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비지찌개를 끓여봤습니다.
메주콩 얻어 둔 게 있고 맛나게 익어 있는 작년 김장김치가 있으니 실한 돼지고기만 있으면 뚝딱 완성되는 찌개지요.
먼저 전날 마음을 정하고 콩을 미리 물에 담궜습니다.
보통 비지찌개는 두부를 만들기 위해 콩물을 걸러내고 남은 비지로 끓이는데 콩물을 걸러내지 않고 사용하면 훨씬 고소한 비지찌개를 만들 수 있죠.
콩을 적어도 5-6시간은 담가야 합니다. 콩 껍질은 전부 벗기지 않아도 되고요.
전 처음 할 때 껍질을 전부 벗겨야 하는 줄 알고 일일히 벗겼는데(그냥 씻어서는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아요)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때는 콩국수를 하겠다고 콩 불려서 한알한알 껍질 벗기고 곱디고운 채에 콩물 내리고.. 중노동이었죠.=_=
지금 하라고 하면 푹 불려서 대충 씻고 팍팍 갈아 성긴 채에 걸러낼텐데요.ㅎㅎ
이렇게 걸러낸 비지로 찌개를 끓여도 맛있지만 비지전을 부쳐도 고소하고 맛납니다.
콩비지찌개를 맛있게 끓이기 위해서 잘 익은 김장김치, 비계가 적당히 섞인 두툼한 돼지고기도 필요하죠.
제가 찌개 끓일 때 꼭 거치는 과정이 물을 붓기 전 재료를 볶는 건데요 이렇게 하면 재료 맛이 더 우러나는 듯 싶습니다.
적당히 자른 김치와 비계가 있는 숭덩숭덩 썰은 돼지고기를 참기름 한 술 넣고 달달 볶아주고요.


잘 불린 콩을 믹서에 갈았습니다.
이 믹서는 저와 10년 세월을 보내고 있는 녀석인데 당시 구입가 3만원도 채 안되는 거지만 요모조모 잘 써먹고 있습니다.
번듯한 믹서나 푸드프로세서가 탐나지만 아직 잘 돌아가는 걸 버릴 순 없어 계속 사용 중이에요.
용량이 작아 두 번에 나눠 갈았습니다.


잘 갈린 콩물을 김치+돼지고기에 붓고 폭폭 끓입니다.
콩물이 용암처럼 부글부글 끓지요.
물을 추가해주고 콩이 푹 익을 정도로 끓이다가 청양고추, 대파를 넣습니다.
어제는 새우젓간을 해봤는데 꽤 괜찮더라구요.

콩비지찌개가 완성됐습니다.
고소하고 얼큰해서 뜨거운 밥에 슥슥 비벼먹음 참 맛있죠.^^

날씨가 갑자기 많이 추워졌습니다.
맛난 거 많이 해드시고 건강한 겨울을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