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사흘간 난생 처음 초콜릿을 만들어 봤습니다.
베이킹을 하면서도 제가 절대로 손을 대지 않겠다고 맘 먹은 분야가 초콜릿인데,
남편은 어차피 초콜릿을 좋아하지도 않기 때문에 연애때부터 지난 십년간 발렌타인데이를 챙겨본적이 없고,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초콜릿을 양껏 먹일수도 없습니다.
저 자신은... 초콜릿을 너무너무 좋아하지만, 칼로리 압박 때문에 참고 참는 편이고..ㅠ.ㅠ
그런데, 요즘 하도 발렌타인 초콜릿 만들기가 열풍이다 보니까,
심지어 금잔디도 구준표 준다고 만드는데 싶어,
순전히 재미삼이.. 시작해봤어요.
잘 되면... 나중에 장사해볼까?? ...뭐, 이런... 절대 '로맨틱'과는 거리가 먼 흑심으로 말이지요.ㅎㅎㅎ
처음이라 생각보다 템퍼링 과정이 맘대로 잘 안되네요. 온도계 꽂아서 하는데도 말이지요.
몇 번 반복하다보니까 이제 감이 슬슬 잡히는데, 이젠 힘들어서 도저히 더는 못하겠어요. 사흘간 오전내내 초코릿만 만들었더니 이젠 냄새도 지겨워요..ㅠ.ㅠ

맨 처음 만든게 요겁니다.
딸기 가나슈를 만들어서 밀크로 코팅했어요.
각잡힌 멋지구리한 모습을 상상했건만 도구의 부실인지 솜씨의 부실인지 디핑하는것이 너무 힘들더라구요.
완전 뚱땡이들이 되었지요.ㅠ.ㅠ
이후 디핑작업은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만든 초콜릿은 어찌 보관하시나요? 쟁반같은데 쫘악 펼쳐 놔야하는건지... 저는 마땅치가 않아서 락엔락에 그냥 담아놨더니 지들끼리 부딪치면서 상처도 나고 조금씩 딴놈거가 묻어나기도 하고...하여간 처음에 만들어 놨을때처럼 반지르르한애들이 한개도 없어요.)

유일한 단면샷. -->이때만해도 이런 사진을 찍을수 있을정도로 여유만만했다는..ㅡ.,ㅡ
화이트 초콜릿 100그람에 생크림 50그람--> 중탕하여 녹이고,
딸기가루 1작은술(없어서 복분자가루로 색만 냄), 오렌지 술(그랑마니에 혹은 코엥트로 둘중 하나 쓰면 됨) 1작은술 넣고,
말린 딸기 칩은 없고 집에 있던 반건조 딸기를 잘게 다져서 듬뿍 넣었어요.

밀크 초콜릿 탬퍼링해서 몰딩 작업했어요.
속에는 밀크 초콜릿과 피넛버터를 2:1 비율로 해서 중탕으로 녹인후 채워 넣었지요.
탬퍼링이 익숙치 않아서 그런지 윤이 반지르르~ 나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그럭저럭 봐줄만 하죠??
만드는 과정은 제가 너무 좋아하는 coolinblue님 사이트에서 많이 참고 했어요.
탬퍼링한 초콜릿을 먼저 몰드에 꽉 채워 놓고 10분 정도 지난다음 뒤집어서 죄다 털어내고(이렇게 하니까 엄청 지저분해지더군요.) 가나슈를 채운다음, 다시 털어낸 초콜릿을 다시 탬퍼링작업해서 위에 뚜껑으로 덮어주는 방식입니다.
아래에 만든것도 모두 같은 방법으로 만들었어요.
(초콜릿 탬퍼링 과정은 베이킹스쿨 사이트에 가면 자세하게 나와요.)

다크 초코릿 탬퍼링은 더 어렵더라구요.
역시 표면이 매끈하지가 않아요. 게다가 싸구려 몰드라 그런지 한번 사용후 세척하고 마른 수건으로 잘 닦아주었는데도 두번째 사용할때는 처음것만 못하게 나와요.
이래서 자꾸 도구 욕심이 나는가 봅니다.
속에는 다크 초콜릿 100그람 + 생크림 50그람 + 캬라멜 1큰술 + 럼 1작은술 들어갔어요.

요건 때깔이 훨씬 좋아졌죠?
모카 가나슈에 깔루아도 넣었습니다. 겉은 다크로 코팅했구요.
모카 가나슈는 다크 초콜릿 100그람에다가 생크림 50그람, 깔루아 반큰술, 인스턴트 커피 반큰술 넣었어요.
(뭐, 대강 제맘대로 만들었어요. 다른것도 마찬가지지만...)

녹차 가나슈 + 화이트 초콜릿 코팅 했어요.
녹차 가나슈는 화이트 초콜릿 90그람에다가 생크림 45그람, 녹차가루 1작은술 넣었어요.
여기까지 하니까 이제 감이 팍~~ 와요. 요건 윤이 정말 반짝반짝~~ 이쁘지 않나요? ㅎㅎㅎ
녹차가 들어간 초록색 단면이 정말 이쁜데, 잘라 놓은 사진은 딸기 초콜릿 하나 찍고 귀차니즘으로 나머진 죄다 포기해버렸어요.ㅋㅋ
..이제 조금만 더 연습하면 더 잘할거 같은데.. 완전 지쳐버렸어요.ㅠ.ㅠ
사실 그랑마니에 넣은 오렌지 가나슈 하나 더 맹글어 놨는데, 초콜릿 탬퍼링하기가 귀찮아서 팽개치고 있습니다.
그냥 생초콜릿으로 먹어버릴까 싶어요.ㅜ.ㅜ

잘 된것도 있고 못만든것도 있는데, 박스에 담다보니까 그냥저냥 다 섞여 버리네요.
요렇게 두 박스 담아 하나는 남편+ 두 아들놈 주려고 하고요, 하나는 내일 친정 아버지 드릴겁니다. 울 아버지께서 초콜릿을 무진장 좋아하시거든요. ^^

떨거지 모아서 또 작은 박스에 몇개만 담았어요. 요건 아까 큰아이 어린이집 선생님들 간식으로 드시라고 드리고 왔어요.
실은 내일 재롱잔치거든요.
아이들 귀가 시키고 선생님들은 며칠전부터 무대 꾸미느라 늦게까지 일하시는거 같더라구요.
마침 날씨도 꾸물거리는데, 커피랑 간식 있으면 조금 힘이 나시지 않을까 싶어서요,

오전에 초콜릿 만드는 동시에 엘비스 파운드 케익도 같이 만들었거든요.
(이러느라 오늘 발바닥에 땀나게 바빴습니다만..)
뒤에 팬에서 꺼낼때 깨져 버린 못생긴 넘은 우리 애들 간식으로 멕이고,
앞에 있는 그나마 잘생긴 넘 하나 보냈습니다.

요거랑, 보온병에 원두커피 내린거랑, 아까 만든 초콜릿 몇개 담은거랑 보냈어요.
맛있게 드셔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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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은 최근 간식들.

츄러스.
이번에 브래드 가든에서 나온 '홈베이킹 백과사전'이라는 책을 샀는데, 그거 보고 만들었어요.
우노리님 버젼으로 한것 보다 맛이 별로네요. ㅠ.ㅠ
이책, 따라하는 것마다 제가 알고 있는 다른 레시피들보다 항상 조금씩 못해요.
한권으로 끝내는 베이킹 책이라고 해서, 이책 저책 안뒤지고 손쉽게 찾아 보기 좋겠다 싶어 구입했는데 실망이예요. ....이 책 사려던 분들 참고하세요.

튀기는 김에 만든 완전 못생긴 핫도그.

밤빵이예요. 밤식빵 반죽 고대로, 사이즈만 작게 해서 만든거예요. 한개씩 집어 먹기 좋으라고요.
위에도 밤 다이스를 조금씩 얹었는데, 속에는 진짜 듬뿍듬뿍 넣었어요. 먹을때마다 흐뭇하더라구요. ^^
요런빵은, 한번에 먹을만큼 조금씩만 만드는게 좋은거 같아요.
아무래도 하루이틀 지나고 보면 토핑이 눅눅해지고 빵결도 처음같지 않아 지잖아요. 식빵같은것은 딱딱해져도 토스트 해먹으면 상관 없지만 이런건 아무래도 좀 그렇지요.
저도 딱 조렇게 6개만 만들었더니 한나절에 홀랑 다 먹고 치우니 좋더군요.

생크림 유통기한이 간당간당하여 만들어 본 키위 케익입니다.
키위 역시 사놓은지가 좀 되서 무르더라구요. 두가지를 처치 할겸, 마침 조카들 놀러온다길래 주려고 만들었어요.

속에도 키위를 듬뿍 넣었지요. 촉촉하고 맛있어 보이나요? ^^
아~~오늘은 진짜.. 달고 느끼합니다.
저녁에는 김치찌개나 해먹어야 겠어요, 못참겠네요, 증말...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