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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붕어 매운탕...

| 조회수 : 3,319 | 추천수 : 22
작성일 : 2006-10-11 00:09:52
아래 이벤트 응모하면서 써놓은 거 다시 읽어 보니..참...여러가지 생각이 나더라구요. 이번글은 이벤트 응모 글이 아니구요.
그냥...갑자기 너무 막 주절 거리구 싶어서요..



오래전 바랜 사진 같은 추억도..다...종류가 있는터라...
한장 한장...

엄마가 아빠를 만나고..얼마만에 동생이 태어났던가...
잘 모르겟어여. ㅠㅠ
여튼...동생 나오기전에 일인거 같아요.
동생의 기억은 없으니...
안성에 가면 금강이라는 저수지가 있는데요.
거기 배나무집인가..하는 민박집이 있엇지요.
그집 아들도 최근에 결혼햇다던데...ㅋㅋ 메뚜기를 잡아서 먹여주던..오빠였지요...

아빠가 낚시를 너무 좋아 하셔서..거의 주말 마다...갔습니다.
차가 없을땐..낚시 가게에서 모집하는 차를 타고...동생이 태어나고는 기저귀까지 한짐을 짊어지고..

그때는 아빠가 낚시를 잘 하셧어여..
무슨 소리냐구요?
점점...염불보다는 잿밥에..관심이 많아 지시는 듯..
언젠가부터는 낚시는 대만 걸쳐 놓구..호박을 부쳐라..라면을 끓여라..이러시더라구요..
뭐...웬체 잘 드시기도 했죠..

그 배나무집인지..배나무골집인지에..오래된 흙집으로된 민박방이 있엇는데..
벽 한쪽에 촉이 낮은 전구가 전선에 메달린 그런 집이요...
한쪽으로 돌아 누우면..벽에 그림자가 크게 퍼져있고..가끔 어떤 벌레가 벽을 막 타고 다녔어여.
24년쯤 전이거든요..지금은 엄청큰 식당을 만드셨더만요..주인아주머니가..

여튼 그날도 아빠는 참붕어를 여러마리 잡으셨고..
엄마는 방 한쪽에서 석유버너를 당겨...붕어 매운탕을 끓이셨죠..
꼼꼼한 우리엄마는 미나리와 호박등 야채와 조미료..뿐 아니라...밀가루까지 챙겨가서 수제비를 떠넣곤 햇는데..
제법 넓직한 코펠에 푸짐하게 끓였던거 같아요..
어쩌나 고기를 못잡으면 주인 아저씨와 오빠를 협박 하셧는지..투망질한 고기를 얻어서라도 냄비를 체우곤 하셧습니다.
그런 날은 아빠랑 아저씨랑..술을 드시고 전..주인방의 아랫목에서 오빠들이 구워다 바치는(?) 밤과 고구마등을 먹었습니다.

여튼....말이 길어지네요.
그날은...제 기억에...엄마한테 혼이 난건지 삐진건지..
저녁을 안먹겟다면서..고집을 피우고 이불을 뒤집어 쓴체...수제비를 떠넣은 매운탕의 보글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었죠..
벽에 비친 그림자와....벌레도 보면서..

그런데...그런데...그런데..
잠이 들었나봐요.
눈을 떠보니
아침이더라구요. 세상에...

화들짝 놀라 냄비를 보니..벌써 다먹고 싸악 설겆이 까지..

그때처럼 허망한 날이 없었습니다.
어린 아이가..냄비를 부여잡고 느꼈던...그 허망함이란..
아뉘..내가 잠들면 깨워서 먹던가..하다못해 남기던가..ㅠㅠ


지금도 그때 이야기 하면서 원망섞인 말을 하면...엄마가 그러시지요..잊어 부려라 좀...



아빠가 두해전 돌아 가셨어여..
너무나 갑자기요..
지금 신랑하고 결혼말이 오가기 전이었는데도.....
아빠가...데리고 오면 낚시한번 가자고 몇번 말씀하셧지요.
농장을 하시는 아빠는 주말이 바쁘니...평일날 가고 싶어 하시고..전..직장인인데...하고 짜증을 부렸지요..
너무 후회했어여..

이제는 붕어 매운탕을 도무지 먹을 일이 없어서...
낚시터에 도무지 갈일이 없어서...
가슴이 많이 에리내요...

낚시 과부라는 말이 있다지만..저는 아빠랑..엄마랑..너무 자주..재미있게 다니곤 했거든요.
기왕...내 인생에 출연을 하셨으면...오래오래 사시다 갈일이지...하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20여년 같이 살면서...나중에는 아빠 닮았단 소리 하시는 분도 있던데...(별로 안닯았구요) 같이 살면 닮나 부다..하고 웃곤 했지요.
갑자기 너무 너무 보고싶네요...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녜스
    '06.10.11 10:12 AM

    명진님 글 읽고, 눈물 많이 흘렸습니다.
    제 아버지께서는 두 달 전에 돌아가셨는데요....
    아버지 얘기만 나오면 눈물이 쏟아지네요....

    저희 아버지는 특별히 '붕어 매운탕'을 좋아하셨어요.
    어릴적 '붕어'라는 말이 너무 싫어 "아빠, 왜 붕어를 먹어?"하며 아빠를 노려보았던 그때 생각이
    영화의 한 장면 처럼 떠오릅니다....
    아버지는 그런 저에게 어떻게든 먹여보시려고 애를 쓰셨죠....

    명진님 덕에 추억 하나 떠올려보는군요.감사합니다.

  • 2. 콜린
    '06.10.11 12:05 PM

    할아버지께서 제일 좋아하셨던 스포츠(?)가 낚시였어요.
    토요일 저녁마다 낚시 가셨다 돌아오시면 주말 저녁 식탁엔 항상 붕어매운탕이 올라왔었습니다. 붕어매운탕이 저의 추억의 음식인데... 예엣날에 돌아가신(저 중학교 때요) 할아버지도, 6년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도 많이 그리워지게 하는 음식이 바로 붕어매운탕입니다.
    김명진 님께도 그렇군요... 아버님께서 오래 사셨더라면 더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겨주셨을텐데요... 제맘이 다 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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