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당근은 더 당도가 높은지.
감자칼로 깎은 뒤 생으로 우적 우적 씹어 먹어도 참 맛있습니다.
나박물김치에도 넣고 잡채 김밥 볶음밥 각 종 음식류 고명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주황색 당근.
이 당근으로 당근개떡을 오랜만에 쪄보았습니다.

당근개떡이란 말은 2년전 어머님에게 처음 들었답니다.
텃밭에서 농사지은 당근이 어찌나 풍신나던지 손질하기도 귀찮아
깨진 바가지에 담아 한쪽에 밀쳐놨더니만 울 어머님 한 말씀 하십니다.
"옛날에 당근개떡 쪄먹으면 맛있었는디."
"당근을 쪄 먹어요? 맛있나요?."
"밀가루 버물 버물해서 쪄먹으면 얼마나 맛있었는지 아냐~~."
요즘은 먹을게 흔해 당근 쪄 먹을 일 없지만 먹거리 귀했던 시골에서 못생긴 당근들을 골라
흙을 씻어내고 밀가루 고루 묻혀 채반에 쪄 드셨다는 말씀에 귀가 번쩍 틔었습니다.
의아해 하며 "당근개떡이 정말 맛있어요?." 라며 재차 물었더니
역시나 맛있었다라고 똑같은 대답을 하시더군요.
그래서 자잘한 당근을 빨리 해치우기도 할겸 어떻게 하는지 알려달라 해서
두 어 번 쪄 드린적이 있는데 정말 맛있게 뚝딱 드시더라구요.
저도 맛을 보니 생각보다 맛이 좋았어요.
살짝 쪄 낸 당근개떡이 밀가루 냄새가 날듯 말듯 하면서도 담백하고 당도도 높더라구요.

마침 시장 노점에서 할머니들이 자잘한 당근을 팔고 계시더군요.
그 당근을 보니 당근개떡이 생각나면서 맛있다고 잘 드시던 어머님이 생각나 한 봉다리 사왔습니다.
잡채나 음식재료로 쓰일때에는 큰 당근이 좋지만
개떡 쪄먹을 당근은 자잘한게 더 맛있지 않나 싶어요.
당근을 갈아서 물을 짜내면 주황색물이 나옵니다.
그 물로 밀가루 반죽을 하면
주황색 칼국수나 수제비 만두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씻은 당근을 0.5mm 정도 두께로 썰어준 뒤 소금을 살짝 뿌려 밑간을 해줍니다.

소금을 살짝 뿌린 뒤 10여 분 정도 놔둔 뒤 밀가루 옷을 입혀 찌면 되는데...

밀가루 옷은 넓은 비닐 봉지에 살짝 절여진 당근을 몽땅 넣고
밀가루도 조금 넣고 비닐봉지 입구를 잘 잡은 다음 막~~흔들어 주면 밀가루 옷이 입혀집니다.
이렇게 봉다리에 담고 흔들어대면 쏟아지지도 않고 단번에 묻혀지니 참 좋습니다.
일 많은 사람들은 어찌하면 후닥닥 일을 끝내려나? 연구아닌 연구하는게 또 일이랍니다.^^

물이 팔팔 끓을때 이렇게 밀가루 옷을 입힌 당근을 쪄주면 되는데 김이 나기 시작해서 6분 정도 더 쪄주면 됩니다.
너무 찌게되면 무르게되니 꼭!!! 김이 나기 시작하면서 6분 입니다.

기호에 따라 케찹을 찍어 드셔도 맛있답니다.
당근개떡 드셔 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