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애 어린이집 마치고, 데리고 집으로 오는 길에 홍합을 1kg 사왔어요.
추우니까 뭔가 따끈한 게 생각나는데, 홍합이 제일 만만하길래요.
1kg에 2천원.. 진짜 싸다, 하면서, 또 한편, 저걸 언제 손질하나 걱정하면서요.
가져와서 수세미로 벅벅 밀어서 깨끗하게 손질해서 들통 꺼내서 끓였지요.
대파 한뿌리하고 통후추 몇알, 마늘 한통 저며 넣었어요.
홍합은 한냄비 끓여 놓으면 마음이 참 푸근해요.
저걸로 오늘 저녁 먹고, 며칠 뒤에는 짬뽕 끓여먹을 계산을 했어요.
그런데, 홍합탕 끓이다가, 문득, 홍합 칼국수 해먹으면 맛있겠다 생각이 들어서, 얼른 제빵기한테 반죽을 시켰지요.
제가 제빵기를 2-3년 전에 샀어요.
그때, 제일 싼 거 찾아서 5만원대였는데, 덤으로 무선전기주전자도 끼워줬어요.
저는 오로지 반죽만 할거라서, 굽는 기능, 쨈 기능, 기타 등등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고 제일 싼 걸로 샀거든요.
지금은 좀 더 용량이 큰 게 약간, 아주 약간 탐나지만.. 그래도 완소 아이템이에요.
밀가루 봉지에 4-5인분이라면서 밀가루 500g, 물 250ml 라고 써 있길래 저는 절반만 하고 소금이랑 기름 약간 넣었어요.
반죽 해서 한 30분 따뜻한 데 놔두면 반죽이 노골노골해져서 밀기 더 좋은데, 시간이 없어서 10분쯤 뒀다가 밀었어요.
오늘따라 반죽이 딱 적당하게 돼서, 밀기도 좋고, 썰기도 좋고, 다 좋았어요.
썰어서 훌훌 펼쳐 놓고요..
그리고 홍합 국물에다가 감자, 호박, 당근 넣고 칼국수도 넣고 끓여서
애들 먹을 것 미리 덜고, 어른들은 대파랑 청양고추 조금 넣어서 마무리했어요.
이건 뭐, 계량할 것도 없고. 그냥 다들 하시는대로요.
그릇에 칼국수 담고, 그 위에 홍합 좀 얹어서 냈지요.
사진 찍으려고, 홍합을 가득 담지 않았어요.
저도 이제 음식해 놓고 사진 찍는 데 점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V
오늘의 가장 어려운 점은, 언제나 참견하는 4살짜리 아들이,
칼국수 훌훌 펼쳐 놓는 작업에 관심을 보이더니
제가 다른 일 하는 사이에 칼국수들을 뭉치고 누르고 다시 펼쳐보고, 반죽놀이를 하더군요.
다시 잘 풀어 넣어보려고 했지만... 지못미..
홍합 700원어치 정도, 오늘 먹었나봐요.
아직도 1,300원어치나 남아있어서 부자된 기분..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