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쪽지로 물어봐주시는 분들도 계셨는데...저 아직 도쿄랍니다 ^^;
저의 설레발이랄지 오두방정에 많은 분들이 도움주셔서 마음은 진정된지 오래인데
아직도 도쿄에 있는 게 왠지 부끄러워서 글을 올릴까 말까 했어요 ㅎㅎ
다행히 도쿄의 봄을 보고 갈 수 있어서 열심히 줄기차게 나가 노느라 바쁘기도 하구요 ^^
친정도 다녀왔는데 가는 길에 이제 별 필요없는 겨울코트 바리바리 싸다놓고...
한국가서 82에 벼룩하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짐이 너무 많아서 포기.
신랑이랑 따로 갔는데 둘이 이고지고 간 짐이 60키로정도였거든요 -.-;;;
그 중 1/6은 숙모 드릴 제떡기였는데 솔직히 좀 창피했어요.
그 환율에 코끼리 밥솥 사오는 아줌마처럼 보일까봐서;;
근데 짐이 많아서 그냥 보따리 장수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인터넷으로 항상 한글을 접하지만 그래도 책으로 활자 보는 게 고파서
요리책 몇 권이랑 수필집도 바리바리 싸들고 역시 한~~짐 지고 돌아왔네요.
식재료랑 안 읽어본 책이 있으면 정말 마음이 든든해요 ^^
한상차림은 읽을 거리가 많아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신랑이랑 머리 맞대고 도쿄에서 남은 시간동안 꼭 해야할 것들 리스트를 만들었어요.
초밥은 최소 두 번 먹을 것! 그 외에도 대부분이 먹을 거에요 ㅋ
계획은 실천하라고 있는 거잖아요. 바로 초밥집 달려갔지요.

저렴한 걸로 배 좀 채우고...^^

카운터에 앉아 먹는데 종을 땡땡땡땡 울리면서 감파치 잡는다고 알려줍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마구마구 주문을 하거든요.
근데 전 왠지 마음이 좀 그래서 패스. (뒤에 탱크에 있는 애들도 다 보고 있는데 ㅠㅠ)

이것저것 먹다가 대망의 마지막은 특! 장어초밥으로 장식 ^^
잘 먹고 들어와 친정에 전화했더니 아빠가 그러시네요...
사먹을 거면서 요리책은 왜 그렇게 사가냐고요 ㅋ
.
.
.

주말에 봄맞이 축제가 한창인 록뽕기 힐스에 놀러갔어요.

벚꽃이 이제 막 시작 ^^ (열흘전)

날씨도 좋고

초록 잔디밭이 조금만 있으면 그 위에 사람들이 오글오글

조금 걸어 미드타운으로 가니 좀 띄엄띄엄 ^^

샴페인 칵테일도 한 잔...
근데 갑자기 돌풍이 불어서 먹던 게 다 날아갔어요 ㅜㅜ
허무...;

날 좋을 때 부지런히 다녀야죠. 다음은 긴자~
사람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노천까페에서 라떼도 한잔~
제가 예전엔 *다방이니 하는 곳들에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참 잘 사먹었거든요?
한잔 휙 사들고 학교 올라가면서 마시고...
근데 결혼하고나니 그게 너무 너무 아까운 거에요..
다리 아파서 피곤해서 쉬러 들어가는 게 아니면 커피 안사마셔요 ㅋ
나이가 들어(?) 그런지 커피값보단 자릿세를 낸다고 할까요 ㅎㅎ

가뭄에 콩나듯 가 본 예쁜 까페 ^^
왼종일 힐 신고 돌아다녔더니 발이 아파서 들어갔지요.
힐 신고 때때옷 입고 나서야 이런 데 한 번 갈까 말까...^^;

이런 건 어떻게 그릴까요? 잎사귀니 하트니 하는 건 많이 봤는데 윙크하는 토끼라니!
마시기가 너무 아까웠어요. 토끼가 점점 심령사진처럼 빨려들어가는 것도 좀 그렇고;;

이것 참 일본스러운 짓(?)이 아닐런지..
미니햄버거(지름이 한 5-6센치 될라나요)에 미니샌드위치에 미니타르트에 미니 판나코타...
미니 햄버거가 깜찍해서 만들어보고 싶단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전 속 터져서 이런 건 못할 듯 ㅋ
.
.
.

드디어 벚꽃이 만개!
정말 화사~~했는데 사진은 왜이렇게 어두컴컴한지 ㅜㅜ
벚꽃이 하늘을 많이 가려서 그런가봐요.

흩날리는 벚꽃잎에 청소도 한창이네요.
쓰레기봉지안엔 온통 꽃잎뿐.

하늘을 다 가린 벚꽃잎...
정말 가슴 벅차게 예뻤는데 도로 위라 좀 아쉬움이 있었어요.
길옆 주차하는 곳에 신문지 깔고 앉을 수도 없고 ^^;
그.래.서!

과감히 신랑 연차쓰고 소풍갔어요 ^^
평일이기도 하지만 돈 내고 입장하는 공원이라 더 한산해요.

물가에 가까이 가면 물고기들이 밥 달라고 이렇게 무섭게 달려드네요 ㅎㅎ

위를 올려다보면 이렇게 벚꽃지붕인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책을 보다가 신문을 보다가 음악을 듣다가 수다를 떨다가...
자릿세 300엔이라도 정말 괜찮죠? (입장료가 두당 150엔^^)

아래를 내려다보니 어느덧 이렇게 꽃비를 맞고 있었네요 ^^
(혹시 매트가 눈에 익는 분이 계실지도 몰라요.
이번에 서울 갔을 때 백화점에서 받아온 쿠폰상품이에요 ㅋ)

이렇게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고 왔어요.
정말 정말 행복한 하루였어요.
소풍 간다고 아침부터 종종거리고 도시락 싼 게 아니라 가볍게 나가 사먹어서 그런걸까요? ㅋ
저희 부부가 좋아하는 곳들 한 두번씩 다시 가보고
눈 속에 마음 속에 추억을 다시 한번 담아두고 있어요.
일본이라는 나라를 그리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첫 살림을 꾸렸던 곳이라 애착하게 되나봐요.

관광객 마인드로 기념품 같은 걸 챙겨보려고도 하는데
어느날 갑자기 둘이 꽂혀 구입한 판화에요.
이사가면 액자해서 걸려구요 ^^
마침 작가분이 계셨는데 저희가 일본 떠나는 기념(?)으로 산다고 하니
엽서만한 작품 하나도 덤으로 주셨어요 ^^

2년동안 살면서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누름초밥을 하겠다고 틀도 샀어요.
틀이 없어서 못했던 것도 아닌데 ㅋ
살다보면 쓸 일이 있겠죠? ^^;
+ 저의 호들갑에 같이 걱정해주시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신 82님들 정말 감사드려요.
언니가 있었다면 이런 느낌일까란 생각도 들어요 ^____^
(저보다 나이 어린 82님들께는 죄송하단 말씀을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