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받을 까 봐, 겉치레로 재밌다고 해줬더니 끝도 모르고 또 올려요.
직접 면전에 대고 ' 이제 그만 울궈먹어, 이 눈치 없는 여편네야'라고 해 줘야 알 것 같아요.
연애할 땐 남편 차에선 향기가 나요.
결혼하고 나니, 마흔 넘은 골초 아저씨의 제대로 숙성 된 담배냄새가 차에서 나요.
내가 속았어요. 깔끔한 줄 알았는데 뻥이었나봐요.
리콜을 외쳐요.
될리 없어요.
환불도 안된대요.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싶지만, 전부 내 복이라고 생각해요.
비타민 씨가 많고 식이섬유가 넘쳐서, 하루에 한알씩 먹으면
피부가 개미궁둥짝마냥 매끈해지고 응가가 100년묵은 구렁이처럼 쑤욱 기어나온다는
그 단감이에요.
가운데 허연부분은 잘라내고 먹어요. 그것까지 다 먹으면
3일전에 먹은 짜장면도 배설 해 내지 못하고, 뱃속 어딘가에서 돌처럼 굳어
며칠 후면 화장실에서 피를 본다는 전설의 변비에 걸릴지도 몰라요.
분이 폴폴 나게 감자를 쪄내요.
나도 예전엔 분이 풀풀 나는 뽀송뽀송 울트라 아기피부였는데
저놈의 영감탱이 만나고, 가물어 메마른 척박한 피부가 되었어요.
케이크를 선물 할 일이 있으면, 짜투리 케이크로 늘 이렇게 해 먹어요.
정신없이 퍼먹으면 안돼요. 그릇까지 뜯어먹을 식성이니까요.
피곤해서 빌빌대는 남정네에겐, 직접 담근 오미자 액기스를 물에 타줘요.
먹으면 피로가 풀리고 다시 기운이 펄펄 날거라고 그랬는데
저 남정네는 30초 넘게 눈을 뜨지 못해요. 셔 죽겠대요.
친구 생일파티를 하면서 술을 마셔요.
한잔을 마셔요.
두잔을 마셔요.
2차를 가요.
3차를 가요.
...4차..를...
눈 떠 보니 집이에요.
4족보행을 했는지 온 몸은 욱신거리고
하루종일 변기와 속 깊은 대화를 나눠요.
내가 다시 술을 마시면 개다, 몇번을 후회해요. 하지만 이미 늦었어요.
그래서 개가 되었을거면, 벌써 우리집엔 개가 수십마리 넘게 있을테니까요.
세상은 살만한 곳이 아니에요. 나는 죽겠으니까요.
한 입 먹으면, 발효된 위장에 단비가 되고
지쳐 쓰러질지경의 간에게 한줄기 빛이 된다는 짬뽕을 시켜요.
"어흐~ 어흐~" 50넘은 아저씨의 한맺힌 소리가 절로 나와요. 살 것 같아요.
아직 세상을 살 만한 곳 임이 틀림 없어요.
하룻동안 오줌에서도 술냄새가 나는 마누라를 잘 돌봐준 신랑에게
"리콜은 없던 걸로 해 줄께" 밥상을 차려줘요.
신랑이 좋아하는 고추튀각이예요.
...고추를 찹쌀가루 묻혀 찌고 말리고 튀기고....
이런 우라질 브라질 쌈바댄스 나초 브리또 호랑말코같은!
꼭 손 많이 가는 걸 좋아해요. 리콜의 욕구가 다시 스멀스멀 기어올라요.
연어도 노릇노릇 구워요.
밥상을 차려서 오붓하게 밥을 먹어요. 남편이 한마디 해요.
'이제 술 좀 조금만 먹어, 알았지?" 알긴 개뿔 알아요. 됐어요. 숙취따위 잊은지 오래예요.
하지만, 겉으론 천사같이 웃으며 '네~오빠"해줘요. 이게 가정의 평화를 위해 와따예요.
발랑까진 그 날이 와요.
설날이랑 왜 그렇게 붙어 있는지, 짜증이 확 나요.
결혼한지 1년도 안됐는데, 못하겠다고 갑자기 맘 바꾸면
분명 저남자도 리콜의 욕구가 솟아오를지도 몰라요.
한 입 먹으면 "호로로로로로로~" 녹아버린다는 생쪼꼬도 만들어요.
만들어서 시댁에도 가져다 드려요.
나는 이쁨받는 며느리가 되고싶으니까요.
슬슬 시부모님을 내 편으로 꼬셔오기 작전을 시작해요.
친척동생(고모아들)이 고딩 졸업을 한대요. 이시키가 언제 이렇게 컸는지 몰라요.
기저귀 갈아가며 업어 재운게 엊 그제 같은데, 괜히 맘이 짠해져요.
컵케이크를 만들어 가요.
"선물이나 용돈은 없삼?"
역시 고딩이예요. 고모가 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어퍼컷을 날려요.
이런 수박 씨!!!!발라먹는 십!!장생의 십!!센치짜리 신!!발장 옆에 핀 개!!나리 같은놈아!!!!!!!!!!!!!
한번만 봐달래요. 목숨만은 살려 달래요. 앞으로 착하게 살겠대요.
짜식, 꼭 매를 벌어요.
추억의 빠다밥이에요.
뜨거운 밥에 빠다를 얹고 간장을 부으면 끝나는데
미치도록 고소하고 맛있어 죽겠어요.
먹고있으면, 신랑이 입모양을"으~~"라면서 인상쓰고 쳐다봐요.
니가 베란다에서 담배먹을때도 내가 그 기분이에요, 이시키야!
감기걸려 골골하길래 수정과를 끓여줘요.
리콜을 하고 싶을 지언정, 내가 키우는 내 겁나 큰 아들이니까요.
마블링이 투플러스 한우 꽃등심 뺨을 3박4일 때린다는 마블파운드케이크를 구워요.
평소엔 아까워서 손을 발발 떠는 바닐라빈을 듬뿍 긁어넣고 바닐라 파운드도 구워요.
이제 이 여자, 타래과 대량생산에 들어가요.
전생에 일을 하지 못해 죽은 귀신이 들렸나봐요.
지 일복을 지가 만들고는 맨날 힘들어 죽겠대요.
친정 동생은 "넌 변태가 틀림없어"라고 해요. 저것이 변태한테 맞아봐야 고운 말이 나오려나봐요.
이 케이크와 과자들은, 올 해 아흔 셋이 되셨지만
아침에 신문을 보시고, 갈비찜도 맛나게 드시는 시 할머니께 드릴 선물이예요.
명절은 큰댁에 가서 지내요. 전날 가서 음식 장만 하고, 다음날 새벽에 가서 차례를 지내요.
하지만,큰댁은 음식장만을 거의 하지 않아요. 김정일 키 보다도 더 간소해요. 남들은 부러워 죽겠대요.
명절전날, 큰댁에서 준비 하고 집에 왔는데 그래도 명절엔 기름내가 나야 기분이 난다며 전을 종류별로 다 부쳐요.
혼자서 전 여섯가지를 가스렌지 화구 총 동원해서 부치다가 앞치마에 불이 붙어서 벽을 태울 뻔 해요.
남편은 마누라 죽는 줄 알았대요.
사람을 잡을 뻔 해서 그런지, 전은 무섭게 맛이 있어요.
콜라비로 무침을 해요.
큰댁에서 먹지 않은 떡국을 집에 와서 먹어요.
남편 입맛이 까다로워 밖에선 국물요리와 김치를 입에도 안대요.
좋은건지, 나쁜건지 알 수 가 없어요.
사과를 깎는데, 사과 한 박스가 다 요래요.
맛있어 죽겠어요. 맛있는 사과를 가져 온 남편의 리콜을 다시 고려해 봐야겠다고 다짐을 해요.
지난 추석에 속은 복분자를 또 선물 받아요.
이번에는 별처럼 반짝이는 효과가 있을꺼란 얄팍한 기대가 생겨요.
매운갈비에 굴까지, 술 상을 제대로 봐요.
끈끈한 눈빛으로 서로 "사랑해"도 날려요. 그리곤 부어라 마셔라~ 신나게 먹어요.
왠지 뭔가가 있을 것 도 같아요. 복분자에 대한 사랑도 샘솟아요.
후식으로 상큼한 딸기와 달콤한 생크림까지 먹어요.
그리고 아내는 설거지를 열심히 해요. 호랑이 한마리 만들어보자는 의욕을 불태워요.
다 죽었어요. 백호랑이 대열에 나도 참여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런 제길 공길 신길 강남길 최명길!!!!!!!!!!!!!!!!!!!!!!!!!!!!!!!!!!!!!!!!!!!!!!!!!!!!!!!!!!!!!!!!
술취해서 저러고 잠이들어버렸어요.
안되겠어요. 망치를 찾아요. 변기를 부셔야 할 것 같아요.
이래서 복분잔가봐요. 망치로 부셔도 부순 건 마찬가지니까요.
늘, 아침엔 라떼를 한 잔 마셔요.
조미료와의 전쟁도 선포해요.
때맞춰 국물 내고 준비하고 조금 귀찮지만 이게 다 모두 잘 살자고 하는 일 이예요.
배꼽 깊숙히서 올라오는 짜증을 있는대로 내면서 채소를 다져요.
다지고 빻는건 이상하게 짜증이 막 나요. 나만 그런건지 다 그런건지 모르겠어요.
"이런 십센치 개나리!!!!!!!!또 가스요금 전기요금을 올리면 다 뒈지라는겨!!!!!!!!!!!!!!!!!!!!!!!!!!"
소리를 지르며 다져요. 그시키들 주둥이도 좀 가져다 다져주고 싶어요.
아니예요. 드러울 것 같아요. 왠지 집에 똥물이 튈 것 같아 포기해요.
누구누구 신랑 궁둥이 같다는 만두를 만들어요.
본 적은 없지만, 알 것도 같아요.
며칠 감기로 몸이 안좋은 부부는 닭국물을 푹 고아내 만둣국을 끓여요.
남자들은 밖에서 신선한 채소 먹을 일이 드물어요.
그래서 채소 듬뿍 넣어 월남쌈도 말아요.
나 좀 힘들고 귀찮아도 좋으니,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남편이 늦는대요. 혼자 비빔밥을 해 먹어요. 남편이 보면 놀랄만큼 입을 벌려 밥을 퍼 넣어요.
아직도 아내가 "나는 입이 쪼꼬매서~ 딸기도 한입에 못먹어요"하던 연애시절의 그녀가 맞다고 착각하나봐요.
너도 속았어요. 하지만 환불은 안돼요. 리콜도 안되니 니 복이려니 하세요.
내일이면 응가보다 까매지고, 집을 수 도 없이 흐물해질 바나나를 구원해서 케이크를 만들어요.
촉촉하고 부드럽고 맛있어 죽겠어요.
역시, 봄이 오기 전에 이런 걸 먹어줘야 기운도 나고 한 해를 튼튼히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수입산은 취급도 안하는, 고딩때 개념원리를 제대로 풀었을 것 같은 총각이 하는 정육점에서
좋은 한우사골을 사요.
우리땅의 좋은 기운을 받고 자란 소가 주는 건강한 기운을 푹~고아 낼 예정이예요.
이제 곧 봄이와요.
동계올림픽의 기쁜소식 틈에서 또다시 가스,전기요금을 올린다는 더러운 뉴스를 봤어요.
뜨신 밥 먹고 쉰 소리 하는 시키들이 있다는 게 참 믿기지 않아요.
그래도, 일단은 우리나라 선수들 화이팅이예요!
선수들 덕분에, 요새 웃고 사는 것 같으니까요.
*모든 레시피는 http://blog.naver.com/prettysun007 블로그에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