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 가보니 코너로 옮겨졌어요.
음식에 관련된 에피소드라고 생각했는데
글을 쓰다 보니(울컥해서) 정치색이 너무 짙었던 것 같아요.
올리면서도 조금 걱정을 하긴 했는데...^^;
손 봐서 키톡에 올릴까하다가
운영진이 옮기셨던대로 ‘식당에 가보니’ 코너에 올렸습니다.
(나는야 말 잘 듣는 82성골회원!)
예전의 82를 그리워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 예전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많은 길을 걸어왔죠.
82이름으로 하는 많은 일들...
우리가 82에서 만났으니까 82cook이름을 거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운영진에게 부담을 주는 게 아닐지 늘 염려되었습니다.
다른 생각을 가진 회원분들도 분명 존재하시구요.
나와 다르다고 틀린 건 아니죠.
그런 배타적인 태도가 소통불가한 요즘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예전으로 돌아간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고
(그럴 수 있다면 저도 그러고 싶어요.^^;)
게시판의 성격에 맞게 카테고리를 찾아서 올리는 게 운영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아닐지... 하고 생각해봅니다.
열을 식히는 의미에서 아이스크림 올려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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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이렇죠?
묵은 가전 활용하기라고...

이 아이스크림 메이커를 말씀드릴 것 같으면~
자그만치 3년 묵은 거에요...-.-;;;
신혼 초에... 한창 여러 마트를 전전하고 있는데
그 날은 양재 코스트코에서 아이스크림 메이커를 파는 거에요.
그래서 음, 괜찮군... 다음에 오면 사야겠어.
이랬는데 다음에 가니 품절됐더라구요.
헉!!!!!!!!
괜히 조급한 마음이 들어 수소문해보니 양평점에 있다네요.
그래서 제가 차도 없이 지하철 타고 가서 낑낑대며 들고 왔다는 거 아닙니까...
(은근히 무거워요)
급하게 샀으면 그날 바로 개시를 하는 게 맞는 건데...
제 성격이 좀 G랄 맞아서요...
뭔가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시작도 않거든요.
아이스크림 언제 만드냐는 남편의 독촉에
저울이 없어서,
신선한 계란이 없어서,
이번엔 생크림이,
다음번엔 바닐라빈이 없어서 못한다고 참 이유도 가지가지...
진짜 그런 이유도 있었지만,
가지고 싶은 걸 가졌을 때의 여유로움이 발동해서 마냥 세월아 네월아~ 했어요.
그랬더니 자그만치 3년이나...! -.-;;;;
제가 이걸 처음 가동할 때 얼마나 후달렸게요.
보증기간이 1년인데 작동을 안 하면 어쩌지?
사놓기만 하고 한 번도 안 쓴거라고 진상을 부려야 하나... 이러면서요.
재료의 부재도 개시를 막았지만,
사실,
가장 큰 난관은....
냉동실의 공간부족이었어요.

보이시죠?
저기 보이는 아이스크림 볼을 하루 정도 얼려주어야 하는데
대체 뉘집 냉동고에 저렇게 광활한 공간이 있나요?
저요,
이거 하기 전에 냉동실 청소했어요...
냉동실을 뒤집었더니 언제 얼린 건지도 모르는 가자미부터 떡, 사골까지 줄줄이 나오더군요.
반성 많이 했습니다...ㅠ.ㅠ

죄 받을까봐 쬐끄맣게...
흑흑...
저, 아귀지옥에 떨어지기 싫어요.
이제 다시는 안 그럴게요.
제가 얼린 것도 있지만 친정엄마가 워낙 손이 커서 뭉텅뭉텅 참 많이도 주세요.

2년 묵은 사골도...ㅠ.ㅠ
이런 것들을 담아서 버리러 나가는데 옆집 103호 할머니와 복도에서 마주쳤어요.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가시는 줄 아시고)
처음에는 “그래, 애 잘 때 얼른 얼른 버리고 그래야지.” 하시더라구요.
그랬는데 제가 마트 봉지에 담아서 여러 번 왔다갔다하니까
나중에는 이러시더라구요.
뭘 그렇게 사다 나르냐구....^^;;;;;;;;;;;;;;;;;;;;;;;;;;;;;;
냉동실 청소에 불을 댕긴 건 미애님 레시피였어요.
재료가 참 착하더라구요.
마침 유통기한이 임박해 오는 연유도 있어서 완전 딱이었죠.
원 레시피는 요기...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kit&page=1&sn1=on&divpage=6&sn=on&ss...

레시피대로 우유 200g과 연유 90g을 섞은 후 아이스크림 메이커에 돌리기만 하면 되요.
참 쉽죠 잉?
아차차...-.-;;
쉽다는 말 취소에요.
냉동고 청소,
결코 쉽지 않았어요. -.-;;

점점 몽글몽글해지죠?

너무 신기해서 계속 붙어 있었어요.
투입구가 뚫려있어서 견과류나 말린 과일 같은 걸 추가로 투입할 수 있어요.

기계에 넣고 한 10분 정도 있었나?
그 정도 되니까 이런 질감이 나오더군요.
아이스크림 되는 과정은 편한데 전처리가 좀 피곤하다는...
그리고 돌아가는 소리가 은근히 시끄럽습니다.

이제 완전 아이스크림 같죠?

완성되자마자 아이스크림 스쿱이고 뭐고 완전 흥분해서 얼른 떠 넣었어요.
그 와중에 그릇을 얼리는 정신은 있었네요.

요거 딱 두 덩어리 나오는 양이에요.
베스킨라빈스로 말씀드리면 싱글 라지 사이즈로 두 덩이 정도?

바닥에 깔리는 양도 은근히 많더군요.
포크로 긁어먹었어요.;;;;
맛은 서주 아이스크림과 비슷한데...
달지 않고 아주 부드러워요.

슈퍼에서 팔더라구요.
반가워서 얼른 샀는데 예전 그 맛이 아니네요.제가 만든 게 훨씬 맛있습니다.
켁!
(돌 맞고 비명 지르는 거)
-번외편...

이건 보름날 먹은 나물.
물론 친정에서 공수 받은 거에요.
구호물품이라고 할까요...? -.-ㅋ

시원한 물김치도 함께...

이걸 찰밥이랑 먹는 거 라면서요.
밥 먹는 남편을 나지막히 불렀습니다.
“여보...”
“응...?”
남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내 더위 사가!!!!!!!!!!!!!”라고 소리쳤어요.
밥 먹다가 날벼락 맞은 남편...
잠시 멍하게 있더니 체념한 듯 이러더군요.
“왜? 애 더위도 팔지?”
그럼 내 더위 받고 애 더위까지 콜? zz
저 작년 이맘 때 애 낳고 산후조리 하느라 힘들었으니까
이번 여름은 좀 시원하게 보내도 되죠?

첫 개시할 때 크기는 이렇습니다... 보여드리려고 찍었거든요.

근데 오늘 꺼내보니...-.-;;;

게으른 거...
이제 인정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