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H씨 들어오며 말한다.
“못 들었어. 저녁은 제가 준비합지요. 뭐 먹을래요?”
“다시마 물 내 놓은 거 있는데, 미역국. 요즘 해조류 많이 먹는다는데…….^.^”
“시금치 있던데 시금치 국 먹읍시다. 벌써 2주나 된 거잖아. 괜히 버리지 말고.”
“그럴까. 내가 끓일게.”
옷 갈아입고 나온 H씨 국 끓일 준비하고 나는 밥 앉히고 냉장고 탐색에 들어갔다.
시어머니 냉장고 뒤지듯 이것저것 꺼내 놓으며 한마디 했다.
“밥 안 해먹었어요? 반찬이 그대로네.”
“가져가라니까. 혼자 다 먹을 수 있나.”
“꼭 남겨도 이렇게, 요만큼(한번 먹을 만큼)만 남긴다니까. 아무튼 입 짧아.”
“내가 뭐!”
부추랑 미나리 무치자는 H씨 말에 “봄동있던데 그거나 먹읍시다. 초고추장에”라고 대답하니
H씨 봄동 꺼내 씻었다.


시금치국, 봄동 무침에 먹다 남은 시래기들깨볶음이 다인 저녁상.
요즘세상 보기 드문 조촐한 상이다. 부부 함께 부엌에서 부산떤 것에 비하면 더욱.
아무튼 애써 저녁 차려 놓고 정작 나는 냉장고 음식 치운다고 남은 음식 양푼에 몽땅 몰아넣고
더운 밥 두어 술에 쓱쓱 비벼 먹었다. 음식 남기는 꼴을 못 보는 것도 병인가보다. 쩝~

시간 참 빠르다. 벌써 한주일이 갔다.
내일, 금요일은 귀가일이라 K도 집에 오는데,
한 달 만에 집에 오는 녀석에게 뭘 해줘야 좋아할까?
어제 급식으로‘삼겹살이 나와 기분이 너무 좋았다’는 단순한 녀석에게 뭘 해주나…….
토, 일요일은 도서관 간다고 하던데 도시락을 싸줘야 하나 마나.
뭘 싸줘야 할지…….


* 웨지 감자에 샐러드 싸주면 좋아라 할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