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먹을까,,,,,골라 먹을 수 있고 일하는 중간 바깥 바람도 쐬어가며 쉴 수 있는 시간이기에 때론 먹으러 회사 다니는 것만 같은 때도 있었지요.
그런데 이제....아이들이 자라서 학교를 다니고 점심까지 먹고 오니 늘 혼자만의 점심을 먹게 됩니다.
혼자 먹더라도 제대로 차려서 먹자는 친구의 말도 있지만 저처럼 게으른 사람은 늘 대충~ 맘에 맞는 반찬 한가지로 먹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전기밥솥의 밥을 꺼내어 국에 말아서도 먹고, 나물 반찬이라도 있으면 고추장 넣어서 비벼먹기도 하구요.
그런데 어느날 밥이 하나도 없는 겁니다.
라면도 왠지 찬 밥이 있어야 끓여먹고 싶은 저의 마음이란???
불려놓은 쌀도 있겠다 가장 간단하게 냄비밥을 해먹습니다.
번거로운 것 같아도 불만 약하게 해놓으면 그닥 옆에 서 있을 필요도 없이 밥은 잘 되는 것 같아요.
뜸들일 즈음 부가 재료만 넣으면 거의 완성입니다.
어느날은 콩나물밥

또 어느 날은?

뭘까요?? 김이 서려서 당췌....알 수가 없으시죠?

바지락밥입니다.

부추를 잘게 썰어서 넣고 양념장만 곁들이면 끝~~
맛있어 보이게 좀 더 가까이~


보통은 냄비채 먹는데 특별히 사진 찍어야 하니까~
토요일에 봉다리(?) 선물을 잔뜩 받았습니다.

뭐가 들었는지 살짝 열어보면,

반찬통이 아들네로 딸네로 모두 가출했는지 이 날은 완전 비닐모드입니다.
어제가 제 생일이었거든요.
친정이 지척(15분 거리)인데도 들러서 먹고 가라고 해도 될 법한데 저희 친정엄니는 늘 이렇게 좋아하는 음식
서너가지를 만들어서 아버지께 배달을 시킵니다.
지난 3월 남편의 생일때도 그랬는데 이번엔 제 차례인거죠.
우선 딸이 생선을 좋아하니,



얘도 생선??
그리고 손자들이 좋아하는

모두 그릇에 옮겨담아서 한 컷

저희 아이들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를 아주 좋아합니다.
5년전까지만 해도 제가 직장맘이라 아이들이 태어나서부터 그때까지 쭈~욱 길러주셨거든요.
식습관부터 일상적인 작은 일들까지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소박한 생활속에서 잘 자라주었습니다.
지금도 엄마, 아빠보다 더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르다 보니 주말이면 꼭 외갓집에 가서 자곤 합니다.
아이들편에 다시 보내주신

찰밥, 제가 찰밥을 아주 좋아하거든요.
아침에 한거라 잠깐 한 김 나가게 뚜껑 열어놓으라고 했는데 점심때까지 열어놨더니 그만 겉이 말라버렸어요.
하지만 뚜껑덮어 렌지에 돌려먹으면 여전히 맛납니다.

색깔이 흐리게 나왔지만 지난 가을 산에서 직접 주우신 도토리로 직접 만든 묵.
(산짐승을 위해 줍지 말아야 하는데.....죄송~)
그래도 생일인데 케잌이라도(이건 완전 아이들 취향인 아이스크림케잌)

그리고 마지막 발목없는 미녀

저희 부부는 기념일이라고 해서 특별히 선물을 주고 받지는 않는데 어제 식사후에 식당옆의 아울렛에 들렀다가
남편이 사준 구두입니다. 작은 선물이지만 오랜만에 남편이 사준 구두를 갖게 되어 저도 기뻐했고 남편도 함께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어요.
문득 가족이 있어서, 부모님이 계셔서 내가 이런 호사를 누리는구나 생각하니 참 행복한 생일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시 하나 올려봅니다.
<의자> ---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