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주전쯤 딸아이와 네팔여행을 다녀왔답니다.
보람과 의미를 찾는 공정여행, 착한여행 뿐아니라~
사춘기 딸아이에게 감사를 가르치고자 남편이 제안한 여행이였지요.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은 아니였고,
기아대책을 통해 후원하는 아이들을 만나러가는 프로그램이였어요.
아직도 아이들의 선한 눈망울에 가슴이 절절할만큼
여행 후유증을 앓고 있답니다.^^
모두 잘 지내고 계신지 안부도 전할겸 네팔에서 먹었던 음식들 좀 올려볼까 합니다.
제가 네팔에서 제일 처음 먹었던 음식은... 바로 요것이랍니다.
이름도 기억이 안나는 정체불명의 요리이지요. ㅎㅎ
쿠시쿠시라고 카투만두외곽지역에 있는 한국인 선교사님이 운영하시는 호텔에서 먹었는데...
닭모양으로 튀겨진 겉을 자르면 속에서 우르르 뭐가 나와요.
저걸 먹어본 후론 듣도보도 못한 낯선 음식들은 잘 안시키게 되더라구요.^^
아래는 네팔의 주식인 달밧이란 음식으로... 여행중 세번이나 맛을 봤죠.
달은 녹두스프를...밧은 밥을 말하는 거래요.
맨위에 있는 튀긴 쌀과자를 부셔서 녹두스프랑 곁들여나온 야채랑 고기등을 넣어
오른손으로 비벼 먹는 음식이지요.
저는 용기가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다 먹고난 후 손을 씻어야 하는게 사뭇 귀찮게 여겨져서
그냥 스픈으로 먹었는데... 같이 동행한 대학생과 간사님은 어설픈대로 손으로 비벼 드셨어요.
첫번째 달밧은 쿠시쿠시 호텔에서 먹었고...
아래 두번째는 히말라야 담푸스 산장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 후 먹은거랍니다.
봉고차 바퀴가 진흙에 빠지는 바람에 폭우속의 산길을 몇시간이나 헤매며 걸어 올랐는지 몰라요.
밤11시가 넘어서야 겨우 도착한 롯지(산장)에서 먹은 음식도 달밧이였지요.

극도로 긴장했다가 살았다...는 안도감에 저는 밥도 잘 못먹고...
위의 보온병에 담겨진 밀크티만 연거퍼 마셔댔답니다.
그 와중에도 슬쩍 맛본 달밧은 호텔것보다 훨씬 더 맛있었어요.
쏟아지는 빗속에 우산 하나를 둘이서 쓰고 후레시 몇개로 버텼으니
당연히 옷이며 배낭이며 비맞아 엉망진창... 벌레때문에 잠도 거의 못잤지요.
그럼에도 아침에 먹은 차맛과 빵맛은 왜그렇게 좋던지... ㅎㅎ
무슨 빵인지 고소하고 파삭한게 시럽에 찍어 먹음 맛있어요.
산장아주머니 한분이 밀가루만 가지고 만들텐데도 맛있는걸보면
솜씨가 좋은 분인듯...해요. 딸애도 자꾸 그 빵맛을 말하곤 한답니다.
히말라야 아래 포카라지역 빵집에서 아침으로 먹은 샌드위치와 밀크티~
먹은직한 빵이 잔뜩 쌓인 주방...엔 호기심많은 저만 들어가 보았지요.
세번째 달밧은... 현지인 후원 아동집에 초대받아 먹어보았답니다.

너무 이쁘고 잘생긴 아마르와 아마르 누이 그리고 아마르의 엄마예요.

이 집에서 먹은 달밧맛은 정말 최고였어요.
여행중 가장 행복한 저녁이였거든요.
주시는대로 먹고 먹고 또 먹었답니다.
여행중 가장 행복한 저녁이 아마르네 집에서 보낸 시간이였다면...
가장 행복한 오후는 바로 이 아이들과 보낸 시간이였죠!!

후원아동 쌈부와 친구들...

후원아동 너비나와 알리샤...그들의 언니들...

이 아이들을 호텔로 초대해서 피자와 국수를 시켜줬어요.
남아 선호사상이 뿌리깊게 남아 있고, 형편이 어려워 외식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소박하나마 제대로 대접한것 같아 일행모두 맘이 너무 좋았답니다.

생전 첨 82쿡에 제 얼굴도 살짝 내밀어 봅니다.
워낙 아이들이 예뻐서 가뜩이나 호빵만한 제 얼굴이 홀딱 깨지만...
이쁘게 봐 주세욤. ㅋㅋㅋ
네팔에 조이하우스라는 한국선교사님들이 운영하시는 고아원도 방문했어요.
그때 선교사님들과 맘편히 맛나게 먹었던 사발면과 기타 반찬들...
후식으로 망고 얼린것을 주셨는데... 으흠...참으로 별미더군요.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도 갖었답니다.
그외...
우리 나라 피자와는 좀 많이 다른 네팔의 피자...
히말라야로 가려고 포카라로 향하던중 번다(데모)로 인해 번다가 풀릴때까지
되돌아와 네팔의 유일한 케이블카를 타고나서 먹은 점심.
아이들이 국수를 하도 맛있게 먹길래 담날 시켜본 국수...꼭 우동같네요.
호텔에 미리 과일을 맡겨두면 식사후 알아서 깍아다 주더군요.
다른 과일은 맛이 덜한데...망고는 정말 맛있었어요.
네팔에서 한국으로 떠나는 마지막날 아침 산책길에 허름한(너무 허름해 식당인줄도 몰랐던)
식당에서 먹었던 간식들...
네팔 과자와 밀크티...
네팔라면과 도너츠...
네팔라면은 집에와서 네팔이 그리울 때마다 먹으려고 한박스나 사왔답니다.ㅎ
집에 홀로 남은 남편을 위해선 겨우 볶음 고추장 하나 해 놓았는데...그나마도

남편은 내내 밥에 비벼만 먹고...

남은것은 귀국해서 매운 음식이 넘 그리운 제가 홀랑 다 요리로 써 버렸어요.
네팔에서 먹는 우리나라 음식은 제대로 매운게 없어 매콤한게 많이 그리웠지요.

집에 오자마자 요렇게 매운 콩나물 볶음밥도 해 먹고...

제육볶음도 볶음고추장 넣음 더 맛있어요.


두부조림에도 넣구요.

종종 크림스파게티에도 넣어주면 느끼함이 사라지지요.
이렇게 잃어버렸던 입맛은 쉽게 다시 찾았는데...



눈빛이 아름다운 이 사람들... 이 아이들을 향한 마음은...
자꾸만 자꾸만 되새김질이 되어 그곳으로 절 이끕니다.

포카라에서도, 담푸스 산장에서도 얼굴을 보여주지 않던 깍쟁이 히말라야 산맥을
거의 마지막즈음에야 카투만두 숙소에서 볼수 있었답니다.
버스로 8시간 이상을 달려달려가야 겨우 산밑턱에 도착할수 있을까 말까 하는 먼곳임에도
구름인듯 환상인듯 그러나 또렷하게 보일수 있다는게 신기했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낯설고 멀기만 했던 네팔이란 나라가
이젠 구체적인 한명한명의 이름으로... 또 그들의 아름다운 미소의 땅으로 기억될것입니다.
차가운 얼음물 한잔의 감사함...??을 깨달은거야 말할것도 없구요.^^
여행내내 얼음은 구경도 못했고, 에어컨 바람역시 먼나라 얘기였으니까요.
자~ 기인 수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던 야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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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행복한 곰세마리하우스^^....
곰사진을 클릭하심 놀러오시게 됩니당~^^
언제 끝날지 모르는 네팔여행기를 계속 올리고 있는 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