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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김연아의 금메달을 축하하며 <밥도둑 명란젓>

| 조회수 : 11,526 | 추천수 : 118
작성일 : 2010-02-26 22:32:35


뉴욕 Flushing의 한국장도 시식코너가 곳곳에 있어서 장보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제가 쇼핑 목록을 보며 카트에 필요한 물건을 담고 있을 때면
남편과 딸아인 팀이 되어 한국장을 누비면서 시식코너를 하나씩 즐기지요.
남편의 시식코너 즐기기는 역사가 깊습니다. 신혼 때는 저와 함께, 큰아이가
생겼을 때는 baby 아들을 카트에 싣고 우리가 늘 장보던 대치동 그랜드백화점의
지하층에 있던 수퍼에서 순대를 시식하곤 했지요. 마침, 순대를 썰어 팔던
아주머니가 인심이 후해서 아들과 남편은 여러 차례나 순대를 먹곤 했습니다.



남편이 큰 미소를 띄고 제게 다가와 귓속말로 "저쪽에서 명란젓 시식을 하는데
굉장히 맛있어~" 라고 합니다. 사달라는 얘기지요. ㅎㅎ
식도락인 남편은 먹고싶은 게 너무너무 많아서 남편에게 저는
종종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당신, 임산부유?"



어젯밤 늦은 시간에 Vancouver 동계올림픽의 하이라이트인 여자 피겨 스케이팅
대회가 열렸습니다. 드디어 김연아 선수의 차례. 온 가족이 손에 땀을 쥐며
NBC 중계를 보았습니다. 언론에서 최고의 찬사를 받을 만큼 잘하고 있지만
한 번이라도 실수를 하면 안되니까 조마조마 했어요.
여느 때는 차분하게 중계를 하던 NBC 아나운서와 해설자도 무척 흥분을 하더군요.
김연아의 performance가 끝나자마자 해설자는 김연아가 금메달을 땄다고
흥분된 목소리를 높였답니다. 아직 마오 아사다의 공연이 남았는데도 말입니다.



제가 어릴 때 쏘련과 동구권 또는 미국의 스타들이 은반을 누비며 아름다운 피겨스케이팅을
뽐내던 기억이 overlap됩니다. 동양에서는 부자나라 일본이나 겨우 명함을 내밀었었는데.
세월이 흘러, 아, 드디어 한국 선수 김연아가 해냈구나.
이 번 동계올림픽에선 국력이 강해진 한국이 여러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냅니다.
금메달이 결정되고 시상대에 올라선 김연아 선수. 참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녀의 영어 이름 김유나 (Kim Yu-na)하고 불려지고 애국가가 울려퍼지며
김연아 선수가 눈가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등으로 훔칠 때...
대한민국 국민뿐만아니라 재외동포 모두가 감격하는 시간이었을 겁니다.



오늘 아침, 미국 신문마다 김연아의 우승 소식을 전합니다.
한국을 축하하고, 역사이래 인류가 이렇게 우수한 선수를 가졌다는 것을 축하합니다.



김연아의 우승을 축하하며 앞으로도 그녀의 성공이 계속되길 바라고
한국에서 제2, 제3의 김연아의 탄생을 바라면서...밥도둑 명란젓을 먹었습니다.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유난히 더 맛있군요. 그래서 밥 두 공기를 뚝딱 했습니다.
명란젓이 Made in Korea입니다. 시식코너에서 맛보고 맛있어서 샀는데
무척 신선하고 가격도 크게 세일을 해서 오랜만에 명란젓을 잘 먹었습니다.
밥도둑 명란젓 무침은 깨소금, 파, 참기름을 섞어 만들었어요.



지난 한 주 동안은 날이 화창하고 기온이 따뜻해서 집 앞에 만들어 놓았던
눈사람이 잘 녹고 있었습니다. 딸과 저의 눈사람은 머리가 뚝 떨어지고
덩치가 컸던 남편 눈사람도 머리가 떨어지기 일보직전입니다.



그랬는데 어젠 다시 폭설경보가 발령되어 비와 진눈깨비가 뒤섞여 내리더니
밤이 되자 기온이 떨어지면서 하늘이 열린 것같이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집니다.
내심 no school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맞았습니다.  
금요일인 오늘, 우리 타운의 모든 학교는 휴교를 했습니다.
딸아인 오랫만에 늦잠을 잡니다.

에스더 (estheryoo)

안녕하세요? 뉴욕에 사는 에스더입니다. https://blog.naver.com/estheryoo5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귀여운엘비스
    '10.2.26 10:56 PM

    아..........................
    감동이예요@.@

    이렇게 각지에서 우리 연아양 소식들으니
    너무나 좋아요!!!!!!!!!!!


    게다가
    명란젓까지 감동!!!!!!!!!

  • 2. dudu
    '10.2.26 10:59 PM

    에스더님 요리와 사진 늘 즐겨봅니다..
    제가 4월에 커네티컷으로 가게되었는데,,
    플러싱으로 장을 보러간다고 그러시더군요..현지분께서.
    제가 요즘 이사짐꾸리는데,,
    마트마다 돌아다니며 기본양념,마른식품,,면종류..등등 끌어모으고 있는데,,
    한인마트에 다 있다고 사지말라는 분도 계시더라구요.
    그런데,,가격이; 한국하고 비교하면 어때요?
    이사짐 보내는게 몇달 먹을것 같이 사서 넣어 갈려고 하는데,
    그러지말까요??

  • 3. 도현엄마
    '10.2.26 11:07 PM

    9시뉴스보다 더더욱 생생하게 느껴 지네요.
    맛있는 음식 뿌듯한 소식 ~~ 감사합니다.
    난 아무것도 한것이 없는데 연아양보면서 어찌나 우쭐하던지요~~

  • 4. 깜찌기펭
    '10.2.26 11:27 PM

    명란젓.. 너무 좋아하는 반찬인데, 잠시 잊고있었네요... ^^
    덕분에, 명란젓생각이 동~동동~~~~~!!!

    내일 장보러가는데, 명란젓 한통 사와야겠어요.
    조물조물 양념해, 갓 지은 밥이랑 먹고~
    송송~ 썰어 명란젓찌개도 끓여먹구.. ㅎ

  • 5. momo
    '10.2.26 11:43 PM

    동부의 날씨가 엘니뇨의 영향으로 올 겨울에는 눈도 많이 오고 바람도 많이 분다네요.
    언제나 봄이 오려는지요,,,ㅎㅎ

    매번 올려주시는 맛있어 보이는 음식과 함께하는 이야기, 잘 읽고 있습니다. ^^

  • 6. 에스더
    '10.2.27 12:20 AM

    귀여운엘비스님 // 그렇죠? 감동의 도가니였습니다. 연아양이 열심히 연습해서 세계 최고의 피겨스케이터가 된 것이 대한민국의 큰 자랑이네요. 동계올림픽 종목중에 여자피겨스케이팅을 가장 좋아하는 미국에서는 연아양때문에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훨씬 달라질거라고 생각되는군요.

    dudu님 // 아니예요, 상하는 식품이 아니라면 사서 보내세요. 물론 한국마켓에 물건이 다 있지만 한국보다는 50% 정도 더 비싸고 건어물의 경우는 최고급의 물건은 없답니다. 그리고 처음 오셔서 한국장 다니는 일도 낯설고 가격도 달라로 내니까 자꾸 환율을 계산하게 돼서 훨씬 더 부담스럽게 느껴지거든요. 가져오시거나 부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가져오세요. 제가 20년 전에 미국에 올 때 먼저 미국에 가 있던 남편이 한 말은 연탄집게만 빼곤 다 필요하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 말이 꼭 맞더라구요.

    도현엄마님 //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을 거예요. 어제 NBC 중계와 오늘 매체들의 소식을 보면 연아 선수 하나가 모든 동계올림픽 경기를 다 압도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정말 자랑스러웠어요.

    깜찌기펭님 // 아, 그러셨군요. ^^ 어떻게 요리하든지 너무 맛있는 명란젓입니다. 저도 명란젓 찌개 끓여 먹어야 겠어요.

    momo님 // 맞아요, 폭설이 오는데 강풍까지 불어서 더 힘든 날씨입니다. 그래도 봄은 오고 있겠죠? 좋은 말씀 감사해요.

  • 7. 상큼마미
    '10.2.27 12:43 AM

    부자 아이들 밥값까지 나라에서 내 준다고 지라 ㄹ 하면서
    부자들 세금 않걷는건 왜 심각하게 비판하는 보수들이 없는지 원...
    애들 밥값이야 얼마 되지도 않는 돈이지만
    부자 감세로 줄어든 재정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던데...

  • 8. 신비^^
    '10.2.27 3:36 PM

    저,,에스더님 팬인데요,,,어쩜 말씀도 이리 맛깔스럽게 잘 하시는지,,

    글을 읽고나면,,,언제나 마음이 훈훈해 져요~~ 앞으로도 맛난거 많이 많이 올려주세요~~

    건강하고,,행복하시길,,,

  • 9. 꿀짱구
    '10.2.28 7:44 AM

    아~~~ 사진보면서 침 꼴딱 꼴딱 삼키고 있어요 *_*

  • 10. 에스더
    '10.3.1 12:33 PM

    상큼마미님 // 네, 김연아 선수 경기는 미국에서도 동포들 뿐만이 아니라 미국사람들까지 다들 지켜본 대단한 경기였어요. 여자피겨는 동계올림픽의 하이라이트이니까요.

    신비^^님 // 과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네, 맛있는 요리 열심히 올리도록 할게요.

  • 11. 미스유
    '10.3.1 9:27 PM

    저두 에스더님 팬이예요 ^^ 저두 영국에서 새벽에 연아경기 봤는데요...제가 금메달딴것처럼 어찌나 기쁘던지요~ ^^ 너무 예쁜 사진 잘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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