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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아들표 오므라이스~

| 조회수 : 8,479 | 추천수 : 44
작성일 : 2008-05-14 10:19:58
물을 얻어 먹지 못한 고추는 금세라도 죽을것같이
고개를 늘어뜨리고..
그 모습을 본 우리 어머님..

<쟈도 내 만치 허리가 아픈갑다. 와 저리 허리가 꼬부려졌냐>라는
소리에 절박함보다는 어머님의 해학이 입가에 미소를 띄게한다.

밤 사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가 조금 내렸다.

간 밤 비에 고추밭의 잡초들이 제 세상 만난 냥
기세 등등이다.
호미하나 달랑들고 집 앞 밭고랑에 앉았다.


지금 잡초들을 잡지 않으면 나중에는 자랄대로 자라
고추보다 더 주인 노릇을 하려고 할것이다.

  잡초를 뽑기 전..

  잡초를 뽑은 후..

세상 모든 이치는 제 자리에 있을 때 에는 아름답지만
길가에 핀 민들레나 제비꽃은 나그네의 눈을 즐겁게 하지만
우리집 고추밭고랑에 자리잡은 이들은 나에게는 쓸모없는 잡초가되어
일본 고등형사처럼 나는 호미로 무지하게 뿌리째 뽑아 버린다.

그리고는 이런다.
<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일본 형사, 너는 힘 없는 우리 민족>이다라고..

두 서너골 뽑고나니 집에서 아들 녀석이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엄마 점심 드시려 내려 오세요>
세시가 넘었는데 점심은 무슨 점심..하면서 호미를 놓고 밭을 내려왔다.

가뜩이나 입이 짜른 사람인지라 요즘 들어 일이 바쁘다보니 또 입맛을 잃었다.
그러다보니 아침이나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배는 고픈데 도무지 입으로 음식이 들어 가지않는다.
단기방학을 맞은 아들녀석이 엄마의 이런 모습이 눈에 들어왔나 보다.

수돗가에서 대충 흙을 털어내고 거실을 들어서니 맛있는 냄새가 난다.
<으~~~음 이게 무슨 냄새냐? 아들 너도 학교 갔다오면 이런 냄새가 나서
엄마 배 고파요 이랬냐> 주절 주절..

식탁에 차려진 진수성찬(?)
여기 들어와 살면서 나를 위하여 이렇게 맛나고 이쁜 밥을 하여
준 사람이 없었다.
그저 어른 아이 남편 챙기기 바빴지 나 자신을 잊고 산 세월속에
우리 아들이 이렇게 근사한 밥상을 차려 주다니..

김치와 고기를 넣어서 밥을 볶아 밥그릇에 담아 엎어놓고
달걀지단 부쳐내어 케챂으로 마무리까지한 오므라이스~~
그리고 묵은지 한 두어조각..


군침이 돌았다.
중국음식점에 가면 너무 조미료향이 강하여 잘 가지않는다.
그러다보니 오므라이스 먹어 본지가 감감인데..
아들 덕에 오늘 잃었던 입맛을 찾았다.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에 모자지간에 오므라이스 하나로
서로 <너 먹어라 , 엄마 드세요>하면서 맛나게 먹었다.
마지막 남은 한 숟갈..
난 아들을 먹이려고하고 아들은 날 먹이려고하다가
끝내는 아들의 숟갈에 들린 오므라이스는 엄마인 내 입으로 들어왔다.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우
    '08.5.14 10:25 AM

    아드님 요리 솜씨가 장난이 아닌데요.^^

    오므라이스, 침 꼴깍입니다.

    제 고추나무도 얼른 파릇파릇 정신을 차려야 할텐데 ㅎㅎ

  • 2. 청정
    '08.5.14 10:33 AM

    너무 아름답습니다. 부모 자식간에......

  • 3. 써니
    '08.5.14 10:46 AM

    아까 자게서 "아들~!"얘기 읽고 별로 공감 가지 않은 한 사람으로써..
    아낙님의 아들~!소리는 정이 뚝뚝!!사랑이 묻어날듯하네요.(저도 그러는 지라)
    부럽사옵니다.
    그 행복 영원하기를 빕니다..*^^*

  • 4. 냥냥공화국
    '08.5.14 11:00 AM

    요즘 세상에 엄마한테 점심차려줄 수 있는 아들이 몇이나 있을까요?
    엄마 힘든줄 알고 알아서 척척 챙기는 아드님을 보니 참 흐믓합니다.
    정말 든든하시겠습니다 ^^

  • 5. 레몬
    '08.5.14 11:05 AM

    너무 마음 따뜻한 아드님을 두셨네요.
    요즘 똑똑한 아이들은 너무 많지만, 인성까지 겸비한 아이들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어요.
    장가 보내기 아깝겠어요. ^^~*

  • 6. 어중간한와이푸
    '08.5.14 11:32 AM

    세상에... 아드님 연령이 어찌 되시길래??? 정말 감동입니다.
    아낙님의 평소 가정교육이 얼마나 바르셨나를 보여주는 밥상인것 같습니다.*^^*

  • 7. 쭈니쭈넌맘
    '08.5.14 11:54 AM

    아들 잘 키우셨네요
    요즘 맘이 고운 아이들 ... 넘 이쁘죠...

  • 8. 둥이맘
    '08.5.14 12:20 PM

    어떤 훌륭한 레스토랑 음식보다 더 귀하고 맛난 음식이네요. 울 아들들은 언제 커서 엄마밥을 챙겨주려나....(제발 지손으로 지밥이나 잘 먹었으면~)

  • 9. 시골아낙
    '08.5.14 1:25 PM

    정우님. 울 아들녀석 한 요리합니다.
    맨날 제가 음식하는 뒤에서 이것저것 거들어주고 하더니만
    어깨너머로 배운것이 제법 맛도 낼 줄 알고 워낙에 손재주가
    있는 녀석이라 저 보다 더 예쁘게 오므라이스를 만들었네요.

    청정님..아들내미 마음씀씀이가 딸보다 더 살가울때가 많네요.

    써니님..
    전 이름을 부르거나 밖에서는 재동아~하고 부릅니다.
    이름이 재영인데 워낙에 재주가 많아 재간동이를 줄여
    재동아~하고 부르기도 합니다.
    한 번씩 이쁜짓하면 저도 모르게 아들~이란 소리가 나옵니다.

    냥냥공화국님..
    네..울 엄마 딸만 내리 낳아 그런지 우리는 아들욕심이 있었는데
    첫 딸을 낳고보니 조금 서운하였는데 둘째는 아들이라 낳고는
    촌장이 만세 삼창을 혼자 옥상에서 불렀다는 우리집만의 전설이 내려옵니다.
    아들내미가 마음씀이 참 곱습니다.

    레몬님..
    시골 살다보니 자연히 아이들이 마음이 넓고 착하네요.
    우리집은 아들 딸 구분없이 바쁘면 서로 저녁도 해 두고하여
    절 기쁘게 합니다.

    어중간한와이푸님..
    올해 중3년입니다.
    아낙 어른들과 부대끼면서 힘든점도 많지만
    아이들이 제 희망이자 웃음입니다.
    며칠전에는 라이온스클럽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아와
    또 통장에 넣네요.
    아마 장학금과 용돈 모은것이 수월찮을것입니다.(울집에서 현금보유액최고)

    쭈니쭈넌맘님.
    부모에게 모든 자식들은 다 이쁜 법입니다.
    고슴도치사랑 이라잖아요.

    둥이맘님..쪼매만 기둘려 보세요.
    부모가 바른길을 가면 자식은 그대로 따라 간답니다.

    쇠금님..
    고맙습니다. 착하게 보아주셔서..
    그런데 전 한 번씩 아들내미에게 그럽니다.
    너무 착하게 살지 말아라고..
    그게 네게는 굴레가 될 수있다고..(너무 현실적인 엄마가 되어가나 봅니다)
    아들녀석 자기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이 크다는것을 누구보다 제가 잘 알기에요.

  • 10. 나오미
    '08.5.15 1:25 AM

    으흐~~
    이 참에 울 딸 아들 듁었습니다!!!
    솜씨가 좋은 아드님이시지만 맘두 넘 고운 아드님이십니다^^

  • 11. 慶...
    '08.5.15 1:40 PM

    진짜 진짜 맛날거같아요.
    내자식이 엄마를 위해 차린 밥상이니.....
    울 딸 커서 저랬으면 하는 희망사항이 마구마구 생깁니다.

  • 12. 푸른두이파리
    '08.5.15 1:45 PM

    아낙님 또 아들 자랑이시다...칫칫칫!!!돈 내시구 자랑하세욧!
    우리집 시커먼 녀석들...오기만 해바바바바...ㅎ
    날씨가 가물어 농사 지으시는 분들 걱정이다 했더니..충분치 않지만 반가운 비가 내렸네요
    김 맨 고추밭 고랑의 부드런 흙이 느껴집니다^^

  • 13. 또하나의풍경
    '08.5.15 3:53 PM

    아유 맛있겠어요
    중식집에서 파는음식 조미료맛 많이 나서 저도 안좋아해요 ^^
    아드님이 만드신 오무라이스는 그 어떤 것보다 더 맛있을거 같은걸요 ^^

  • 14. Highope
    '08.5.16 12:00 AM

    아낙님의 아드님은 요리사???
    정말 먹음직스러운 오므라이스 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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