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를 돌보고 있는데 어찌나 안가는곳 없이 돌아다니는지...
가끔 눈팅이나 할뿐 글올릴 생각은 꿈도 못꿔요^^
추석이 코앞인지라 송편좀 들고 나왔어요
요건 작년 추석에 제가 선물하느라 많이 만들었던것이구요
회원님들 송편만들때 선택의 폭이 조금이나 넓어질수 있을까...
보은차 올립니다.^^

이렇게 저렇게 하다보니 일곱가지 색깔이 되었군요. 아니.. 여덟가지예요.
저 접시에는 없는데 포도껍질을 삶아 낸 보라색물로 반죽해서
보랏빛이 이쁜 송편도 있는데 빠졌군요.

여기저기 드릴곳이 많아 쌀 40킬로를 저혼자 만들었어요@@
앞으로 20년 내에는 송편선물 안할것같아요^^;;
기본적으로 다들 하시는 흰색송편과 쑥송편 있구요.
노란건 단호박, 하늘색옆에 있는건 흑미와 흰쌀을 1:6 비율로, 하늘색은 파워에이드 음료를 살짝 넣어,
고 앞에는 자색고구마,고옆에는 백년초열매를 갈아 섞어 만들었어요.
모든 반죽은 익반죽하지 않았어요. 우리집은 찬물에 반죽해서 오래 치대어 송편해먹는데
치대는 시간이 넉넉하면 터지지도 않고 쫄깃함이 그만이에요.
자... 이제 속고물도 보실래요?
사실 송편은 쌀값은 얼마 안들어요.
속고물이 만만치 않네요.


유자차를 마실때 건더기는 절대 안먹는집 있죠?
건더기 버리지 말고 이렇게 활용해보세요
유자청에서 유자를 건져 엉성한 체에 올려 최대한 유자청을 짜냅니다.
수저로 꾹꾹 눌러줘요.
유자청이 많으면 송편빚을때 새어 나와서 반죽이 안붙어요
더 첨가할 것도 없이 그대로 쓰시면 됩니다.

검정콩은 몇시간 불려서 불린물 그대로 끓여주죠.
살캉하게 익었으면 물을 조금만 남겨두고 따라버리세요
설탕은 달큰하게,, 소금 약간 넣어 바짝 조려줍니다.
콩이 보석이 되었군요.ㅋㅋ


감고지(감말랭이)는 물에 살짝 헹궈 잘게 잘라주고요.
설탕과 소금 약간에 버물렸습니다.
곶감이 없어 못넣었는데 곶감이 처치곤란이시면 송편속에 넣어보세요
진짜 맛있어요.

이게 뭔지 아시겠어요?
마른안주에 들어가는 무화과예요.
딱딱한 꼭지는 떼고 물에 살짝 헹궈서 한알씩 넣어요.
무화과 씨가 씹히는 특유의 식감과 쫄깃함이 좋고 달콤한맛도 그만이에요
사진을 안찍었는데
밤은 삶아서 속만 파낸후 설탕 소금으로 간해서 넣었구요
통팥은 시루떡할때와 같이 고물로 만들어 넣었고
건포도는 물에 헹궈 예닐곱개씩 넣고
참깨는 다진 땅콩을 섞어 설탕, 소금간 약간해서 넣었네요
애들이 좋아하는 소는 건포도, 유자, 무화과였어요
어른들은 깨고물을 좋아하는듯하지만 각각의 맛이 다 다르고 식감이 틀리니 신기해하구요
전 검은콩이 수더분하고 구수한게 맛있더군요.

빚어지는대로 채반에 가지런이 담아 하루를 얼린후


선물용 바구니에 솔잎을 깔고 색색으로 담습니다.

요렇게 포장해서 얼른 가져다 드립니다.
보자기는 제가 만들었어요.
이태전 막내여동생이 결혼할때 한복맞추러 가시는 친정엄마께 자투리천좀 얻어다달라 부탁드렸더니
아는집이라 그러셨는지 한두마씩 남은 한복천을 엄청 주셨더라구요.
짬짬이 보자기 만들어두었다가 효재아짐 따라서 포장해보았네요.
장식으로 늘어뜨린 댕기는 한복천에서 자수부분만 오려내어 사각으로 박음질했어요.
쓸만한가요?
녹기전에 냉동실에 넣으시라 말씀드리고 명절 덕담을 덤으로 얹어드리죠
꽁꽁 얼었지만 김오른 찜기에 바로 쪄내면 됩니다.
약10킬로정도는 애들 간식용으로 남겨놓았었는데 한접시분씩 래핑해서 차곡차곡 두었다가
간식거리가 마땅찮거나 애들이 특별히 찾으면 매실액기스 물 희석해서 같이 마시며 먹었네요
의외로 스릴을 느끼나봐요.
제발 콩이나 팥은 걸리지 말라고 기도하면서 먹어요
유자, 건포도, 무화과가 입에서 씹히면 그때마다 환호성을 질러대구요.^^
작년에 질려서 ^^;; 올해는 두접시만 하려구요. 그렇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댁에 가면 전 외며느리입니다.
시아버님이 막내셔서 제사안지내는 집인줄 알고 시집갔더니...
모든 제사를 지내고 계셨습니다 ㅜ.ㅜ
심각한 계산착오(^^!)의 충격에서 벗어나 나름 적응해왔는데
어찌보면 잘한 일인듯 싶습니다.
남편이 시댁 큰집까지 통틀어 제일 막내아들인데
이 잘난 막내며느리는 제사지냅네~~ 하고는 맨날 큰소리치거든요^^;;
그래봐야 휴가때 삼박사일 밥해주다 왔지만요..ㅋㅋ
얼굴도 못뵌 할매,할배덕분에 제 손끝이 야물단소리를 많이 들으니
그또한 제 힘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내일모레쯤 부침개한번 올려봐드릴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