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이 나물 (산마늘)이 있다는 말을 전해듣긴 했는데
제가 사는 런던에선 한번도 산마늘을 찾지 못해서
봄만 되면 동네 구석구석을 헤매었는데
결국 9년만에 결실을 맺었습니다
우연챦게 늘 다니던 산책길이 아닌
좀 더 으슥한 산책길에 들어섰더니
여긴 산마늘 밭이 아니라 아예 농장이더라구요
쉬엄쉬엄...시간만 나면 산마늘잎을 뜯어왔습니다
사유지거나 왕실공원만 아니면
산마늘잎을 채취하는것은 괜챦고
뿌리를 채취하는것은 법에 걸린답니다
저희 동네에는 한국사람이 저만 살고 있어서
산책로 구석의 산마늘 군락이 거의 제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워낙 지천에 널려있어
뜯는것은 어렵지 않은데
한잎 한잎 씻기가 무척 귀챦습니다
다행히 데크에 수도를 쓸 수 있어서
저는 편하게 씻을 수 있었는데
이런 수도 시설이 없는집들은
주방의 좁은 씽크대에서 씻느라
무척 고생이 많더라구요
산마늘 잎으로 대충 쑹덩 쑹덩 썰어서 해물 조금 놓고
내 맘대로 부침개도 부쳤습니다
씻다가 너무 힘들어서 지친것들은
대충 삶아서 된장국 끓일 요량으로
냉동실에 넣어도 뒀구요
산마늘 정식입니다
산마늘 잎으로 싸먹는 삼겹살과
산마늘 김치
산마늘 장아찌
산마늘 부침개
그리고 한식이 아니라면
산마늘잎을 넣고 올리브오일,식초,소금넣고
쓩~ 갈아주면 맛있는 드레싱이 됩니다
소원대로
산마늘 장아찌도 담아놓고
산마늘 김치도 담았더니
아주 든든합니다
토요일마다 한국학교에 가는데
제가 다니는 한국학교는
규모가 작아서 가족같은 분위기를 내주고 있는데
중간에 잠깐 있는 점심 시간에
학부형들이 같이 점심을 먹는데
요즘은 주로 비빔밥을 먹고 있습니다
각자 한가지씩만 가져와서
모조리 다 넣고 비벼먹는 비빕밥의 맛은
여느 한식당에서 먹는 비빕밥보다 훨씬 맛이 있지요
큰 양푼에 손으로 대충 쓱쓱 휘저어 만드는
비빔밥은 정말 꿀맛이랍니다
이 날은 스승의 날 행사를 간단하게 했는데
선생님들 식사로 비빔밥을 준비해드리고
학부형들은 평소보다 더 큰 다라이에
밥을 비볐습니다
동네 일본 친구들이 김치를 담는다고 해서
알려주고 왔습니다
한국슈퍼에 갈때마다 김치를 사온다는데
작은 김치 한팩 사와봤자
한끼밖에 안되니
너무 감질난다며 아예 담아먹겠답니다
동네에 인터네셔널 슈퍼가 있는데
한국사람은 우리집뿐인데
김치를 팔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일본사람들이 김치를 찾아서 팔고 있다네요
김치담을 다라이따윈 없으니
볼이란 볼은 다 나왔습니다
김치 담그는법 알려주고
골고루 나눠줬더니
아주 좋아합니다
기무치가 아닌
김치를 제대로 담궈먹는 일본사람들이 될듯 합니다
지인이 아들만 셋이었는데
네째로 이쁜 딸을 낳았는데 벌써 돌잔치를 한다네요
그래서 오지랖 넓은 제가 파티에 쓸 디저트를 담당해주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다 만들어서
배달 준비 끝났습니다
아빠와 아빠 친구들이 준비했다는데
마치 전문 케이터링 서비스를 이용한것처럼
아주 푸짐하고 멋진 파티였는데
제 디저트들도 같이 파티를 빛내줄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지요
뜬금없이 저녁을 다 먹었는데
큰 딸아이가 케이크를 만들어달랍니다
요즘 한참 먹을때라 디저트가 먹고 싶어 그런가? 했더니
내일이 선생님 생일이라며
케이크를 만들어내래요...-_-;;
케이크를 만들기엔 너무 시간이 촉박해서
화분컵케이크로 만들어서
드렸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37살 되신 노총각이라는것이 함정...ㅋㅋ
노총각 선생님이 드시기엔
너무 러블리...^^;;
선생님이 정말 고마워하시더라구요
갑자기 준비해야 했던지라
만드느라 피곤하긴 했지만
뿌듯했습니다
한국학교 스승의 날에 선생님이 드실
디저트였습니다
평소라면 다른 디저트들도 만들었을텐데
갑자기 귀챠니즘에 빠져
모든게 심드렁해진데다
가벼운 교통사고도 나고
마음이 편하질 못해서
생과일 타르틀렛만 만들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