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초대는 고사하고 요리라고 해 본 것도 오래됐네요. (食口들, 미안해요.^^:)
어제 일요일에 두 분 선배님들을 초대했어요.
갑작스럽게 이뤄진 초대라 며칠 전부터 하는 준비는 못했고
메뉴도 간단한 것으로, 재료도 집에 있는 것을 위주로 짰어요.
간단해도 역시 '정식코스' 로 해야 그나마 폼이 난다고 생각하는 주의라
코스메뉴에요.
먼저 도토리 묵국으로 시작해서
어만두
케이준 양념 해물 구이
떡, 떡갈비, 야채구이
비빔국수
과일과 보이차.
도토리묵은 묵가루로 전날 조금 쑤었어요.
거기에 김장김치 볶아 넣고 황백지단과 김채, 이렇게 해서 두고

손님 오시면 멸치맛국물에 간장 간 해서 두었다가 부어내면 되요.

그런데 이 그릇 이쁘지 않으세요? ^^:
지난 '산청 한방 약초 축제'에 갔다가 마칠 무렵 도예전시하는 곳에서 싸게 샀어요.
한꺼번에 여러게 구입해서 정확한 가격은 아닌데
아마 만 얼마 정도 준 거 같아요.
착하고 이뻐서 자랑 좀 하구싶어서요.^^*

어선은 코슷코의 생선포에 양념 없이 떡갈비 양념한 거 조금 덜어서 버섯 다져넣고 치댄 것
넣어서 녹말가루 뭍혀가며 말았어요.
소스는 제 맘대로, 일본 된장에 맛술, 설탕 넣어서 끓이다가
고추장 넣은 것도 만들고 겨자도 넣어보고 그랬어요.

해물은 냉동실 냉동새우, 쭈꾸미에 마늘가루, 카레가루, 고춧가루, 바질 말린 것 넣고 재우고
전복은 양념 없이 그대로 씻어서 준비하고요.

그런데 전복 껍질 째 굽는 거 굉장히 위험하네요.
한 마리가 펑! 튀어올랐어요.
왜 그런가 모르겠는데 다음 부터는 절대로 껍질 떼어내고 구워야겠어요.
바게트 빵을 잘라서 살짝 굽고 같이 드시게 했어요.
해물이라 그런가 소금 간 없었는데도 간간하더군요.

떡갈비는 양념 재워서 냉동실에 둔 것이 있어서
꺼내 녹이고 대충 잘라서 손으로 조물딱 모양 만들었네요.

떡갈비는 양면팬에서 겉면만 살짝 그릴 무늬 내고 오븐팬에 늘어놓고 구웠어요.
그런데 오븐에 넣을 때는 떡갈비 위에 호일로 덮어야 고기가 마르지 않아요.
(제 오븐이 14년된 가스오븐인 관계로.^^:)
떡은 미리 데쳐서 말랑하게 했구요. 좋아하는 야채 같이 구우시면 되요.

간장, 진간장, 황설탕, 매실액, 마늘, 와인을 섞어서 소스를 만들어 끓여두고
상에 내실 때 위에 쭈욱~ 뿌려서 내면 되구요.

이건 오이 냉국 준비한 사진인데
미역 불린 것, 오이, 파, 깨소금이에요.
밑간은 안했어요. 밑간하면 오이에 숨이 죽을 거 같아서요.
대신 맛국물에 간을 해서 냉장고에 뒀다가 시간 맞춰 부어내면 되요.

비빔국수는 말린 홍어에 초고추장 양념해서 비빔 국수로 했는데
와인 한 잔 하고 정신이 없어서 사진이 없네요.
와인은 콜롬비아 크레스트의 리슬링으로 했는데
격식 안차리고 편안하게 달콤한 입가심으로 적당했다 싶어요.
손님 초대하면
주부는 부엌에서 빠져나올 새 없이 음식 만들어서 차려내야하고
그러고도 제 시간에 음식이 안만들어져서 발 동동 구르게 되구요.
그러다 보면 오신 손님과 편하게 대화를 하고 교류하며 친분을 쌓을 기회도 못가지게 되지요.
손님은 손님들 대로 계속 일하는 그집 안주인에게 신경이 쓰이죠.
그래서 저는 과일까지도 다 깍아서 냉장고에 넣어둬요.
깍아서 오래두면 맛이 덜하겠지만
손님 앉혀두고 번잡하지 않아서요.

제 글에 레시피가 없어서 글 올릴 때 마다 이런 글, 올려도 되나 싶어져요.
그런데 워낙 대충의 요리법이라 정확한 레시피 이런 건 애초에 불가능 하고
저 역시 검색을 해서 레시피를 찾아내는 경우도 많고 해서 다른 분들도 그러하시겠지 하고 편하게 생각해요.
그저 손님 초대하실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라고 올리는 글이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