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추석을 보내고
월요일에 딸아이 친구들 엄마에게 한국음식으로 점심을 먹자고 초대를 했습니다
초대한 사람중에 무슬림이 있었는데 요즘 라마단 기간이라서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금식을 한답니다
너무 미안해서 오지 말라고 했더니 점심보다는 수다가 좋다고 온다고 하더니
막상 당일이 되니 못온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고마웠습니다..^^;;

12시에 점심약속을 했는데
아침에 학교 데려다 주고 집에 오니
9시 반이더라구요
음식 준비하면서
어지럽혀진 거실 치우랴
테이블 정리하랴
기타등등...
사실 저에게도 작은 소망이 있었습니다
손님 초대하기전에 청소와 정리 다 해놓고
웰컴 플라워도 해놓고
테이블에 네임홀더와 외국인이니까 친절하게 메뉴를 설명해놓은 메뉴카드도 놓고
완벽하게 테이블 세팅을 해놓고
저 역시도 앞치마 벗어던지고 좀 우아한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하고픈것이죠
하지만 현실은....ㅋㅋ 넘 힘들더라구요
음식준비만으로도 정말 바빴거든요

버터넛스쿼시로 끓인 짝퉁호박죽으로
에피타이저를 준비했습니다
버터넛 스쿼시로 한번도 요리를 해본적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버터넛 스쿼시가 호박맛이 난다는것도 모르구요...ㅎㅎ
하긴..버터넛스쿼시는 로스팅만 해먹으니까...

베지테리안인 미라엄마도 먹어야 해서
고기는 넣지않고 잡채를 만들었습니다
추석이라서 우리가 먹을것도 만들었는데
당분간 잡채는 쳐다도 보지 않을것 같습니다

비빔국수로 할까? 했는데 재료가 잡채랑 겹치는것 같아서
비빔밥으로 결정했습니다
남은 음식 다 모아서 원하는대로 취향대로 비비라고...
간장에 매실액기스 넣은 소스 하나, 고추장 소스 하나
두개 준비했는데 의외로 고추장을 잘 먹더라구요

버터넛 스쿼시 퓨레를 넣어서 전병을 만들었답니다
계란황백지단,오이,당근,버섯을 넣고 말아서 묶어줬구요
무초절임도 만들었는데 겹치는것 같아서 생략했구요
나중에 주방에 들어온 딜론 엄마에게 절여진 무에 싸줬더니
원더풀..환타스틱..난리났답니다
익은 깍뚜기도 한번 먹더니 넘 맛있다고 좋아하더라구요...ㅎㅎ
나보고 클래버하답니다
모든 음식을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요리한다고...ㅋㅋ
ㅋㅋㅋ

베지테리안인 미라엄마를 위한 두부전
계란도 안먹기때문에
소금간해놨다가
녹말묻혀서 지름에 지졌답니다
간장양념 뿌려줬구요
두부요리에 관심을 가지는데 어찌 먹어야 할지 잘 몰라하더라구요
그래서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알려줬답니다.
살짝 보이는것은 키위드레싱을 얹은 샐러드
올리브유와 비네거만으로 만든 드레싱들을 먹다가
과일이 들어간 달콤한 드레싱을 먹어보더니 역시나 감탄을 하더라구요

치커리에 불고기를 하나씩 올리고 레디쉬를 올려줬습니다
초록으로 하나 뭔가를 더 올렸음 좋았을뻔 했습니다
접시에 달랑 고기만 내놓은것보단 보기도 예쁘고 하나씩 집어먹기도 좋고...

딜론 엄마가 케잌을 사와서 다행히 후식은 준비하지 않아도 되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
후식까지 만든다고 설쳤으면...ㅋㅋ
아이들이 먹고 남긴 산산히 부서진 케이크

영국에 두돌반때 와서
이제 담달이면 만 6살이 된답니다
가장 이쁘다고 생각하는 포즈라네요
딸래미의 원활한 학교생활을 위한
학부형 노릇 해주느라
아주 힘이 듭니다
그래도 씩씩하게 잘 자라주어서 넘 고맙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