랙은 가수가 비음으로 징징대는 소리와도 같아요.
방시혁 : 고생하셨습니다. 그런데 쿠키란 직접 굽는다는 것만으로 드라마가 되는 건 아니거든요.
음식을 만드는 건, 결국 그 음식을 먹고 정당한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느냐까지 고민하셔야할 문제거든요.
좀 더 정진하시길 바랍니다.
김태원 : 시작이 반입니다. 오늘 그대는 그 첫 발자욱을 뗀 것입니다.
특히 자연스런 크랙에서 울리는 진실된 비브라토!
맥주 안주로 자갈치나 포테이토 칩만 뽀솨 먹던 그대가 쿠키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미라클입니다~~~
(김윤아 멘토는 입원 중이라 불참;;; 쿨럭~)
솔직히 다 만들고 나서 우울했슴다. 망쳤구낭 ㅜㅜㅜ
아, 베이킹 잘 하시는 분들, 다시 한 번 존경합니다!!!
마지막으로 발사진 물타기용 지리산 직찍
2010년 1월 1일 지리산 산행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경치 쥑이지 않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