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늘어뜨리고..
그 모습을 본 우리 어머님..
<쟈도 내 만치 허리가 아픈갑다. 와 저리 허리가 꼬부려졌냐>라는
소리에 절박함보다는 어머님의 해학이 입가에 미소를 띄게한다.
밤 사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가 조금 내렸다.
간 밤 비에 고추밭의 잡초들이 제 세상 만난 냥
기세 등등이다.
호미하나 달랑들고 집 앞 밭고랑에 앉았다.

지금 잡초들을 잡지 않으면 나중에는 자랄대로 자라
고추보다 더 주인 노릇을 하려고 할것이다.

잡초를 뽑기 전..

잡초를 뽑은 후..
세상 모든 이치는 제 자리에 있을 때 에는 아름답지만
길가에 핀 민들레나 제비꽃은 나그네의 눈을 즐겁게 하지만
우리집 고추밭고랑에 자리잡은 이들은 나에게는 쓸모없는 잡초가되어
일본 고등형사처럼 나는 호미로 무지하게 뿌리째 뽑아 버린다.
그리고는 이런다.
<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일본 형사, 너는 힘 없는 우리 민족>이다라고..
두 서너골 뽑고나니 집에서 아들 녀석이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엄마 점심 드시려 내려 오세요>
세시가 넘었는데 점심은 무슨 점심..하면서 호미를 놓고 밭을 내려왔다.
가뜩이나 입이 짜른 사람인지라 요즘 들어 일이 바쁘다보니 또 입맛을 잃었다.
그러다보니 아침이나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배는 고픈데 도무지 입으로 음식이 들어 가지않는다.
단기방학을 맞은 아들녀석이 엄마의 이런 모습이 눈에 들어왔나 보다.
수돗가에서 대충 흙을 털어내고 거실을 들어서니 맛있는 냄새가 난다.
<으~~~음 이게 무슨 냄새냐? 아들 너도 학교 갔다오면 이런 냄새가 나서
엄마 배 고파요 이랬냐> 주절 주절..
식탁에 차려진 진수성찬(?)
여기 들어와 살면서 나를 위하여 이렇게 맛나고 이쁜 밥을 하여
준 사람이 없었다.
그저 어른 아이 남편 챙기기 바빴지 나 자신을 잊고 산 세월속에
우리 아들이 이렇게 근사한 밥상을 차려 주다니..
김치와 고기를 넣어서 밥을 볶아 밥그릇에 담아 엎어놓고
달걀지단 부쳐내어 케챂으로 마무리까지한 오므라이스~~
그리고 묵은지 한 두어조각..

군침이 돌았다.
중국음식점에 가면 너무 조미료향이 강하여 잘 가지않는다.
그러다보니 오므라이스 먹어 본지가 감감인데..
아들 덕에 오늘 잃었던 입맛을 찾았다.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에 모자지간에 오므라이스 하나로
서로 <너 먹어라 , 엄마 드세요>하면서 맛나게 먹었다.
마지막 남은 한 숟갈..
난 아들을 먹이려고하고 아들은 날 먹이려고하다가
끝내는 아들의 숟갈에 들린 오므라이스는 엄마인 내 입으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