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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얼룩배, 선생님, 얼룩송아지

| 조회수 : 5,516 | 추천수 : 92
작성일 : 2009-10-30 13:11:22



그렇게 웃겨? 왜 자꾸 웃어..

(나직) 어떻게 교장 선생님한테 갈 생각을 했을까.
(피식) 그러게. 근데 그거 나름 논리는 있어. 그찮아, 애들 잘못하면 선생님한테 가니까 선생님이 잘못했다 싶음 교장 선생님한테 가는 거지. 아무튼, 좀 황당하셨을 거야. 기껏 와서 한단 소리가 선생님들이 개구리 먹이..J가 아까 뭐랬지, 뭘 줬댔더라..암튼 그런 거는 주면 안 되는데 준다고 고발이라니..히히.  

근데, 진짜 다행이야. 그럴 때 선생님 한 마디가 애한테는 참 큰데, 그렇게 따뜻하게 얘기도 들어주시고..애를 손님 대접 해 주시고. 그거 진짜 큰 건데. 아까 J 얼굴 봤지. 말할 때 너무 얼굴 좋았어. 지도 좋았던 거야...

. . . . . . . . . . . . . . . . . . . .

J 야 엄마 왔다.
응 엄마 안녕.

이게 뭐니?
교장 선생님이 줬어.

배를?
응.

왜?
난 몰라.

너만 주셨어?
그런 것 같은데. 나 잘 몰라. 왜?
아니 그냥. 그리고 J 야. 줬어가 아니고 주셨어야.
근데..너 교장 선생님 진짜 좋으시다. 우리 J 학교 잘 다니라고 이런 것도 주시고.
엄마는 학교 다닐 때 이런 거 받아 본 적 한 번도 없어.

근데 엄마, 껍질이 좀 이상한데.  
아니야. 너 좋은 거 주신 거야. 이거 이따 아빠 오시면 시원하게 해서 먹자.


과일 뭐 줄까요? 포도?
어.
엄마, 그건 언제 먹어?
뭐?
그거..배.
아 그거. 그래 그것도 같이 먹자.


이거요, 교장 선생님이 주신 거여요. 알고 먹으셔.
웬 배를..

J 주셨대. 너무 고맙지? 근데 이거 얼룩배 같지 않아?
얼룩송아지가 아니고 얼룩배.
J 야 너 얼룩송아지 모르지. 얼룩송아지 노래도 있는데.  
엄마, 내가 당연히 모르지.

그거 동요야. 엄마 소는 얼룩소 엄마 닮았네. 엥, 이거 아닌 것 같은데.
아니 그 노랠 어떻게 하더라.. 엄마아~엄마아~엉덩이가 뜨거워
이것도 아닌데 J 아빠, 자기가 해 봐봐.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이렇게 하는 거 아닌가.
히히, 맞다. 근데 내가 부른 것도 송아지 노래는 맞어.


오, 맛 좋은데.  J 야 맛있지. 여보 이거 맛있다 그치.  
응.
좋네.

엄마가 나중에 선생님께 카드라도 한 장 써야겠다.
뭐라고 써?
얼룩배 주셔서 감사하고 맛있게 먹었다고. 추억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엄마가 쓸거지.  
그럼 내가 쓰지 니가 쓰냐.


. . . . . . . . . . . . . . . . . . . .


마음이 우러나와 저절로 쓰고 싶었던 카드, 하지만 쓰려고 드니 망설여졌다.
요즘 누가 카드만 써 보내려나 싶은, 괜한 생각 때문이다.
그런 분 아니시고, 이런 생각이 든다는 자체가 부끄러울 일이란 생각도 있었지만,
일단 머뭇거림이 오니 겨우 서너 줄의 카드 쓰기가 어려운 일처럼 느껴졌다.

조금 더 기다리기로 했다.
아이가 무사히 한 학기를 마칠 무렵이 되면,
여름에 왔고 가을을 다 보내고, 자연스럽게 겨울을 맞게 되는 때가 되면,
카드보다는 조금 길고, 편지보다는 조금 짧은 엽서를 한 장 적어 드리고 싶다. 얼룩배 사진 곁들여서.
얼룩배를 받은 그 순간 바로 감사했고,
늘 약간씩의 조마조마함으로 학교 다녀 온 아이 안색을 살필 때마다
또 항상 감사했다고.  

. . . . . . . . . . . . . . . . . . . .



안녕하세요, 점심은 맛있게들 드셨는지요?
전 오늘, 먹으라고 나온 식사는 문제 없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입맛이 돌지 않아서 잘 못 먹었습니다.
집나간 입맛 찾는단 핑계로 와 봤습니다.
얼마 전 추석 좀 지났을 때 저희 집 이야기 들고요. ^^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ky
    '09.10.30 1:38 PM

    죄송한데요, 님 글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제가 파악을 못하고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말씀하시는건지 좀... 알수가 없네요. 어려워요ㅠㅠ

  • 2. blogless
    '09.10.30 1:44 PM

    아이고 죄송합니다. 그냥 저희 집 부엌에서의 일을 말씀드린 것이라서요.

    어제 큰 마트에 갔더니 파인애플을 반값에 팔더라고요. 아침으로 감자 삶아서 적당히 으깨어 파는 스프 가루랑 섞어서 감자 크림 스프 끓이고, 빵은 굽고 차가워진 파인애플 잘라 냈더니, 아이가 전날까지의 아침에 비해 격상된 줄 느꼈는지 사진 안 찍느냐고 하더군요.

    전 블로그도 없고 어디 가입한 데도 없고, 그래서 어딘가 올리려고 찍어둔 건 아니고 쓸 데가 있어서 아침 차리면 한 장씩 찍어둔 사진들이었는데 아이 말을 듣고는 여기 생각이 났었어요. sky 님 말씀 듣고 나니 죄송한 마음에 더 그렇고요. ^^ 짬이 날 때 저희들 아침 뭐 먹고 사나 사진 보여드릴게, 그때 와서 봐 주세요. 그런 글은 편하실 거예요. sky 님 헷갈리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 3. 김명진
    '09.10.30 2:30 PM

    조금 읽기가 어렵긴 해요. ^^
    저 배는 황금배라는 품종입니다.
    껍질쨰 꺠끗히 싯어 드셨더라면 더 맛있었을 껍니다요..

  • 4. 미조
    '09.10.30 3:21 PM

    껍질째 씻어먹는 배도 있나보네요. 명진님 덕분에 새로운걸 알았네요.
    저희집도 이번 가을에 배 몇상자 해치웠어요 ^^
    황금배도 먹어보고 싶어요.
    이렇게 일상을 기록해두면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너무 좋은 추억이 될것 같네요.

  • 5. blogless
    '09.10.30 3:22 PM

    절 아는 이들은 반쯤은 동의를 해 주려다가도 웃다 말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떤 글을 쓸 땐 특별한 내숭이 몽실몽실 피어나나 봅니다. 그냥, 어떤 일이나 거기서 느낀 감정이나 생각 같은 것들은 부러라도 소상하지 않게 말하고 싶어지니까요. 솔직하지 않은 게 아니고, 사실이 아닌 게 아니고, 혼잣말 하는 건 더더욱 아닌데도...그러다보니 크랜베리 수확이나 바질 페스토 쓰임을 말씀드릴 때와는 글이 달라지고...글을 잘 쓰면 제 기분 살리면서도 쉽게 통하는 글쓰기 어렵지 않았을 텐데...sky 님 말씀 덕분에 감은 있었지만 바로 알았으니, 앞으로는 스스로 좀 삼가고, 또 쓸 때는 조금 더 잘 펴 보고 그러겠습니다. 변명이지만, 얼룩배 얘긴 정말 하고 싶었는데, 그걸 소소히 적기는 좀...긁적...그랬습니다(하긴, 그렇게 따짐 때마다 그랬습니다. 웨하스도 그렇고 흰빵도 그렇고 또 뭐가 있었나요..^^;;;;;;)

    황금배, 전 몰랐어요. 저녁 먹으면서 아이에게 말해줘야겠습니다. 김명진 님 감사합니다. 아이는 그렇다 치고, 전 왜 몰랐을까요? (그러고 보니 전 아직 밤 고구마와 호박 고구마가 어떻게 다른지 모르고 있네요. 얼마 전 유독 속이 노란, 정말 맛있는 고구마를 선물 받아 쪄 먹으며 좋아 신났던 적이 있는데, 그건 또 무슨 고구마인지 그것도 모르고요. 물고구마와 밤고구마까진 다른 줄 아는데..^^)

    그게...이제 겨우 몇 달이지만, 저는 돌아온 걸 후회해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이 저에겐 더 바랄 것 없이 좋은 때입니다. 하지만 집안 어르신들이나 주변의 아는 분들께서 '너희들 좋아 보이고 다 좋다. 하지만 지금 애가 너네 위해 큰 희생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라', '애한테 시킨 짓은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란 걸 알아라. 지금 못 나가서 난리들인데...' 식으로 말씀하실 때면 대꾸하지 못하고 속이 괴롭습니다.

    그런 심정이라 저 얼룩배에게 저희들이, 적어도 저는 큰 힘을 받았습니다. 얼마 전 가족 모임에서, 어르신들 곁에 앉아 있던 J 녀석이 담임 선생님은 무슨 시험(일제 학력고사)본다고 맨날 시험 보고 모른다고 혼나고 그럴 때 싫었는데 그때 빼면 다 좋고, 교장 선생님은(겨우 그때 한 번 따로 뵈었으면서^^) 잘 해주고 진짜 좋다 소리 하는 걸 들으면서 저 끝에서 전 밥 없이도 배가 불렀습니다. 마리안나 님, 감사합니다.

  • 6. 소박한 밥상
    '09.10.30 3:54 PM

    저 접시도 분위기 있고....... 마음에 드는 주방도자기가 많았으나
    저도 접시 문화와는 좀 거리가 있어 그저 눈만 호강시켰었네요.
    얼룩배 이야기는 한숨 자고 눈이 덜 피로할 때 정독해 보려고 아낍니다
    방금 외출하고 돌아와서요 ^ ^

  • 7. 더불어...
    '09.10.30 4:16 PM

    저도 한국에 돌아왔을 때 잘왔다고 얘기해 준 사람은
    저희 친정 엄마 밖에 없었답니다.
    다른 분들은 다 왜 돌아왔냐는 분위기였어요, 하나같이....
    가끔씩은 정말 돌아오지 말 걸 그랬나보다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실제로 주변에 다시 나가는 사람도 있네요;;;;
    하지만 다행히 아이가 잘 적응하고,
    내 부모, 내 형제 다 여기 있는데...하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원글님 아이도 계속 잘 적응하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 8. 내 삶의 오아시스
    '09.10.30 4:16 PM

    앗,,전 감 잡았는데..ㅋㅋ
    sky님 블러그리스님은 블러그가 없다(윗글에서 설명)는 닉인것 같구요.
    이분은 외국에 살다가 들어오신 분인가봐요.
    (주어, 목적어, 서술어..등의 표현이 바뀐것 같은 경우 등등 애매한 표현이 많았어요.)

    사실 우리가 82 회원분들 일일이 다 알지 못하는건 사실이잖아요.

    저도 '글을 참 어렵게 쓰시는 분'이구나 라고 느꼈는데, 여러차례 이분의 글을 읽다 보니,
    그리고 이분의 말하는 것에 대답하는 아이의 반응등을 보니 외국에서 살다 오셨구나..라고 이해가 되던걸요?

    블러그리스님 제말이 맞죠? 사실 자기소개등을 자세히 하지 않고 요리 올리고
    글 올리다 보면 오해를 사는 분들이 꽤 있더라구요..

    그렇지만 전, 아직까지 요리한번도 못올려본 유령회원임.^^..........도망가는중..=3=3=3=3=3

    글 맨아래에도 나타나듯이 시어른들의 '시대에 역행'한다는 말씀 보시면 알겠잖아요.
    그리고 이댁의 자녀는 외국서 학교 다니다 한국에 들어온 경우라 적응이 좀 어려운 형편인 듯 하구요.

    blogless님 자녀분 차차 나아질거에요.(제가 주제넘게 님을 옹호? 하는건 아닌지..지송..)
    우리나라 교육환경이 선진국과는 현저히 수준이 떨어지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선진국 다른나라의 선생님들과는 비교가 안될거구요.맞나요?
    그러니, 아이도 약간은 힘들어 할수 있을거구요.

    제 아이가 초3인데 1학년때 같은반 아이가 독일에서 살다가 귀국한 경우였는데
    말그대로 아이가 적응하는 것이 힘들었던 모양이에요.지금은요? 별 문제 없을걸로 사료됨.
    (지금은 그집과 왕래가 없어놔서..)

    블러그리스님 글 잘 읽고 있는데 지난번 크렌베리 수확장면 정말 황홀했었답니다.^^
    화이팅!! 힘내시길 바랄게요..

  • 9. 순덕이엄마
    '09.10.30 4:42 PM

    blogless님 볼수룩 쿨 하시다니깐뇨 ^^

  • 10. c0sm0s
    '09.10.30 10:21 PM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을 배였겠군요.
    아이가 좋은 선생님을 만나 마음이 많이 놓이신 것 같아요.
    그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지네요.
    기다리지 마시고 카드 꼭 보내세요.

  • 11. blogless
    '09.10.30 10:29 PM

    내 삶의 오아시스 님, 아니 어디서 이런 오아시스 같은 분이 나타나셨나요. 시원시원하게 저 옹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런데, 이딴 생각이 들어요. 제 생각에는요, sky 님은 제 글이 읽기 힘들다고 하신 것이지, 제가 누구고, 제가 어디 살았고, 뭐 그런 제 출신 배경 얘길 하신 게 아닌 것 같아요. 뽀인뜨가 저라 이 말씀이죠. 오아시스 님은 제 글이랑 외국에서 살았던 제 과거를 엮으셨지만, 아직도 외국에 계시고 또 오래 사셨는데도 쉽고 읽기 편하게, 재미까지 찰찰 넘치게 글 써 올리시는 분들이 안 계신 게 아니잖아요 (당장 요 위에도 한 분 계시는데...^^). 그래서 외국에 살았다가 왔고 안 왔고, 그런 거랑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어요.

    만일 제가 같은 내용을 이렇게 무슨 희곡 일부 따 온 것처럼 적지 않고,

    추석 얼마 안 지난 어느 날 일이네요.
    퇴근 하고 집에 와 보니 마루 탁자 위에 황금배 하나가 올려져 있는 거예요.
    궁금해서 저보다 먼저 집에 와 있던 아들 아이에게 물어봤어요.
    어머, 교장 선생님께서 주셨다네요. 저 정말 기뻤답니다.
    왜냐면요, 그보다 며칠 전에 J 녀석이 평소보다 집에 늦게 온 적 있었어요....

    이런 식으로 적어 올렸다면 덜했을 거예요. 다만, 제가 그걸 몰라서가 아니라, 알면서도 굳이 이렇게 적어 봤다는 거, 그거죠 뭐. 무슨 마음에서 그랬는가는 위에 말씀드렸고요. ^^;

    예, 저도 제 아이가 차차 나아질 거라고 믿습니다. 남의 나라 온 것도 아닌데요 뭐. 저녁 먹는데 오늘도 자기 말 하나 또 배워왔대요. 뭘 배웠냐니까 '대박'이란 말이랍니다. 그러고 보니까 애 앞에서 대박이란 말을 써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애 아버지는 말 자체가 없고, 짧은 사람이고...부모나 저나 드라마를 아나, 아이돌을 아나, 게임을 아나, 싸이도 모르고...이 지경이니 녀석, 힘들겠지요. ^^;;;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이 제 기대나 바람에 미치지 못하는 건 사실인데, 선진국보다 현저히 수준이 떨어진다는 말씀은 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제 아이는 이사 오기 전에 내내 공립 학교(주립 학교)에 다녔어요. 이번에 제 아이를 특별히 아껴주신 선생님 한 분께 추천서를 받을 일이 있었거든요. 메일 드렸더니 흔쾌히 추천서 써 주시겠다시면서 답장에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열악하기 짝이 없던 공공 교육이 이제는 처참한 수준이다. 새 대통령에게 기대가 큰 건 변함 없지만, 당장의 현실이 달라지지 않으니 답답하다.....알고 보니 그 선생님은 제 아이가 다닌 학교의 예산이 줄어들어서 해고를 당하고 지금은 근처 다른 학교에서 가르치고 계셨습니다. 이 자리에서 길게 말씀 드릴 것은 아니지만, 전 세계 으뜸 부자 나라라는 그 나라 교육 수준도 결코 자랑할만한 것은 아닌 게 분명할 겁니다(그리고, 교육비가 얼마든 대 줄 수 있는 부자 부모 자식들에게 값비싼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건 우리도 할 수 있지요^^). 선생님들 수준도 기준에 따라 하나로 평가 내리기 어렵다고 생각하고요.

    제 아이가 이런 비슷한 질문에 한결 같이 답하는 건, 그냥 'less stressing' 정도인 것 같아요. 이사오기 전에 다닌 학교는 지금의 학교보다 스트레스가 적다는 거, 그런데 그건 학교나 교사 수준 차원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어른 사회가 초딩들이 우리처럼 학원 뺑뺑이 안 돌고, 그 비싼 영어 학원까지 다니지 않아도 되고, 그 시간 있으면 운동하고 독서하고 음악 배우고, 그게 지금 너희들 할 일이라고 밑바탕을 대주는 것이 먼저인 것 같아서요.

    평소에 주어동사부사 순서를 바꿔서 말하는 버릇이 있어요. 제가 복기는 좀 하거든요. 그래서 말을 고스란히 받아 적듯 적는 편이에요. 그런 버릇이 있는 줄 아니까 공식적인 문장으로 글을 작성해서 내야 할 때는 국문이라도 교정을 받으려고 노력합니다. 영문법이나 문장 수준 지적 당할 때랑 비교도 안 되게 창피하고 그러죠. 한국어 문장으로 글 쓰는 거, 전 진짜 좋은데,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오아시스 님, 격려 감사합니다.

  • 12. blogless
    '09.10.30 10:38 PM

    소박한 밥상 님, 어디 좋은 데 다녀 오셨어요? 저 오늘 걸어서 퇴근했어요. 요즘 운동할 시간이 너무 부족했는데, 소박한 밥상 님 댓글 읽고 나니까 맘이 서지 뭐예요. 야 이거 뭐, 난 외출 건수도 없고, 에이, 대신 걷기라도 하자...

    오랫만이라 한 시간 반쯤 걸었더니 다리가 무거워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차 탔습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땀 빼고 숨차게 걸었더니 저녁을 아주 달게 먹었습니다. 금요일 밤이고, 먹을 것 많고, 배도 부르니 아무 생각 없어지고 좋기는 한데, 셋 다 설거지 하기 싫단 표정이 아주 그냥...^^

    더불어 님, 저는 외국에서 외로웠어요. 여러모로 괴로웠고요. 제 아이에게 이사 오기 전보다 엄마로서 더 많이, 더 잘 해주고....그러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그때보다는 아이 앞에 활기찬 모습 보여줄 수 있어서 그 점에서만큼은 지금이 낫다고 말할 수 있어요. 아이가 아주 어릴 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엄마 친구 많다고 그랬지. 그런데 엄마 왜 친구 안 만나?' 무슨 생각으로 녀석이 그런 말을 했는지 지금도 모를 일인데요, 무방비 상태로 그 질문을 받는데, 그 순간은 정말 드라마였습니다. 손 힘이 탁 풀어지면서 쥐고 있던 뭐가 툭 떨어지더라고요.

    아직 제 손을 타고 어린 자식이라 더 이런 생각인지도 모르겠는데...전 아직 자식의 적응, 제 아이의 행복하고 제가 느끼는 제 삶의 만족하고 떨어진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아무리 중요한 어른이셔도 저런 말씀 하시면 처음엔 송구하고 괴롭지만 정신이 들고 나면 속으로 반사, 그렇게 소심한 반격을 해요. 그렇게 좋으심, 당신께서 가서 맨손으로 첨부터 비비며 살아 보세요. 그렇게 이 나라가 뒤떨어진 것 같으면 부끄러운 줄 아시고 입 다무세요. 그리고, 얘는 어쨌거나 아직 제 품의 아이입니다. 그러니 신경 끄세요..(버르장머리가 아주 그냥...^^;;;)

  • 13. blogless
    '09.10.30 10:45 PM

    순덕이엄마 온니 왔구낭, 앙, 리얼리리얼리 해필리 해피....근데 말씀은 바로 하시지 어딜 봐서 내가 쿨하다시............아항, 그 싸이드에서람, 온냐 나 오케바리 어그리. 콜. ^^

    c0sm0s 님, 이거 어떨까 하고 골라둔 카드가 몇 장 있거든요.
    연말까지는 여유가 있으니까 다음에 글 쓸 때 스캔 떠서 올리면 하나 골라주세요.
    마음 주신 거, 보태서 적어 보내겠습니다. 금요일 밤 잘 보내세요.

  • 14. 볼빨강
    '09.10.31 12:09 AM

    문장이 참드라마틱한 글이네요.
    저도 첨엔 무슨말인지 모르겠고 길고 해서 안읽다가 댓글부터 보고 원글읽었네요.
    댓글읽고 원글읽는것도 첨이에요^^
    참 좋은 교장샘을 만난 J는 좋겠어요.

  • 15. 사라세니아
    '09.10.31 8:32 AM

    접시와 배가 잘 어울려 정물화가 되네요^^.
    J, 그러니까 blogless님 아이 이야기를 하실 때면 늘 이렇게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아이를 지켜보듯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아요. 아직 한국어가 서툴고 이곳 생활에 적응해가는
    중인 아이, 엄마가 나서서 이러쿵저러쿵 쉽게 간단히 정리시켜 줄 수 없으니 마음으로 응원하는 중이시지요. 그런 조심스런 장면이 글로 사진처럼 전해집니다.
    엄마의 진득한 시선과 애정이 있으니 아이가 잘 견디고 더 행복하게 지낼 거에요.
    J의 또다른 에피소드, 기대합니다^^

  • 16. 블루벨
    '09.10.31 5:16 PM

    blogless님 글 읽으면서
    혼자서 '어? 글쓰시는 분이신가?' 하고 생각했어요.
    그냥 글이 참 좋아요. 예사스럽지가 않아요.^^

    아이에 대한 엄마의 마음에 공감이 가네요.

    저희는 반대로 아이가 외국생활에 적응하는 데
    잘 적응해 나가는 것 같아도

    엄마 마음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항상 조마조마.

    좋은 교장선생님 만나서 참 다행이예요.
    감사하는 마음의 카드 보내시면 좋아하실 것 같아요.

  • 17. blogless
    '09.10.31 9:12 PM

    지금 추세면 최대 27퍼로 보더이다

  • 18. 그레이마샤
    '09.11.1 12:56 PM

    ^^ 제가 싸이 게시판에 육아일기 쓸때 이러한 문체를 쓴답니다.

    처음에 글 읽으면서 깜짝 놀랐네요......하이디 흰빵도..웨하스도...저랑 많이 공감하시는 분이세요...

  • 19. blogless
    '09.11.6 4:53 PM

    그레이마샤 님 안녕하세요. 저 오늘, 글 하나 올리러 왔습니다. 오늘은 금요일이고, 어제는 약간 심란한 일이 있었고...그래서 한 박자 쉬어 가려고요. 그레이마샤 님은 어떠세요. 금요일이거나 전날 마음 산란하게 만드는 일이 있으면 어떻게 풀고 가시나요. 언제 그 말씀 들어 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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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42 의부증 아줌마의 바뀐 밥상이야기 (수정. 추가) 22 생명수 2009.10.30 15,713 92
30641 새댁 둘이서 먹은 거한 저녁식사 10 스트로베리 2009.10.30 9,844 99
30640 계란찜 7 아톰 2009.10.29 8,558 150
30639 :: 든든한 녹두 찰떡샌드케이크와 이런 저런 수 4 물푸레 2009.10.29 5,078 94
30638 LA 단호박찰떡 만들어봤어요! 6 행복한 하루 2009.10.29 8,263 104
30637 편강~~~ 소량만 했는데 성공했어요ㅋㅋ 9 예뿐짓^^ 2009.10.29 7,108 127
30636 초보주부의 집들이 상차림 49 ㄸ색시 2009.10.29 15,896 140
30635 있는 재료로만 해결하는 양념게장 9 ㄸ색시 2009.10.29 5,499 114
30634 건강 지킴이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장어엿장구이, 돼지새.. 10 프리 2009.10.29 7,343 100
30633 밤 10시에 남편이 만든 크림 스파게티~ 4 아미 2009.10.29 6,184 81
30632 너도 참 일을 만들어서 한다(라고 엄마가 말 할 만한..),아빠.. 49 Ashley 2009.10.28 15,224 106
30631 [면] 칭찬받은 쉬운요리 따라잡기 등~등~ 27 면~ 2009.10.28 15,698 134
30630 닭매운탕과 함께한 저녁식사 6 관찰자 2009.10.28 5,991 89
30629 귀차니즘이 팍팍 묻어나는 상차림.. 32 하나 2009.10.28 15,228 131
30628 집사람 디카를 들여다 봤더니... - >')))>.. 29 부관훼리 2009.10.28 16,755 138
30627 홍대 맛집 나들이와 다시 이것저것 만든 아침밥상 16 프리 2009.10.28 11,389 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