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다른 방법으로 했을 때는 맛이 그냥 그래서, 저는 단호박을 잘 안샀거든요.
한개 사도 다 못먹고 버려지는 부분이 있어서요.
그런데 이 방법은 정말 맛있어요.
일단, 집에 안먹고 있는 단호박이 있다면, 꼭 해보세요.
박주희 선생님의 <이탈리아 가정요리> 책에 나온 레시피에요.
재료는
단호박 520g, 양파 30g, 버터 20g, 소금 1작은술, 물 한컵(=200ml), 우유 한컵 반(=300ml), 생크림 반컵(=100ml)
단호박을 적당히 잘라서 속을 긁어내고 겉껍질도 칼로 깎아냅니다.
얇팍하게 썰어주세요. 책에는 2mm 두께라고 써있어요.
양파는 잘게, 다지듯이 썰고요.
큰 단호박 한개 사서 절반 썰어보니 480g 정도 됐어요.
520g 맞춰서 잘라내고 남은 단호박 양 한번 보세요. 저울 없이 하시려면 가늠하셔야하니까요...
작은 단호박 (미니 단호박은 아닌..) 으로 하면 한개 다 들어가고요,
오늘 쓴 건 3천원짜리였는데, 큼직했어요.
냄비에 버터 녹이고 양파를 먼저 볶다가 단호박을 넣고 같이 볶습니다.
단호박이 어느 정도 볶아지면 물 한컵을 조금씩 나눠 넣으면서 20분 동안 찌듯이 익혀줍니다.
뚜껑 덮고요.
이 부분이 중요해요.
단호박이 익는데는 10여분이면 충분한데, 시간을 오랫동안 익히는 게 맛의 비결인 듯해요.
물 한컵을 대여섯번에 나눠 넣어주세요.
저는 세번에 나눠 넣었더니, 물이 부족해서 20분을 채울 수가 없어서 결국 물이 더 들어갔어요.
20분 익힌 후의 모습입니다.
블렌더에 갈지 않은 상태인데, 충분히 곤죽이 됐어요.
이 상태에서 핸드블렌더가 있으면 우유랑 생크림 다 같이 넣고 냄비 안에서 핸드블렌더로 갈아도 되고요,
블렌더만 있다면 우유 한컵과 익힌 단호박을 블렌더에 갈아서 다시 냄비로 옮겨요.
그리고 우유 반컵 + 생크림 반컵을 더 넣고 3분 정도 더 끓여줍니다.
저는 핸드블렌더 애용합니다. 설거지 더 나오는 거 정말 싫어해요.
부드럽고 고소하고 달콤한.. 맛있는 단호박스프에요.
아파트 알뜰장이 열리면, 입 짧기로 온 동네에 유명한 4살짜리 큰애가 종종 치킨을 사달라고 해요.
장에서 튀겨 파는 순살치킨인데,
입 짧은 애라, 제가 사달라는 건 대부분 사주지만, 치킨은 굉장히 찜찜해서 종종 거부합니다.
오늘이 거부한 날이었네요.
제가 체력이 괜찮길래, 닭안심 작게 잘라서 튀겨줬어요.
튀기는 김에 새우도 같이..
코스트코에서 새우를 매번 사는데, 이번엔 뭘 잘못 봤는지..
항상 꼬리 뗀 것 사는데, 요리하려고 열어보니 꼬리 붙은 평소보다 큰 사이즈를 집어왔더라구요.
썰어서 요리하는데는 불편했는데, 이건 튀김하면 되겠다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새우 꼬리에 붙은 삼각형 부분 잘라주고, 칼로 꼬리를 긁어서 지저분한 것 제거했어요.
새우 배 쪽에 칼로 칼집 내서 도마에 쫙 펴서 좀 세워놔뒀습니다.
튀길 때 구부러지지 말라고요.
그랬는데도, 절반은 구부러졌어요.
전 요즘엔 튀김가루, 부침가루를 안써요.
그냥 밀가루 + 녹말가루 + 소금 후추 적당히 섞어도 먹을만하더라구요.
그리고 튀김가루, 부침가루까지 사서 쓰자니, 수납이 너무 복잡해서요..
저희집 부엌, 대략난감이거든요. 이미 충분히 포화상태..
새우랑 닭 안심을 소금 후추로 밑간 했다가,
(밀가루+녹말가루+소금+후추) 뭍혀두고,
남은 가루에다가 물이랑 계란 흰자 같이 섞어서 새우는 이대로 튀겼고요.
닭고기는 여기에 빵가루 더 뭍혀서 튀겼어요.
튀김옷 입힐 때, 보통 밀가루-달걀물-빵가루 순으로 하는데
이렇게 하면 튀김옷이 좀 묵직한 느낌이어서요.
그게 싫을 때는,
튀김가루 1컵 + 계란흰자 1개 분량 + 물 1컵 섞어서 (전 튀김가루 안쓰니까 밀가루+기타등등 해서)
튀김옷 입히면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이에요.
양은 튀김 양에 따라 줄이세요.
저는 오늘 새우 12개랑, 닭안심 8개 분량이었는데, 튀김가루 반컵 정도의 양이 들어갔어요.
새우튀김은 여기에다 빵가루까지 더하면, 보기 좋고 식감도 좋고 크기도 커지는데.. 많이 짜게 느껴져서 빵가루를 안입히고요.
지난주, 어느날, 찐빵이 급 당겨서 후다닥 쪄낸 찐빵과,
찐빵 찌면서 역시 후다닥 구운 상투과자에요. 절반은 녹차가루 섞었는데 맛은 뭐 별 차이 없네요.
찐빵 안찌그러지게 찌기가 참 어려워요...
한동안 애 둘이 돌아가며 아프다가, 이제 괜찮아져서, 한시름 놨네요.
조마조마한 겨울입니다..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