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흔한 블로그도 안하는 제가 매일 저녁 밥상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이유는 단순 기록이에요.
결혼하고 이것저것 시도해보는데 맛있으면 또 해먹어야지하고 그냥 잊혀지는 게 많더라구요.
음식 폴더 만들어놓고 뭐 해먹었나 스윽 넘겨보다 보면
'아 이거 해먹은 지 벌써 꽤 되었네. 오늘은 이거 해먹어야지'하게 되거든요.
또는 자기가 좋아하는 특정 메뉴 자주 안해준다고 우기는 신랑에게 증거물로 들이대기 위해 ^^
오늘도 요 며칠 눌러댄 카메라에 들어있는 사진 풀어봅니다~~

제빵기 사고 신나게 돌리고 있어요.
반죽만 돌려 밤빵을 만들었는데 발효시키느라 기다리는 게 지겨워 대충대충했더니
역시 모양도 대충대충~~

더우니 저녁을 가볍게 먹을 때가 많아요.
이렇게 풀밭에 생햄 몇장 던져두고 치즈 조금 얹어주고 먹을 때도 있어요.
이럴 땐 햄과 치즈가 짭짤하니 소금은 생략하고 올리브오일, 식초, 후추만 뿌려줘요.
요즘 치즈값이 어찌나 올랐는지...물가 오르는 게 여기에서도 눈에 보여요.

아침은 거의 먹지 않는 편인데 밤빵 만들어놓은 게 있으니 이렇게 자리잡고 앉아보기도 하네요.
이날은 좀 안더웠는지 어째 뜨건 걸 마셨나 몰라요.

태국요리 좋아하는 저희 부부가 종종 해먹는 그린커리. 매콤해서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거 같아요.
그린커리 페이스트랑 코코넛밀크만 있으면 간단하구요
닭고기, 피망, 가지는 필수로, 나머지는 옵션이에요.
이날은 씹히는 맛이 좋은 팽이버섯을 좀 넣었는데 태국사람이 보면 기겁할라나요?
일본에선 감자랑 당근을 넣은 김치찌게를 팔기도 하거든요 --; 한국인 눈엔 완전 불합격이지요~
태국에선 카레랑 밥을 한 그릇에 먹지도 않는데 태국사람이 이 사진을 보면 뭐라고 할지 ㅎㅎ
여튼 이 날은 빨간 매운 고추가 있어 좀 넣었는데 매워 죽는 줄 알았어요. 정말 땀을 뻘뻘~~
그린커리 페이스트 자체가 꽤 매콤하기 때문에(브랜드마다 다른지도 모르지만)
고추 넣은 건 좀 오바였나봐요 ㅎㅎ

다음날은 신랑이 햄버거 햄버거 노래를 불러서 처음으로 햄버거빵도 만들어봤어요.
햄버거 빵 만드는데 시간이 우찌나 걸리는지 저녁식사가 좀 늦어졌더니 옆에서 칭얼대는 대형 어린이~

제가 부엌에서 복닥거리는 동안 대형 어린이는 코울슬로 싹싹 다 먹어치우고~~~
달짝지근한 파프리카 넣어 설탕은 정말 쬐금만 넣었구요 마요네즈도 조금만~
레몬즙은 넉넉히 짜넣어 상큼한 코울스로에요.

어린이는 감자튀김이 먹고 싶겠지만 메뉴는 상차리는 사람 마음이라죠 ㅋ
애호박, 가지, 감자, 당근, 피망, 파프리카를 깍둑깍둑 썰어 올리브오일과 소금 후추에 버무려
오븐에 200도 이상에서 한시간 이상 로스팅해주면 정말 맛있답니다.
여기에 전 각종 허브 종합세트인 프로방스허브(Herbes de Provence)를 같이 버무려 오븐에 넣었어요.
넓은 오븐팬 씻기 귀찮아서 냄비에 넣었더니 약간 물이 생길랑 말랑~
넓은 팬에 넓게 뿌려주고 30분쯤 지나 한번쯤 뒤적여주면 좋답니다.

다음날은 신랑이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닭갈비. 우리 신랑은 닭갈비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네요.
닭갈비가 왜 닭'갈비'인진 모르겠지만 야채 많이 먹게 되서 좋은 거 같아요.
양배추가 피부에 글케 좋다잖아요.
브로콜리 새싹을 곁들여 먹었는데 이렇게 같이 먹으면 따로 샐러드 드레싱 안만들어도 되고 편해요.

이날은 단 게 너무너무 당기는 데...왠지 내가 해먹긴 싫을 때 있잖아요.
단 게 먹고 싶다니까 뭐 만들꺼냐고 묻는 신랑. 투덜댔더니 쬐깐한 케익 하나 들고 옵니다.

컥 ㅜㅜ
뭘로 만들면 이리 진한 맛이 나오는지...
단단하지도 않고 이 된 반죽같은 거의 정체는 먹어도 모르겠네요 ㅎㅎ
시나몬향이 폴폴 풍기는 초코케익...정말 쬐끄만 건데도 두조각 먹기 힘이 드네요.

주말에 나들이를 할까말까 고민하다가 점심먹고 천천히 나가기로 했어요.
점심은 가볍게 초간단 비빔국수~
전 모밀을 삶아서 물기 대충 빼주고 국수에 농축모밀장을 조금 붓고 대충 조물조물해줘요.
거기에 김치 얹어먹으면 진짜 맛있거든요. 가쓰오부시랑 김치가 은근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전 그냥 김치 그대로 얹어먹는 게 더 좋지만 신랑을 위해 설탕 조금 참기름 조금 넣어 김치 무쳐줬어요.

그리고 나선 곳은 지유가오카.
인테리어샵들도 많고 까페도 많아서 여자들에게 인기 많은 동네이지요.

제빵하시는 분들이면 잘 아시는 쿠오카도 좀 외진 곳에 있고요~

관광객들에게도 유명한 스윗포레스트~
근데 전 이런 데 별로인 거 같아요. 미나미후나바시 라라포트에 있는 빵야스트리트도 그렇고...
한번쯤 구경하기엔 괜찮지만 가격대비 쫌 별루에요

이렇게 말하면서도 또 뭔가 굳이 사먹는~~~

사진과는 사뭇 다른 엉성한 몽블랑 크레프-
그나마 맛은 있었는데 그래도 저런 종이접시에 8000원쯤 했던 거 같아요 ㅡㅡ;
이러니 귀찮아도 자꾸 집에서 해먹게 되는 거 같아요. 이게 밖에서 사먹으면 얼만데~~~하면서.
한때는 정말 까페에 돈을 퍼다주었는데 이제는 커피 한잔 사먹는 것도 돈이 아깝네요.

일요일 아침은 82의 초히트아이템 멀티플레이어케익.
설탕 줄이고 아몬드 가루 반컵 피칸 반컵 바나나 으깨넣어 만들었어요.
전 이런 막베이킹이 좋아요 ㅎㅎ

늦은 점심은 에스더님의 스테이크.
스테키 칼을 샀으니 칼질 한번 해줘야하는데 일본소는 몸값이 너무 비싸서
좋은 스테이크 고기 사려면 뭐 칼포크 6인조값을 내야겠더라구요;
그래서 호주산을 샀는데 고기맛이 어떨지 미덥잖아서
일단 소스맛으로 덮어보자고 만들었거든요?
헉! 앞으론 스테이크 꼭 이렇게 해먹어야지할 정도로 맛있었어요.
전기오븐이라 브로일 기능이 없어서 250도에서 8분 굽고 뒤집고 8분 구워 내었어요.
전 미디엄을 좋아해서 좀 많이 구워졌다 싶었지만
그래도 안에 약간 핑크빛 돌게 신랑이 딱 좋아하게 구워졌어요.
고기 굽는 시간은 고기 두께를 감안해서 하시면 정말 맛난 스테이크 드실 수 있을꺼에요.
저도 트리플 강추 날려드립니다 ^^

고기먹으니 곁들여 먹는 건 다 가벼운 것들로~~
샐러드에 스테이크 소스 남은 거에 버무려 오븐에 같이 구운 버섯 내었어요.

요건 오후에 만든 쌈무에요.
제가 가진 채칼이 크기가 작아서 통통한 조선무 스타일은 안썰어지구요
무다리라고 하면 억울할 정도로 날씬한 무만 이렇게 동그랗게 썰 수있답니다.
날씬한 무를 채칼로 쓱쓱 썰어 단촛물에 퐁당해주면 끝!
여기에 아주아주 매운 고추를 칼로 구멍 뽕뽕 내서 넣어주면 살짝 매콤한 맛이 좋아요.
중국식 오이피클처럼 해도 맛있긴 하지만 두반장 넣으면 아무래도 좀 지저분해보이거든요.
저희집 냉장고엔 저런 병이 여닐곱개가 좌르륵 저장식품을 품에 안고 있답니다.

점심을 거나하게 먹어서 저녁은 간단하게 빵만 구워 먹었어요.
귀찮아서 그냥 제빵기에 빨리 굽는 코스로~ (그래도 세시간이나 걸려요;;)
일본 사람들은 전자렌지 사용해서 요리하는 걸 참 좋아하는 거 같아요.
요즘 전자렌지도 자꾸 유해성 여부가 논란이 되서 되도록이면 렌지기능은 안쓰려고 하는데
요렇게 카망베르 치즈 뚜껑만 도려내서 렌지에 4-50초 돌려 먹으면 너무 맛있어요;
가운데 후추가 한줄 들어간 치즈는 좀 더 비싸길래 그냥 치즈 사다가 후추는 자체적으로 공급을 ㅎㅎ
막 나온 따끈한 빵이나 크래커 찍어먹으면 좋아요~~
82님들도 주말 잘 보내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