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매실장아찌
그냥저냥 소소한 얘기들을 하다가 머뭇머뭇 물어보는 거에요.
"혹시, 지난번에 네가 준 그거. 쫀득쫀득한 매실 아직도 있니?"
친구가 말한 쫀득이는 매실장아찌를 말합니다.
사진의 뒷줄의 작은병의 매실장아찌는 정석대로 작년 6월에 매실을 받은 날 칼로 쪼개서 담은 장아찌입니다.
칼로 모양내어 쪼깨었고, 아삭아삭한 식감이 있어 선물하기에 좋았습니다.
앞줄의 두 그릇은 작년 가을에 항아리에서 건져낸 매실을 냉장고에 보관하다가 씨를 빼어 만든 매실장아찌입니다
사진엔 없지만 작년가을에 씨빼서 바로 고추장에 묻어둔 매실단지도 하나 고이 있습니다. 이건 할머니께서 시키는 대로 만든것인데 장아찌도 오래 묵혀 먹으면 약된다고 하셔서 한 이년 묵혔다 먹을려구요
앞줄 왼쪽은 씨만 빼어서 엑기스에 담가놓은 것인데 심심할때, 또는 고기먹을때 피클처럼 먹습니다.
앞줄 오른쪽의 것은 왼쪽의 것을 건져내서 고추장과 매실엑기스를 더해서 버무려놓은 겁니다.
지난번 친구왔을때 매실장아찌를 정말 맛있게 먹길래 조금씩 덜어서 보냈는데 처음엔 아삭한게 더 맛있었는데 먹다보니 쫀득이가 자꾸 당기더랍니다. ㅋㅋ
앞줄의 것들은 모양이 넝마처럼 너덜너덜해서 손님대접하긴 그래도 맛은 절대 너덜하지 않습니다.
옆집 아주머니랑 친한 동네 아주머니께 드린적이 있는데 자기는 매실 건지고 그 아까운 걸 다 버렸다며 올해는 꼭 이거 만들거라고 저 볼때마다 자꾸 방법을 물어보시네요.
잊을만 하면 한번씩 물어보시는데 몇번을 물어보셨는지 세기도 힘듭니다. ^^;;
아삭한 것은 손님이나 와야 예쁘게 담아놓지 잘 안먹게 되고, 평소에는 저 쫀득한 장아찌를 즐겨먹어요.
식감은 무말랭이와 비슷하다고 상상하시면 됩니다.
저나 동생이나 술을 즐기지 않아 매실주도 안담아서 별수없이 모두 장아찌로 먹어야 할 운명입니다.
건져낸 통매실의 양이 만만치 않아서 커다란 락앤락김치통에 넣어 보관합니다
솔직히 실온보관해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매실 씨안빼고 담으시는 분들 가을에 이걸 건져서 다 어디에 쓸까 고민이시죠?
올 가을에 매실 씨빼서 그대로 한번 장아찌 만들어 먹어보세요.
저 3년전에 처음 만들어 먹어보고는 해마다 저거 만들어서 냉장고에 쟁여놓고 떨어지지 않게 두고 먹어요.
첫해엔 매실을 10킬로 했었는데 이 장아찌가 일찌감치 똑 떨어져서 너무 아쉬웠어요.
그래서 그다음해엔 20킬로, 작년엔 30킬로를 했다는 거 아닙니까. ^^;;
작년 겨울까진 그 전해에 만들어둔걸 먹었고, 지금은 작년에 건져둔걸 먹고 있습니다.
작년에 무리를 했더니 지금 있는걸로 내년 초까진 넉넉히 먹을 것 같아요.
저기다 조금 정성을 더해 깨소금,참기름,마늘 등 식성대로 양념 조금 하면 더욱 맛있습니다.
깨소금이 똑 떨어져서 못뿌렸는데 조금 더하면 맛있어요 ^^;;
단단한 매실일수록 살도 도톰하게 남고, 쫀득쫀득합니다.
무른 황매의 경우엔 과육이 다 녹아버려서 비닐같은 껍질만 남기때문에 씨를 빼기는 쉽지만, 장아찌로 먹기에는 별로에요.
건져서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면 대충 감이 옵니다.
P.S : 저는 모든 장아찌류에 EM원액을 조금씩 넣습니다.이렇게 하면 절대 골마지나 곰팡이가 생기지 않습니다.
사진의 고추장매실장아찌에도 티스푼으로 하나정도의 원액을 섞었습니다.
작년 가을에 만들어둔 간장을 이용한 장아찌들도 다시 끓여붓는 과정을 한번도 하지 않았는데도 골마지 하나없이 신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요.
EM원액이나 배양액은 액체양의 1%정도를 넣으면 된다는데 저는 대충 주방저울로 무게를 재어서 무게의 0.5%를 넣습니다. 가령 간장장아찌무게가 2kg정도 된다면 원액은 10g(1큰술)을 넣어줍니다.
[만드는 방법]
하나. 뒷줄의 매실장아찌
1. 매실을 씻어 매실꼭지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단단한 매실과 무른 매실을 분리해둡니다.
2. 분리후 선풍기로 습기까지 완벽히 말려준 단단한 매실을 4쪽, 또는 6쪽으로칼집을 내어 밥주걱으로 눌러줍니다
=> 씨에서 매실이 우두둑 떨어져 나옵니다. 이때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게 뭉개지는 느낌이 든다면 이런건 매실이 ㅈ아아찌가 안되고 퓨레상태가 되어버리니 빼두세요.
저는 이렇게 빼둔 것과 과육자른 매실씨를 이용해서 잼만들어요. 매실씨에서 과육이 의외로 많이 남거든요.
그리고 물기는 당연히 다 빠지고, 습기까지 다 말라서 보송보송해지도록 선풍기를 몇시간 틀어주세요.
겉보기에 다 말랐겠다 싶었는데 아래쪽 매실에 습기가 느껴진 거 그냥 했더니 거품끓고, 시큼해지고 그러더라구요.
그리고, 매실은 하루만 지나도 금방 더 익어버리므로 순수한 장아찌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도착한 당일 밤 늦게라도 장아찌로 처리해 두는게 좋습니다.
3. 씨를 뺀 매실과육만의 무게를 재어서 이 반절 무게의 설탕과 버무려서 유리병 또는 항아리에 담습니다.
=> 설탕의 농도가 높을수록 매실에서 수분이 많이 빠져서 꼬들꼬들한 상태가 됩니다
농도가 약할수록 아삭아삭해요
4. 하루만 지나도 매실액이 엄청 많이 생깁니다. 사나흘 또는 일주일이상 지나매실들이 위로 둥둥 뜨면 밑의 액을 따라 매실엑기스항아리에 합치거나 요리용으로 따라둡니다.
그동안 이삼일간격으로 깨끗이 소독한 플라스틱국자(대나무나 금속은 안됨)로 위아래 골고루 섞어줬어요.
5. 4의 위로 두툼한 설탕마개를 합니다. 저는 보통 1cm정도의 설탕을 덮고 쭉 보아가며 설탕이 다 젖어서 과육이 드러나보이면 다시 덮개하는 식으로 설탕덮개를 계속 했습니다.총 설탕양이 매실과육 무게의 70~80%가 될때까지 덮어줬습니다. 이정도면 보통 이주정도 지나고 매실에서 또다시 물이 많이 빠진 상태가 됩니다.
이 상태에서 매실이 부글부글 끓거나 식초 냄새가 나지 않는다면 1주일 더 실온에 두었다가 냉장고에 옮겨서 두고 먹으면 됩니다. 매실은 섞어주지 않아도 됩니다.
만약 거품이 부글부글 생기거나 식초 또는 술냄새가 난다면 가라앉은 설탕이 다 녹도록 매실을 잘 저어줍니다. 여기에 다시 설탕마개를 해두면 됩니다.
처음부터 총 3주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먹기 시작해도 됩니다.
식성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과육무게의 100%이상일 경우 너무 달아서 싫었습니다.
120%까지 더한적 있는데 매실말랭이의 느낌이 날 정도로 꼬들꼬뜰했습니다.
과육의 120~125%무게의 설탕은 씨를 안뺀 매실의 무게입니다. 즉 매실:설탕 =1:1 이죠.
저는 제 입맛과 매실상태에 따라 과육의 70~90%무게의 설탕을 사용합니다.
발효기간(실온)은 3주면 충분한것 같고, 냉장고에서 숙성기간은 오래될수록 맛있었습니다.
이게 제가 매실장아찌를 묵혀먹는 가장 큰 이유인것 같습니다. 최소한 1년이상의 것만 먹어요.
설탕의 양과 아삭함은 반비례합니다.
백화점에서 파는 것과 비슷한 아삭함을 내려고 실험해본결과 정말 적은 양의 설탕을 써서 매실과육에서 물이 거의 빠져나오지 않게 절이는 것이 핵심이었어요.
아삭하긴 했는데 물이 많아 맛은 별로였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삭한 감을 최대한 살리고 싶다면 설탕을 적게쓰고, 실온발효를 최대한 짧게해서(2~3일도 괜찮음) 냉장고에 넣어버리세요. 대신 냉장숙성을 좀 길게해서 드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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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져낸 매실로 만드는 장아찌(쫄깃한거)
청매로 담았던 매실이라면 건져낸 후 매실이 씨에 착 달라붙어서 단단한 형태를 이룹니다.
이걸 칼로 씨를 도려내고 벗길 수 있으면 다 벗겨요.
만약 칼로 벗기기 힘들정도라면 한번 끓였다 식혀둔 물에 담궈서 냉장고에서 하루~삼일 정도 불려둡니다.
그럼 살짝 탱탱하게 불어서 벗기기 좀 쉬워져요. 이때 채반에 건져서 물기 빠진다음 벗기면 됩니다.
(이 물 버리지 말고 음료로 드세요. 전 이것도 굉장히 달아서 물과 얼음 추가해서 마셨어요.)
처음엔 조금 벗기다 힘들어서 불려서 다 했는데 하다보니 요령이 생겼는지 불리는 거 귀찮아서 안불리고도 씨 잘 빼냅니다 ^^
여하튼, 과육 벗기는 게 가장 큰일이니 여기까지만 하면 다 하신거에요
이 과육을 고추장과 버무려 묻어두면 매실고추장아찌가 됩니다.
큰 볼에 매실과 고추장과 효소를 넣어서 버무려가면서 고추장의 농도를 조절하세요. 전 이때 좀 묽다싶이 매실효소를 많이 넣어서 큰 유리병에 넣고 맨 위를 고추장으로 1cm이상 묻어뒀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 매실과육이 수분을 다 흡수해버려서 굉장히 뻑뻑해졌더라구요.
그래서 이걸 다시 볼에 쏟아붓고 매실효소를 더 넣어서 버무려두었습니다. 그런데도 수분을 싹 흡수해버렸어요.
처음에 좀 물기가 많다 싶어도 나중엔 다 매실과육이 흡수해 버리니 걱정말고 고추장과 효소를 듬뿍 섞어서 두면 살짝 통통해지고 쫄깃쫄깃한 매실장아찌로 변해있을거에요 ^^
여기에 나중에 먹을만큼씩 꺼내서 참기름 기타 양념은 해서 드시면 되요.
그리고 고추장말고, 그냥 매실효소만 과육이 잠길만큼 부어놔도 됩니다.
이건 그냥 건져서 그때그때 바로 고추장,참기름 등에 버무려 먹으면 되요. 그대로 먹어도 괜찮습니다.
제가 육류를 먹으면 가슴에 얹힌것 같은 기분 때문에 많이 못먹었는데, 잘 구운 고기 한점에 이거 하나씩 곁들여 먹으면서부터 이 증상이 싹 사라져서 지금은 과식을 맘놓고 합니다 ㅡ.ㅡ;;
한꺼번에 다 하려고 욕심내지 말고, 조금씩 조금씩 심심풀이로 한다 생각하고 해보세요.
엄청 많았던 매실이 어느새 다 없어진걸 발견하실 겁니다 ^^
참, 물에 불리는 거요 적당히 보기에 통통하게 불어서 과육을 벗기기 쉬울것 같단 생각이 들때까지 하면 될것 같아요.
전 이틀이나 삼일이나 별 차이없는거 같아서 주로 이틀정도 불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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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쭌
'09.6.15 9:23 PM너무 맛있어 보여요~
저도 매실건지고 과육 발라서 고추장이랑 참기름에 버무려 먹는데 반찬으로 너무 좋죠~
뒷줄에 있는건 어떻게 담으신거에요?
작년에 담근 액이 많이 남아 올핸 건너뛸려했는데...이런 사진 보면 매실담그고 싶어 손이 근질거려 미티겠어요..
아무래도 태생이 무수리인가봐요..2. 예쁜솔
'09.6.16 12:08 AM매실 장아찌
우리집에는 1년 내내 없어서는 안되는 반찬입니다.
올해는 욕심껏 10kg를 장아찌 했네요.
앞으로 두 주되면 먹을 수 있을듯...
원글님 고추장 장아찌 색감이
정말 먹음직해 보이네요.3. yummy
'09.6.16 4:58 AM아 진짜~~~매실없는 동네 사는 사람은 어떡해요.
부러우면 지는거다;;;4. 테오
'09.6.16 8:40 AM저는 매실액을 담아 석달만에 매실을 건져보니 아주 쪼그라들어 있어서 장아찌를 담을 수 없는
지경이던데....그래서 올해는 아예 씨를 빼고 담았어요
장아찌를 먹으며 국물을 매실액으로 이용하려구요
매실마다 담는 사람마다 매실이 조금씩 다르게 작용하는것 같아요
여기서 매실에 대한 글을 읽다보먄 매실욕심이 무럭무럭 솟아나와 식구가 없는데도
10킬로 담고 10킬로 더 추가했습니다
올해는 매실인심을 좀 나누려구요, 사진이 참 맛있게 생겼네요5. 썬
'09.6.16 9:23 AM아침 분명 먹었는데..
꼴깍꼴깍..
^^
em, 골고루 참 이쁜 녀석이죠?
저도 손 덜덜 떨면서 - 쪼갠 정성이 있으니까 ㅋ -해봤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되어
의심했던 첫 순간이 미안하더라구요6. 별바리
'09.6.16 9:33 AM저도 짱아찌를 담그려고했으나~ 주문한 청매가 생각보다 너무 무른바람에 ㅠㅠ 매실청으로 담가버렸습니다. 1년 내내 매실짱아찌가 그리울 것 같아요~ 내년을 기약해야지요 ㅠㅠ~ 부럽습니다~
7. 훌훌
'09.6.16 11:58 AM건져낸 매실로 장아찌 담그려면 어떻게해야 할까요?
살림 제로인 저는 마음만 굴뚝같습니다.8. Blue
'09.6.16 5:36 PM건져낸 매실로 담는건 본문에 다 적었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좀 난해하게 적어놨나 봅니다.
이 방법을 묻는쪽지의 수가 댓글갯수보다 많네요 ^^;
답변없더라도 서운해하지 마시고 나중에 댓글 한번 확인해주세요.
조만간 정리해서 적어놓겠습니다.
저는 매실효소를 6월 15일 이전에 담아본 적이 없어요.
항상 20일과 30일(또는 7월초)근처로 날짜 맞추어 두번에 나누어 구입해서 담습니다.
20일쯤 구입하는 것은 단단한 매실이 많아서 장아찌 만드는데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30일 근처에 담는 것은 신맛이 거의 없어서 설탕대신 요리용으로 사용해도 신맛으로 인한 거부감이 없어서 좋구요.
올해 첫 구입은 내일 도착예정이니 그나마 평소보다 2-3일 빠른 편이네요9. Blue
'09.6.16 5:47 PM쭌님 // 본문에 추가해서 적어놨어요 ^^
10. 마야
'09.6.17 4:00 PM매실엑기스 담글때도 em원액 넣어도 되나요?
11. Blue
'09.6.18 12:17 AM마야님// 네, em원액을 설탕량의 1% 넣으면 돼요. 처음에 말구 설탕이 어느정도 녹아서 저어줄때 그때 넣으세요. .
12. 봄날의곰
'09.6.28 12:15 AM전 매실씨빼고 무게 달아서 설탕대 매실을 같게 했는데.....좀 적게 넣어야하는군요..1년지난거 조금 남았어요..아껴먹는데 많이 달더라고요....
또, 작년담은장아찌는 매실모양그대로 아삭하거든요..그런데 올해 담은 장아찌는 많이 쪼글아들었어요..설탕 양은 작년과 똑같이 1대1로 했답니다...왜그럴까요?13. 별사탕
'09.7.3 12:02 PM아.. 님 사진 보고 울 집에서 부글거리고 끓고있던 매실액 속의 매실껍질..
다 건져서 먹어버리고 말았네요..
씨 뺀거는 10키로 담았는데 많이 익어서 물렁거리니 거품이 많이 생겨서요...
정말 쫀득하니 맛있어요.. 좀 달아서 그렇지... 달콤한게 땡길 때는 딱인 간식이에요14. 여니
'14.6.10 9:50 PM매실 장아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