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큰 딸 아이와 아들 아이랑 셋이서 홍대 주변에서 하루 종일 놀았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큰 딸아이...
12월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아들 아이....
지난 일요일 준비하던 시험을 끝내고 어딜 갔다 오던지 하자고 아들 아이와 약속을 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청계산 산행을 할까 어쩔까 하다가... 셋이서 홍대쪽으로 고고씽~~~
우선 점심 시간이라 배가 고프다는 아들 아이의 요청으로 홍대 입구의 일본식 덮밥 돈부리에 가서 새우덮밥(에비돈)과 장어덮밥(우나가돈)을 시켰어요. 장어덮밥은 그럭저럭..괜찮은 맛이고... 새우덮밥은 썩 괜찮은 맛이었어요.
줄 서서 입장한 보람이 있는 순간이죠...ㅎㅎㅎ
밥 먹고 나서.... 홍대 주변을 서성이다.... 스페로 스페라 크레페집에 가서 칼로리 높은 크레페도 먹고.....

아주 다양한 크레페들이 진열되어 있는 매장... 카메라 오케이입니다.
요즘... 그럴만 할 겁니다.
사람들이 다녀간 맛집에 대한 포스팅 홍보 효과가 대단하니까요....

홍대 입구 쪽에 가면... 상상마당이 있는데.. 이곳 아주 재미있는 곳이죠.
우선 입구에 재활용품 장식품(?)이 눈길을 끕니다...
저도 재활용품....하면 일가견이 있는데 말이죠... ㅎㅎㅎ
눈이 번쩍 뜨이고...
이곳에 가면 이런 저런 재미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리속에 숨어들어 있다가...
어느 날....요리를 할 때도..... 짠 하고 나타나기도 하고 그러거든요.

주방에 이런 걸 달아놓아도 분위기 있을 것 같구요...

심플한 찻잔이 제 눈에 확 꽂혔지만..그냥 얌전히 제자리에 두었구요...


여기 가면 사실.... 아이디어 상품들이 많이 있는데 알쏭달쏭한 것들도 많아요..이걸 뭘에 쓰는 걸까 하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것들요....
눈에 보이자마자... 이건 뭐다 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이게 뭐지?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물건들도 좋지 않나요?
딱히 뭔지 몰라도 좋아요..
그냥 눈으로 즐기고.... 많은 의문을 품고 가면 그걸로 된거잖아요... 그쵸?

이래 저래 여자들끼리 돌아댕기니깐 슬슬 재미가 없어진 아들 녀석...
연대 다니는 친한 고등학교 동창과 연락이 되어 잠시 줄행랑을 빼고.....
전 사실 아이쇼핑을 그닥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높은 굽의 구두가 다리가 아파서... 커피 숍에서 딸 아이와 수다를 떨었습니다.
우리 가족들은 함께 있으면... 이야기거리가 참 많아서 심심하지 않아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다시 나와서 또 홍대주변을 훓고 다녔습니다.
빤한 동네인지라.. 몇번 돌아다니니.... 눈에 딱 들어오더군요...
거리 구경도 하고..... 노점상 구경도 쏠쏠한 거구요...
또 다리아프다는 핑계로.... 튀김점 삭에 들어갔습니다.
민들레 영토 바로 앞에 있는 가게인데.... 내부도 그렇고 아주 독특한 가게 '삭'입니다
허름한 집 방안 벽지를 뜯은 다음에.... 페인트 칠도 안하고..... 철조망 같은 것에다....이상한 전선들이 얼키설키 장식된 인테리어 모습이 생경해보이기도 하고 홍대 주변과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이 곳 튀김이 맛있다고 소문났다고....
딸 아이는 모처럼 외출을 나온 엄마에게 젊은이들이 잘 가는 집들을 몽땅 다 소개해주고픈가 봅니다...
이 곳 튀김은 소스가 두가지 인데..
타르타르 소스랑 간장소스...

그냥 맛을 보러 온 집이라.... 종류별 대표 튀김 5가지만 시켰습니다.
깻잎, 김말이, 오징어, 오징어완자, 새우 이렇게요.
김말이에는 좀 달달한 맛이 나고요.
깻잎에는 고기완자가 포함되어 있고..
오징어완자에는 모짜렐라 치즈랑... 오징어 갈아서 완자로 만들어서 튀긴 것더군요.
바삭하게 할려고 하다 보니 기름이 많이 먹어서 그런지 느끼해서 다 먹지는 못했어요.

삭에서 놀고 있으니..... 줄행랑친 아들 아이 돌아왔습니다.
당구 좀 치고...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가서 아이스크림 먹고 이야기하면서 놀았다 하니깐.... 누나가 한 마디 거듭니다.
너네 참 재미없게 논다....
연대와 미시건 스타일은 그렇게 노는 거라고 능청스레 대꾸하는 아들 아이...친구가 고민이 많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하면서 며칠 후에 다시 뭉치기로 했다 하네요.
왜? 뭔 고민이냐고...물었더니만..
뭐 먹고 살지..... 고민이 많아서 공부도 잘 안되고 해서.... 휴학하고 군대갈려고 준비한다네요.
이제 21살인 녀석들 끼리의 대화에서... 뭐 먹고 살지...너무나 걱정이라니.... 참 씁쓸하기도 하지만 어쩜 그게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네 삶인지도 모르겠지요.
그렇게 질펀하게 하루를 먹거리 안 만들고... 사먹고 다니다 돌아오니.... 힘이 불끈 솟아오르는 것도 같네요.
오늘 새벽 3시 반에 저절로 일어났거든요.
워낙 일찍 일어나는 스타일인 제가... 요즘 한동안.... 6시가 넘어야 겨우 일어나 허둥지둥 밥을 하곤 했던 것에 비하면...
하루 놀고 온 약발이 바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ㅎㅎㅎ
아침 일찍 일어났으니... 하루가 훨씬 편합니다.
우선 아침 청소도 대충 끝내고...
이런 저런 아침 준비도 느긋하게 준비를 했습니다.
아침에..... 통깨도 다 볶았다는 것 아닙니까... ㅎㅎㅎ
볶은 통깨가 있긴 한데.... 지난번에 약간 태웠더니... 반찬을 해 놓으면 때깔이 참 볼만 했거든요...
통깨도 볶고...

장어도 껍질쪽에...미끄덩 거리는 점액질을 제거하고.....
칼집을 넣어서... 밑장만을 해 놓고요..
연근 2개를 손질해서 연근칩 처럼 오븐에 말리듯 굽기도 하고... 연근 조림도 조금 해 놓았어요.
연근은 제 딸 아이가 먹어야 할 중요한 식품이기도 하거든요.
몇년 전 갑작스레... 혈소판 감소증이라는 희귀한 질환에 걸려서... 한동안 고생했던 딸 아이인지라... 지금은 괜찮아졌지만...
아직도 늘..... 신경을 쓰게 되는데.... 연근은...지혈작용도 있고 해독작용도 있다 해서... 자주 해 먹습니다.
연근을 많이 먹으려면 조림보다는
연근을 자른 다음에 약간씩의 식초, 소금, 설탕을 섞은 물에 잠시 재워서 맛을 들인 다음에 200도 오븐에 살짝 갈색이 돌도록 구워 주면 그냥 과자처럼 집어 먹기에 적당하고 많이 먹을 수도 있어서 좋습니다.
아이들이나 어른들도 과자보다는 이런 천연과자를 만들어서 수시로 뭔가 먹고 싶을 때 먹는 것이 건강에 훨씬 좋은 것 같아요.
먹고 나도 속도 편하고 말이죠.

아침에 쌈다시마도 염분기를 뺀 다음에 끓는 물에 데쳐서 말아놓고...
양상추와 샐러리도 차가운 물에 담가... 파릇하게 해 놓고...
시금치도 소금물에 데쳐서 짜 놓고...
애호박새우젓조림도 준비해 놓고...
오이지도 썰어서 물에 잠시 담궈 짠기를 빼고...
두부 한 모도... 생으로 먹을 것과 구워서 양념조림할 것으로 구분해 놓았어요.

좀 더 가까이 볼까요?
애호박새우젓조림을 할 것도 준비해놓고...
꽈리고추도 물에 잠기도록 해서 렌지에 살짝 돌려 준비하고..
생 두부도 머그 잔에 물이 잠기도록 해서... 역시 렌지에 살짝 돌려서 부드럽게 만들어 놓았죠.

맨 아래에는 오징어무매운국과 장어구이를 할 것 준비된 거네요...
준비상태로도 하나 가득인 듯....
정말 오랫만에 아침 준비를 제대로 하는 것 같아 혼자 신이 난 상태입니다....
참 이상하죠?
놀다 온 다음날은 더 정성껏 식사준비를 하게되니 말예요..이거 무슨 심리일까요?

다시마쌈은...
고추장과 멸치액젓 소스를 넣어서 먹어야 맛있지 않나요?
다시마에 밥을 얹고 그 위에..액젓에 다진 파, 마늘, 깨소금, 고추가루, 참기름을 넣은 소스를 살짝 올린 다음에 고추장을 좀 넣어서 쌈을 싸 입에 넣으면.... 참 맛있어요.

오늘 동시다발적으로 이것 저것 하다보니 애호박새우젓조림을 살짝...졸아버려서..수정해 놓은 밥반찬입니다...
감쪽같이 말이죠...ㅎㅎㅎ

오늘 메인으로 장어를 구울려고 했는데... 금테고기도 신선할 때 먹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그냥 조금만 구워서 곁들여 놓았어요.
오늘 상차림이 좀...다른 날에 비해서 화려하지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남편의 취미생활 장보기를 해왔거든요.
제가 아프다 보니 기운도 떨어지는 것 같아서..장어구이 먹고 싶다고 지나가는 소리도 했더니만.....덜컥 취미생활을 한 거죠.
장어는 꼬리가 힘이 좋아 꼬리만 먹어도 장어 한마리 먹는 거나 진배없다면서요?그래서...
꼬리 네개 다 구웠습니다... ㅎㅎ 장어 네 마리 먹은 셈입니다.

두부는 노릇하게 구웠다가 매운 고추가루 양념에 졸였어요.

아까 꽈리고추 렌지에 살짝 돌려서 쪄서...
간장, 다진 마늘, 깨소금, 참기름에 비벼서 버무려 놓으면 끝나고요.

기름기가 많긴 하지만.... 남편과 어머니가 좋아하는 금테구이입니다.
역시 부산이 고향인 남편과 어머니는 생선을 참 좋아하시지요.

아침 일찍부터 아침준비를 해서 그런지...
7시쯤 식사 준비 완료... 사진 찍고.... 아침 드세요~~~ 경쾌한 아침 식사 안내를 시작합니다....

좀 너무 가지수가 많은 것 같기는 한데....
요새 대충 먹던 것 꺼내서 가지수만 늘인 밥상이 아니라 그런지 보고만 있어도 뿌듯합니다...

연근구이는.... 사실 밥반찬은 아니지만 식탁에 놓아 놓으면 가족들 모두 오며 가며 집어 먹어서 금방 없어집니다...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오징어무국도 곁들여서... 모두들 속 든든하게 아침을 먹었네요...

오늘부터는 다시.... 메뉴에도 신경을 써서 가지수는 좀 줄이면서 알찬 식단이 되도록 연구를 해야겠어요.
요즘 통 머리를 쓰질 않았던 것 같아서요. 요즘 회전을 안 해서...자꾸 녹이 슬지도 모를 이 머리를 오늘은..이리 저리 굴려 볼까 합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저도 무척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