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시골에 사셨던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이 국을 드셔봤을거라 생각됩니다.
집된장을 조금만 풀고 들깨와 쌀을갈아 받혀 구수하게 끓여낸 호박대국은 고향맛을 그려내는데는 최고라 생각됩니다.
약주 드신 남자분들은 대접으로 국물을 마시지 싶어요.
이게 바로 호박순입니다.
찬 바람 날 무렵에는 호박순이 자라는 것도 더딥니다.
어머님은
"이맘때는 호박이 잘 안자라니 그냥 호박순 따서 국 끓여로 된다~." 그러십니다.
몇 군데에서 호박순을 땄더니 양이 꽤 됩니다.
호박순에 붙어있는 수염을 잘라내 버립니다.
여린 호박잎도 따서 껍질을 살짝 벗겨줍니다.
그리고 호박순과 호박잎을 한데넣어 주물럭 주물럭 거리면서
초록물을 빼준 뒤 맑은물로 몇 번 헹궈주시면 됩니다.
오늘 손 모델은 진짜 울 엄니 손입니다.^^*
지붕에서 주먹만한 호박 하나 따서 같이 끓여주면 더 맛있답니다.
이 호박도 이쁘게 썰면 안되고요.
우리 어머님이 하시는 것처럼 소쿠리에 담아놓고 손 가는대로 숭숭 썰어주는 겁니다.
항아리에서 막 퍼온 된장과 함께 끓여주면 되는데
쌀뜨물을 넣어주고 약간의 된장을 풀어준 다음
생들깨거피가루도 넣어주고 청양고추도 송송 썰어넣어 준뒤 푹~~~끓여주면 됩니다.
센불에서 중불 약불까지 대충 1시간여 끓여준 거랍니다.
마지막에 마늘만 넣어주세요.
다 끓여주고 나서 싱겁다 싶을땐 국간장 조금 넣어주면 됩니다.
자 어때요? 끓이기 쉽지요? 맛있어 보이기도 하구요.
구수한 들깨향에 엷은 된장냄새까지 냄새만으로도 밥 먹고 싶어집니다.
아침은 드셨나요?
어제 술 한잔 드신 분들에게도 한 그릇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