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는 달랑 두 딸과 나...온통 여자들 뿐^^
이런 날... 우리는 남편 몰래... 남편이 싫어하는 음식을 해먹는답니다.
남편은 김밥을 잘 안 먹어요. 얘들 학교에서 소풍을 가는 날도... 김밥싸면서 한쪽에선... 남편을 위한 한정식 한상차림이 준비되곤 했지요. 오늘은 소풍은 안 가지만... 김밥 먹은지도.. 오백만년은 된 듯하여..김밥을 아침부터 쌉니다.
우리 집 막내... 여러 가지 욕심이 많은 아이인데... 소풍가는 날이면... 주문이 들어옵니다.
오늘은...김밥하고 유부초밥하고 주먹밥하고 그렇게만 싸주세요. 라든가.. 아님.... 김밥하고 야끼 오니기리만 싸주시면 되요.. 이렇게요.. 꼭 식당에서 주문받는 듯하지요.ㅎㅎ
그 속내야... 뻔하죠... 친구들한테... 와아~~~ 이 소리를 꼭 들어야 속이 시원하거든요..
그 마음에 부응하여... 열심히 싸대곤 했는데.... 이젠 그것도....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말았어요.
오늘은 그 날을... 추억하며 김밥을 쌉니다.
오늘의 메뉴는... 우리집식 김밥...하고 귀염누드김밥 두가지 할 거에요.
유부초밥이랑.... 주먹밥, 야끼 오니기리... 이런 것 다 하기엔 이젠 체력이..... 바닥인지라~~~
우리 나라 음식에서 맛있는 밥 짓기가.... 중요하듯...김밥도... 제일 먼저 밥을 맛있게 잘 지어야겠죠?
쌀은 30분 불린 쌀로.... 오늘 분량은.... 불린 쌀 3컵에 물은 1+3/4컵 정도면 딱 적당해요.
김밥용 밥은 그냥 밥보다는 고슬고슬하게 지어야 좋아요.
전 그냥 압력밥솥에 했지만 김밥용 밥은 냄비밥이 더 좋아요.
불린 쌀을 솥에 안치고... 다시마 한 조각과 청주 한 술 넣고 밥을 짓습니다.
냄비로 할 때는 다시마.. 쌀이 끓어 오르면... 건져내세요. 다시마는 오래 끓이면 떫은 맛이 나거든요.
하지만 저처럼 압력밥솥에 할 때는 그냥..하는 거죠...

밥을 안쳐놓고... 계란 지단부터 부쳐야겠네요. 계란 지단을 부칠 때는 막을 제거해주어야 하는데... 거품기로 하면.... 거품이 생겨서..나중에 곱게 지단이 부쳐지지 않아요. 저처럼... 가위를 가지고... 위 아래로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가위질을 여러번 반복하면 쉽게 막이 제거되거든요.


계란물을 조금 더 곱게 해도 좋지만.. 갈 길이 바쁜 관계로... 대충 했네요... ㅠ.ㅠ
계란을...풀어놓고... 소고기80g도... 곱게 다져서.... 밑간(생강술 1작은술, 설탕 1작은술)을 합니다.
간을 할 때 여러분은 어떤 간부터 하세요?
요리는... 정성이 최고이고.. 재료도 좋아야 하지만... 요리는 과학이기도 해요.
요리에는 기본 공식같은 것이 있답니다...
늘... 설탕 > 간장, 소금...의 공식을 머리속에 숙지하시면 좋아요.
오늘 고기 재울 때 밑간도... 설탕부터 들어가요. 그렇게 잠시 재웠다가... 다진 파 1작은술, 마늘 1/2작은술, 후추 약간을 뿌리고 나서... 맨 마지막에 진간장 1작은술, 깨소금, 참기름으로..고기를 재워야 간도 잘 배고 맛도 잘 들게 되지요.
우리가 흔히 쓰는 간장에도 2가지가 있는 것 아시죠?
아마... 새댁들은... 뭐가 뭔지 몰라... 조림할 때건.... 초간장으로 찍어 먹을 깨건... 아무거나 쓸지 모르지만...
생으로 먹는 간장은 우리가 양조간장이라고 하는 것을 쓰구요.
불로 조리거나 익히거나 할 때 쓰는 간장은 진간장을 쓰면 됩니다.
헷갈리지 마세요~~~
그리고 고기를 재울 때... 좋은 고기라면...오래 재울 필요가 없어요. 30분~1시간이면 딱 적당합니다.
수입고기라든지..신선하지 못한 고기는... 양념이 오래 배이도록 두어야 냄새도 제거되고, 맛도 좋아지지만요..


고기를 재워놓았으면... 다시 계란 지단차례....
계란 지단은.... 녹말가루를 쓰지 않고..계란 자체만으로 해야 더 맛은 있지만...볼륨감이 없어서... 일본 계란지단처럼 볼륨감있게 만들기 위해 녹말가루를 쓰는데요. 계란지단에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많이 쓰는 감자녹말이 아니라.. 옥수수녹말을 써야 더 좋아요.
더 매끈하다고 할까요?
전... 저렇게 통에 담아서... 유효기간을 위에 써 놓아요... 원래 봉투가 없어지면... 모르잖아요...
글씨가 휘갈겨서 거시기 하네요...ㅎㅎ

계란 3개이면..녹말가루 3큰술에 물 3큰술을 혼합한 녹말물을 계란에 부어서... 쓰면 되는데요.
전... 그냥..녹말가루 2큰술에 물 2큰술로 했더니 볼륨감이 조금 떨어지네요...ㅎㅎㅎ

이제 밥이 다 되어 가네요.
김밥에는 양념하는 방법이 두가지 있어요.
하나는... 소금하고 참기름, 깨소금으로 고소하게 하는 방법이고요.
또 하나는.... 배합초(단촛물)에.... 버무리는 방법인데... 자기가 좋아하는 대로 하면 되지만...
날이 더운 요즘같은 때는
배합초를 섞은 초밥이 훨씬 보존에도 유리하고 맛도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오늘 배합초에 섞을 건데요.
배합초에 섞을 때는..뜨거운 밥에다 휘리릭~~~ 섞어서 식혀주어야 해요.
그래서.... 밥 식힐 통도 준비해놓고...
저 밑에 깐 것은..시루밑이라고 해요.. 왜 떡 찔 때... 달라붙지 말라고... 까는 거요.
시루밑이...조금 작은 이유는.. 제 찜솥 사이즈에 맞춰서 잘라놓았기 때문에....ㅎㅎ

이젠 김밥 소를 준비합니다.
우선 시금치 나물...
파릇파릇 데쳐졌지요?
나물이 담길 만큼의 물을 끓이다.... 소금 조금 넣고... 다 끓었으면 불 끄고...
그냥 시금치를 젓가락으로 뒤적뒤적해가면 슬쩍 데쳐야 파릇합니다.
끓이지 마세요...

김밥에는 오이도 꼭 들어가야 향긋하고....씹히는 맛이 좋아요.
오이 한개를 길게 썰어서.... 반으로 가르고 그리고 다시 반으로 가르는 식으로 굵기를 보아가며...
모두 8~10조각으로 만들면 적당...


이렇게 자른 오이를... 소금간을 일반적으로 하실지 모르겠지만..
전 배합초를 가지고 잠시 간이 배게 절일 거예요.
요리할 때.... 꼭 상비해놓고 쓰면 좋은 필수 양념 몇가지가 있는데요. 배합초도 그 중 하나에요.
이따 밥에 배합초를 붓고 밥 간도 할 거구요. 이렇게 오이도 양념하기도 하지만...
반찬할 때... 야채를 새콤달콤한 맛을 내야 할 때.. 만들어놓은 배합초를 쓰면 일일이.... 계량해서 안 해도 되거든요.
오이 옆에... 이금기 유리소스통이 제 배합초 보관통입니다.
항상 저 통에 한 가득 만들어 놓고.... 쓰곤 하지요.

오이가 절여지는 동안.. 밥이 다 되었네요.
다시마 거둬내고.....
배합초 8큰술을 뜨거운 상태의 밥에 넣어 주걱으로 뒤적뒤적 버무리면서..밥을 식혀줘야... 밥에 윤기도 좌르르~~
맛도... 휘리릭...들지요.


김밥 소야... 뭐 좋아하는 뭐든 넣어도 상관 없어요.
전.... 어묵 꼭 들어가야 맛있어요.
사실.... 이 어묵...쓰지 말아야 하지만....
여러분은 식재료 사실 때... 제품에 표기된.... 성분표를 꼼꼼이 읽어보고 사시나요?
사실... 요즘 가지가지 현대병이 많아지는 이유중 하나가...우리가 편리함을 추구하고... 더 맛있는 것.. 맛.. 맛을 추구하다 보니...
만드는 사측에서야.... 편리한 방법으로... 가지가지 식품첨가물을 넣어서.... 먹지 말아야 할 것들을 우리가 엄청 소비하고 있기 때문일 거에요.
어제 김밥 할려고 산 어묵 뒤 성분표도 자세히 보면.... 깜짝 놀라게 되지요.
오늘 어묵성분표입니다.... 연육(수입산 어육, 백설탕,D-소르비톨, 산도조절제) 소맥분, 정제염, 엘-글루타민산나트륨, 디-키실로스, 어묵맛시즈닝, 소르빈산칼륨(합성보존료), 글루코노델타락톤, 산도조절제 , 효소처리스테비아,
이렇게 들어있네요..그리고 어육이 몇프로인지는 아예 씌여있지도 않아요..물론 대기업이라고 믿을 것은 못되지만.. 대기업 제품이 그렇습니다.
그런데도.. 전 어묵이 들어가야 맛이 있으니 어쩝니까?
(사실...전 어묵도 가끔 집에서 만들어 먹는데.. 일체의 식품 첨가물 넣지 않고.... 맛있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요..조금 귀찮긴 하지만요...) 오늘 어묵... 그나마... 식품 첨가물을 제거하려고...물에 데쳐 냅니다.(그러면 조금은 적어진다고 하더라구요...)

데친 어묵2장 에.... 다른 것 할 필요없이
조림간장 1술하고 고추가루 1술 넣어서 살짝 졸여주면 되고요..
시금치 나물은 홈메이드 맛소금 1작은술, 깨소금, 참기름만 넣어서 조물조물 무치고요..
김밥 소에 들어갈 재료도 일일이 다 밑간을 해 주어야.. 간도 잘 배고..맛도 좋아요.

30분 정도 재운 고기도.... 스텐 볼에 달달 볶고.....


오늘 김밥 싸기 전에.... 귀염누드롤을 하나 말아줄 거에요.
우리집 아이들이... 이 롤을 보고 귀엽다고 해서.. 이름이 귀염누드롤이 되었어요...ㅎㅎ
이거 아주 간단해요.
오이채하고 크래미 잘게 찢어서....
마요네즈하고.... 무쳐서 말면 되는 거라...
마요네즈는 시판 마요네즈를 쓰면 좀 느끼하겠지만.. 전 그냥 제가 땅콩하고 갈아서 만든 것이라.... 덜 느끼하고 맛도 더 좋거든요.
만약 마요네즈를 싫어하거나..... 없으면 칠리소스 같은 것으로 버무려도 좋겠죠?

마요네즈라... 백후추도 갈아서 조금 넣어주었고요..

김발 위에..랩을 깔고..
밥을 올리고..김 3/4장을 잘라서 깔고..그 위에 버무린 마요네즈를 올려주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올려서 돌돌 말면 이런 모양이 나와요.

김밥 소도 나란히 나란히 정리해놓고....
돈도 다시 한번 깨끗하게 씻고...
말 준비 시작~~~~


한국의 멋..오방색요...




김밥만 먹기엔..뭔가 2%가 부족한 것 같아서...감자전도 부쳤어요
감자전... 전... 강판에 갈아서 합니다.
믹서에 갈면..물만 많이 나오고 질감도... 안 좋아요.
전 이런 아나로그 방식이 요리에선 훨씬 좋아요.
감자 2개 강판에 갈아서... 감자녹말 고봉 한 술 넣고.... 소금 약간 뿌려서..반죽...
아까 지단 부친 사각스텐팬에 부쳤습니다.


전..감자전은 도톰하게 좋아요..다른 전은 얇게 부치는 게 좋은데... 감자전은 도톰하게.... 부쳐야 더 쫄깃거리고 맛있더라구요.


2% 부족한 것... 감자 전으로 채워도... 1%는 부족한 것 같아서리....
달걀 국도 끓였어요.
멸치육수 내서... 마른 새우 넣고... 달걀 푼 것을 줄알친다고 하죠...
이것도 약간의 요령만 터득하면.. 부드럽고.... 이쁜 계란국이 되지요.

남은 김밥 재료는...... 전... 싸 놓지 않고...재료만 다시 담아서..
냉장 보관했다가... 먹을 때 싸 먹어요.
그래야 마르지 않고 좋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