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에 다녀오면 검은 봉다리가 주렁주렁입니다~
그래도 많이 사서 버리면 안된다고 이리저리 재면서 사온게 윤기 자르르한 김이랑, 물메기, 마 일키로, 귤, 다슬기 샀는데 지갑이 허룩해졌네요
장본걸로 저녁 지어볼께요~
우선 다슬기는 하루이상 물에 담궈 해감시키시고 소금 넣고 바락바락 서너번 씻어주세요
물에 된장 한스푼 넣고 다슬기를 넣어두면 스멀스멀 기어나오며 또 끈끈한 점액질을 뱉어냅니다
이번에도 두어번 씻어낸뒤 체에 받쳐서 기어나오도록 방치해두세요
한 한시간정도 두면 다슬기가 밖으로 기어나왔을꺼예요
그때 펄펄 끓는물에 무자비하게 부어버립니다-.-;;
이렇게해야 나중에 까기 쉬워요
삶아진 다슬기는 국물은 따로 모아두고 건데기만 건져서 몇번 바락바락 문대 따개비를 없애버리세요
삶을때 아예 된장을 풀고 삶기도하는데 전 알맹이 빼낼때 된장 범벅된게 싫어서 그냥 삶았어요
삶아진 다슬기는 잉여인력을 이용해서 손질했어요
처음엔 남편이랑 둘이 뉴스보며, 욕해가며 빼냈는데 이게 한시간 지나니 어깨도 아푸고, 팔도 아푸고, 허리도 아푸고~
방학이라 잉여인 두녀석을 불러서 까라했더니 두녀석이 또 한시간여를 깠는데 겨우 저정도예요-.-;;
이제부터 다슬기집에 가서 다슬기 조금만 넣어줬다고 투정 못할꺼같아요
막상 제가 해보니 이게 보통 노동이 아니더라구요
1. 냄비에 다슬기 삶은물을 붓고 된장을 슴슴하게 풀어 끓여줍니다
2. 국물에 삶아서 물기를 짜 적당한 크기로 썰어준 아욱을 넣어주세요
3. 다슬기살은 밀가루에 버무려서 넣어주고 부추와 파, 마늘, 고추를 넣어줍니다
생각보다 비리지않고 구수하네요~
남은 다슬기로는 전을 구웠어요
다슬기전 옆에는 콜라비! 요즘 콜라비 너무 맛있어요^^
양파, 부추, 고추랑 다슬기 넣고 바삭하게 부친 다슬기전~
저희집에선 다슬기국보다 전이 더 인기였어요
같이 사온 마로를 마전을 부쳤어요
작은아이가 마전을 아주 좋아하는데 밀가루같은거 안넣고 마로만 부친걸 좋아해서 마에 소금 조금 넣고 믹시로 갈아준뒤 후라이팬에 부쳐줍니다
한입 크기로 부쳐놓으면 순식간에 없어져요
김은 포도씨유에 참기름 섞어 발라준뒤 소금 솔솔 뿌리고 구워줬어요
전 한번에 두세번 먹을 분량을 재어서 키친타월이나 종이호일에 돌돌 말아 지퍼백에 보관합니다
먹기전에 한번먹을 분량(저희집은 6장정도가 적당하네요)을 구워서 내구요~
두부는 소금 아주 약간 뿌려 삼십분쯤 두었다가 식용유에 들기름 조금 섞어 노릇하게 부쳐 양념간장을 곁들여 내구요
시금치는 친정서 뜯어온거라 아직 너무 잘아요
그래도 야들야들 달크리한게 맛있답니다
물메기도 사왔으니 끓여야지요~
물메기는 검색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주 못난이 생선이랍니다
살도 흐물흐물해서 만지기 겁내하시거나 먹는것도 싫어하시는분들이 꽤 계신거같아요
회색빛 껍질은 징그러우니 벗겨버리고.........
김치 조금 넣고 고춧가루도 약간만 풀어 시원하게 해장국 스타일로 끓였어요
눈이 예쁘게 오던날엔 싱싱한 삼치를 한마리 싸들고 올해 귀촌하신 친정부모님을 뵈러 갔어요
식칼로 뜬거치곤 제법 참하게 회모양이 나와서 뿌듯했네요ㅋㅋ
삼치회는 처음 먹어봤는데 생각처럼 비리지않고 고소하고 무지 부드러워서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느낌이더라구요
근데 기름이 많은편이라 좀 먹으니 느끼해서 상추쌈보다 김치랑 먹으니 더 맛있었구요
친정엄마가 내오신 김치!
단언컨데 이 김치야말로 제 인생 최고의 김치입니다
저희 친정엄마가 그래도 음식솜씨로는 동네서 한다하시는분인데, 게다가 김치솜씨는 정말 좋으시거든요~근데 이김치는 울엄마 김치와는 레벨이 다르더라는~
어디 김치냐고 여쭤보니 옆집 구순도 넘으신 할머니가 담그신 김치래요
친정부모님이 귀촌하신곳이 전라도 바닷가쪽이라 동네분들 솜씨 좋으리라 예상은 했는데 이동네는 마을회관 김치도 너무 맛있어요
특히나 이 옆집 할머니 김치는 울엄마 김치가 최고라고 사십년넘게 생각해오던 저를 단방에 KO시키더군요
비법을 여쭤보니 집에서 직접 담그시는 잡어젓이라고~
전라도김치가 젓갈향이 강하고 시원깔끔한맛이 조금 부족한데 이김치는 젓갈향도 적당하고 시원한맛도 아주 좋구요~
내년에는 엄마한테 젓갈 담그는법 알려주신다하셨다니 아주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