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내 기말고사도 무사히 끝이 나고.... 도시락을 몇번 싸주는 즐거움도 덕분에 만끽했어요.
전 도시락싸주는 것을 참 좋아해요.
전혀 귀찮지 않거든요. 밥상차리는 것보다 도시락 싸는 것이 올망졸망 재미있잖아요.
신혼 때도...귀찮다던 남편 꼬드겨서 도시락을 싸주곤 했는데... 남편은..... 다른 사람들이 안 싸오는데 혼자 싸가니깐 결국 그 도시락은 점심 전에.... 배고픈 사람 차지가 되고... 점심 먹으러 다시 나가게 되니... 하지 말라고 해서 몇번 하다 말았고...
큰 아이 유치원..그 때는 유치원도 도시락을 싸갔거든요... 둘째부터는 유치원에서 자체 급식을 하는 통에 기회가 없었지만요.
그 때 정말 신이 났었지요. 하루는 이 메뉴, 다른 날은 저 메뉴.. 아마 솜씨 자랑을 톡톡히 하고 싶었던가봐요. ㅎㅎㅎ
아이가 싫어하는 당근이며 야채도... 이런 저런 모양으로 아이가 좋아하게 만들어 썰어 넣어주고... 큰 딸 아이..지금도.... 웃으며 추억에 잠깁니다... 지금같으면 그 꾀임에 안 넘어갔을텐데... 멋도 모르고...지가 싫어하는 당근을 우적우적 씹어먹었노라고~~
아이들이 자기 도시락을 보고 감탄해서 그저.... 우쭐해서 그랬던 것 같다고..웃으면서 추억에 잠기더군요.
그 때 정말...원도 한도 없이 도시락을 쌌을 뿐... 아이들 소풍, 야외학습 외에는 도시락 쌀 기회가 점점 없어지고..그것도 아이들이 크니깐...소풍 때도... 도시락 싸들고 다니는 것..귀찮아해서..도시락 쌀 기회가 점점 줄어들었는데..
이번 기말고사 준비로 도서관에 다니는 바람에 비록 몇번이긴 하지만 도시락 한풀이를.... ㅎㅎㅎ
도시락에... 집에 뒹글어 다니는 통식빵을 마늘빵으로 변신시켜 도시락에 넣어주기도 하고...

새벽 6시에 닭을 튀겨서..... 도시락에 싸주기도 하고...... ㅎㅎㅎ
전 왜 이런 것이 귀찮지 않을까요? 하다가 생각하니..맨날 그런 건 아니군요... 저도 정말 꼼짝하기 싫고... 그냥 외식하면 좋겠다..귀찮다 그런 날도 있거든요...

도서관에서 먹는 거니깐 간편하게 집어 먹는 것이 좋을텐데..집에 김밥 재료가 부실해서... 단무지, 우엉 그리고 시금치만 들어간 김밥... 계란이라도 부칠까 하다가 온통 노랑색투성일 것 같아서 그냥 단촐하게 삼색으로 말았어요.

김밥 통...한줄 썰어서 넣을 수 있는 김밥통.. 김밥 담기에 참 편해서...종종 이용합니다..
주먹밥 싸서 넣어줄 때... 김밥 쌀 때...

통식빵이 며칠채... 뒹글어 다녀도 아무도 눈길을 안 주길래... 마늘빵으로 변신시켰더니만... 삽시간에 동이 나네요.
역시 사람 손 바쁘게 움직이면... 뭐든... 빛이 납니다.
통식빵 마늘빵 변신하기 포스팅...
http://blog.naver.com/hwa1875/120096949371 (레시피 포함되어 있어요)

전 이쁜 포장지나 포장 박스를 버리지 않고 잘 정리해서 모아놓는데... 특히 제과점 쿠키 박스는 이렇게 활용합니다.
안에 쿠킹 호일을 깔고... 튀긴 닭을 넣어 주었어요. 손잡이도 있어서 잡기도 쉽고 우선 이뻐서 좋아요.
아래 사진에 김밥과 주먹밥, 그리고 마늘빵, 후라이드 치킨을 넣어 주었더니..도시락이 하나 가득입니다...

도시락 싸 주고 남은 마늘빵은 먹기 좋게 썰어서 식탁에 올려 놓아주면 오다가다 집어 먹어서 좋아요.

요즘 날이 무척 추웠는데 이런 날 냉면 말아 먹기 참 좋아요....
백김치도 활용할 겸에서 말아 먹는 냉면... 편육도 없고.. 계란도 없고 좀 부실하긴 하지만 먹을만 했어요.

추운 날..... 시원한 냉면도 물론 좋지만 그래도...뜨근한 국물이 더 좋잖아요..그래서.... 냉장고에 있는 두부, 야채 두루 두루 넣어서 끓인 모듬찌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집니다.

저희 집은 전망 좋은 집이에요.
막내가... 자기 방 베란다에서...본 아침 여명을 찍었는데.... 생각만큼 사진찍기가 어렵다고 투덜투덜~~~
아마 더 근사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맘 같이 되질 않았나봐요.

저희 집 곧 이사를 갈 예정인지라.... 되도록이면 시장 안보고 냉장고 비우기를 하는 중이기도 하지만
요즘 제가 저희 집 식단을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죽 늘어놓고 너무 여러가지를 먹다보니 하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사실 먹는 입장에서도 잡다하니 많이 있다고 알차고 맛있는 밥상도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어떻게... 간편하면서도 하는 사람..먹는 사람 모두 만족시키는 그런 밥상이 없을까 연구를 하는 중인데..아직은 이거다 싶은 그런 좋은 방법이 떠오르질 않네요.
그래서 이런 저런 방법들을 해볼까 합니다.
생선 하나 굽고... 삼겹살 수육거리 있고 한 날의 밥상입니다.
여기에 꽃게찌개 끓여서 먹었어요.



어제는 미리 팥죽도 끓였어요. 아들 아이 훈련소 가기전에 왠지 팥죽 끓여 먹여보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 끓였지만
아이는 정작... 뜨는 둥 마는 둥 했지요.
아직 팥죽을 좋아할 나이는 아니잖아요...
어제 맘이 급했는지..사진 상태가 엉망입니다.
팥은 푹 무르도록.... 중간 중간 물을 보충해서 끓여준 다음...
핸드믹서기로 곱게 갈아버렸어요.
예전에는.... 푹 삶은 다음에 주걱으로 으깨서..... 그걸 다시 체에 밭쳐서 팥물과 앙금으로 걸러내서 팥죽을 끓이곤 했는데..
팥죽 끓일 때마다 팔이 빠질 것처럼 아파서... 내년에는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다음 해 동지만 되면 어김없이 다시 팔이 빠질 것처럼 아픈 연례행사를 하곤 했던 기억이.... 나지요.
꼭... 출산후에 다시는 아기를 낳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산모처럼 말이죠.

새알심입니다..
새알심을.... 동글동글 빚은 다음에 전분에 한번 뒹글려서 넣어주면 서로 달라붙질 않아서 좋아요.


팥죽에 새알심을 잘못 넣으면 뜨거운 팥죽이 튀어서 화상입기 십상입니다...
새알심을..가장자리에서 굴려서 넣어주면.... 튀지 않아요.
동지 팥죽 끓이실 때...조심하세요.
이번에는 애동지라고 팥죽 안 끓여도 된다고 하지만... 끓이신다면요...

새알심을 만들 때는 찹쌀에 멥쌀을 좀 섞어도 좋아요. 그러면 축 늘어지지 않고 탄력있는 새알심이 되거든요.
새알심을 반죽할 때는 익반죽으로 하시고...좀 되직하다 싶게 물을 넣어 반죽을 해야지... 처음부터 물을 많이 넣으면 질어서 낭패를 본답니다. 그리고 새알심이 좀 많다 싶으시면 이렇게 프라이팬에 찹쌀부꾸미를 만들어서 간식으로 먹어도 바삭쫄깃하니 좋아요.

다 구워진 후에 설탕을 조금 뿌리면 서로 달라붙지도 않고 맛도 좋아요.


그렇게 며칠을 보내고.... 오늘은 아들이 훈련소 떠나는 날~
어제 미장원에서 가서 아주 짧게 머리를 잘랐습니다. 미장원에서 훈련소가다니깐 위로차원에서 그랬는지..
머리 자르고 이런 인물 나오기 어렵다면서... 치켜 세우더군요. 얘..시원하니 보기 좋다 했지만... 남자들 군대 갈려고 머리 박박 밀 때의 기분을 여자인 엄마가 어떻게 알겠어요.. ㅠ.ㅠ
오늘 아침 일찍부터 식사준비를 했지만 뭘 어캐 해야 할지 우왕좌왕했던 것 같아요.
아들 아이가 좋아하는 구절판을 해 줄 생각이었는데...그냥 집에 있는 재료로 골라서 했더니 별난 구절판이 되어 버렸습니다.


구절판을 싸 먹기 귀찮아서 그랬는지.... 아님 좀 마음이 그랬는지... 아들 아이는 평소보다 적게 먹는 둥 마는 둥....
저도 덩달아 밥 생각도 별로 없고 그렇더라구요.
참 이상하죠?
2년전 유학갈 때 같이 갔다가.... 학교 기숙사에 떨구고 돌아오던 공항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헤어졌거든요.
공항에서 눈물이라도 나면 어쩌나..그럼 혼자 외국에 남겨진 마음이 더 심란할텐데... 걱정했었는데 거짓말같이....공항에서 웃으면서 손 흔들고.... 잘 헤어졌더니... 다른 사람들이 진짜 엄마 맞냐고 그랬는데..
그리고 이번에도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마음 한켠에 쏴아~~~바람이 이네요.
아들이 크니깐...남편과는 또 다르게...든든하게 그랬던가봐요.

아들 아이 좋아하는 구절판, 칠리새우, 명란젓, 김치부침.. 온통 아들 아이 좋아하는 것들로 상을 채웠네요. 그러고보니...



추운데 훈련받을려면 고생이겠다... 내복바지라도 껴입고 갈래?
서해안쪽에 눈이 많이 왔다는데..가자마자 눈치우게 생겼다... 엄마는 걱정이 늘어지는데...
아들 아이는 거기도 사람사는 곳이라며...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시키지..할 수 없는 일 시키겠냐며..... 엄마에게 쓸데없는 걱정.. 하지 말라 합니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부모란 존재는 자식이 어리나 크나..자나깨나 걱정인가 봐요.

아이들 보내고... 김치국물로 얼룩진 도마를 소금으로 박박 문질러서 햇볕에 내다 놓습니다.
날은 추워도...... 햇볕은 따사로운 겨울날....
군대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대한의 건아들.. 그리고 훈련병들..모두 건강하게... 지내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