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새해 전야에 하고 있었던 일을 새해에 가장 많이 하게 되는 징크스가 있어요. 한 번은 클럽에서 새해를 맞았다가 클럽질로 한 해를 말아먹은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올해는 꼭 공부를 하며 새해를 맞기로 결심했었어요.
못 간다고 해야 하는데 핑계거리를 찾을 수 없었어요. 방학만 아니라면 채점할 게 산더미같이 쌓여 있다고 했을 거에요. 그렇다고 솔직하게 "나 공부해야 돼"라고 얘기하여 사교계에서 자살을 감행할만큼 간덩이가 크지도 않아요.
파티질로 말아먹을 새해를 생각하자 갑자기 뒷골이 띵하고, 분명 숨은 더 거세게 쉬고 있는데 가슴은 아프게 조여만 드는 기이한 경험을 했어요.
가까스로 정신줄을 추스린 저는 "OK. Thanks." 그렇게 단 두 마디면 충분할 답메일을, 이토록 고마울 수가 없다는 둥, 저토록 감사할 수가 없다는 둥, 정성스레 작성한 뒤, 아무 죄도 없는 "Send" 아이콘을 마우스로 쥐어 박았어요.
어차피 놀게 된 거, 스타일나게 놀아야 해요. 그러려면 우선 사람들이 먹어보지 못했을 법한 음식을 하나 만들어가야 해요.
생각끝에 "열라 크랜베리한 파이"를 만들어 가기로 결정했어요. 밑빵이 필요없는 초간단 파이라는 장점도 있어요. (조리법은 이곳을 참조하세요.)
우선 밀가루, 설탕, 소금, 호두, 크랜베리, 달걀, 버터, 아몬드 추출물 등을 섞어서 반죽을 만들구요:

오븐에 구워내면 그걸로 끝이에요:

파이를 들고 에이미와 그녀의 동거남 대니얼의 집을 먼저 들렸어요. 역시나 에이미와 대니얼 둘 다 크랜베리 파이라곤 먹어본 적이 없다고 했어요. 파티 하우스에 도착해서도 역시 크랜베리 파이를 먹어본 사람은 찾을 수 없었어요. 개시하자마자 사람들이 맛을 보기를 원했어요:

파티 음식으로 나온 여러 빵, 쿠키등은 82식구들에게 너무 익숙한 것들이라 생략하기로 해요.
대신 82식구들 모두에게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빌어요.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避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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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과 연말 모임에 만들어 간 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