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일요일 오후, 우리집 세 남자들을 모두 집근처 미용실로 쫓아낸후 부랴부랴 기본 쉬폰 시트 하나를 구워냈어요.
밤 퓨레는 금요일에 냉동실 정리 차원에서 언젠가 삶은 밤 얼려둔것을 꺼내 만들어 두었었지요.
그랬더니, 시트 하나 굽고 생크림 휘핑해서 간단하게 밤 쉬폰 케익이 완성되더군요.
실은 저는 촌스런 동네에서 나고 자라, 지금까지 촌스럽게 살고 있는지라 제과점에서 파는 몽블랑을 먹어본적이 아직 한번도 없습니다.
그저 오랜전에 윤정님의 페이퍼에서 본적이 있는 요런 스탈의 몽블랑 케익을 본 기억이 있어 흉내를 내 보았을 뿐이지요. ^^
우리나라 제과 재료상에도 밤 퓨레가 캔에 든것을 분명 팔긴 팝니다.
근데 용량이 무지 막지 큰데다 값도 만만치 않더군요.
저는 식구들 먹으라고 밤 사다 삶아놓곤 하는데, 잘 안먹어지면 수저로 속을 긁어 대충 냉동실에 넣어두곤 합니다.
그러면 아기들이 더 어릴적에는 이유식으로도 요긴하게 응용했었구요, 크림스프를 만들어도 좋지요.
최근에는 식빵 만들때 속에 넣거나 찐빵소를 졸일때도 조금 넣으면 식감이 아주 좋아요.
그러다가 문득 최근에 82에서 본 밤잼을 보고 아이디어가 생겨서 그걸로 케익에도 쓸수 있겠다, 싶었어요.
먼저 냉동실에 쟁여둔 밤을 꺼내 해동후 채에 내려, 설탕을 넣고 팬에 가열해 주었습니다. 바닥이 좀 눌어붙는듯 해서 물도 조금 넣었구요.
얼추 간이 맞다, 싶을때 계피가루 조금 넣고, 럼도 조금 넣고, 버터도 조금 넣어서 잘 휘저어 주었습니다.
(계량은 안했구요, 걍 제 입맛에 맞게 대충대충...)
해서, 다시 지퍼백에 얌전하게 담아 두었지요.

쉬폰 시트는 그냥 기본으로..
<계란 3개, 설탕90그람, 밀가루 100그람, 우유 60미리, 식용유 50미리>
해서 보통 쉬폰 케익 만들듯이 반죽해서 180도에서 35분 정도 구워 잘 식혀두고,
생크림 300미리에 슈가파우더 2큰술 넣고 휘핑을 잘 한다음, 만들어 둔 밤 퓨레를 한 3/4컵 정도 섞었나 봅니다.
해서, 케익 시트를 2등분 해서 사이에도 크림을 샌드하고 밖에도 아이싱 헀지요.
장식이 좀 부실해서 남은 밤 퓨레를 동그랗게 뭉쳐서 밤 모양으로 빚어 얹어 보았어요.
초록색은 다진 피스타치오구요.
오후 늦게 집에 돌아온 세 남자들에게 권하니 모두들 외면/무시를 하더군요.ㅠ.ㅠ;;;
칫~~ 다들 배가 부른겨~관둬라, 관둬...퉤퉤퉤...
도로 넣어 두었다가, 저 혼차 월요일 낮의 행복한 티타임을 가져 봅니다.

지난주에 길거리에서 산 아주 못생긴 모과 2천원어치로 차를 담가 두었지요. 커피병 2개 분량 나오더군요.
혹시나 실패할까봐 조금만 한건데, 맛을 보니 너무나 맛있게 잘 되었어요.
향 그윽한 모과차를 한잔 준비했습니다.

케익을 잘라보니 속이 아주 부드럽고 촉촉하니 좋네요.
밤 향기가 구수하니 것도 아주 좋아요. 밤과 생크림이 아주 잘 어울립니다.

작은 녀석 자는 사이 몰래 혼자 냠냠 먹었습니다. ^^
...녀석은 낮잠 자고 나면 점심부터 먹여야 하거든요.


주말, 공원에서.. 큰녀석, 제법 폼이 나지요?
모두들 즐거운 한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