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만든 피자를 가져가려고 계획을 세웠어요. 그래서 우선 반죽을 만들구요:

점심 때가 되어 뭘 먹을까 생각하다가 위의 피자 반죽을 아주 조금 떼내어 시카고 스타일 피자를 모방한 저만의 독특한 표고버섯 피자를 만들어 먹었어요:

설거지 안하려고 이렇게 그냥 파치먼트지 위에 놓고 잘라서 먹어요.
이제 본격적으로 파티에 가져갈 피자를 만들 차례에요. 식성을 고려하여 두 개를 만들 계획을 세웠어요. 하나는 베져테리언, 그리고 다른 하나는 바바리언.
바바리언 피자에 넣을 고기를 위해 학교 오가는 길에 눈을 씻고 길가를 살펴봐도 차에 치여 죽은 다람쥐나 토끼가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훈제 베이컨을 사용하기로 했어요. 파인애플을 올려 단 맛을 곁들였구요:

베져테리언 피자의 주 재료로는 파파야를 쓰기로 결정했어요. 그리고 바바리언 피자에 넣고 남은 파인애플 반 개도 함께 올렸구요:

위에 보이는 검은 알갱이들은 파파야 씨들이에요.
완성된 두 개의 피자를 상자에 곱게 담아 가져갔어요. 사람들이 좋아했어요. "Very good", "Excellent" 하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내심 "Out of this world!" 같은 칭찬을 바랬던 터라 좀 아쉬웠어요.
아무래도 "바바리언 피자"라고 소개하지 말았어야 했나 봐요. 맛으로 치자면 베져테리언 피자보다는 바바리언 피자가 더 나았을텐데, 베져테리언 피자가 더 인기가 좋았어요:

제가 나올 무렵에 보니 베져테리언 피자는 한 쪽도 남아 있지 않았는데, 바바리언 피자는 여전히 4분의 1 가량이 남아 있었어요.
학과장 마누라 왈: (남은 피자를 가리키며) "너 이거 가져 갈래?"
저 왈: "아니, 난 베이컨 안먹어."
학과장 마누라의 얼굴에 기쁨이 영점일초 가량 살짝 스쳐갔어요.
避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