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소풍 시즌이죠?
다들 김밥 유부초밥 열심히 싸고 계실 것 같네요.
저 역시...정말 오랫만에 소풍 도시락을 쌌습니다.
유치원때는 한달에 한번은 싸던 도시락.
학교 들어가니 일년에 두번이면 되네요.
그동안 지원이 도시락은 뭐... 늘 비슷비슷한 메뉴.
좋아하는 음식 확실히 정해주는 지원이 덕분에 편하기도 하지만 너무 비슷해...
이번엔 뭔가 새로운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레고프렌즈 마니아 지원이를 위한 레고 도시락을 준비했어요.
사실 블럭 도시락만 준비하면 90%는 먹고 들어가는..ㅋㅋㅋ
도시락 아이디어 고갈난 도시락 싸는 지원맘의 꼼수라고나 할까요?ㅎㅎ
아마존에서 도시락에...물통부터 수저포크까지. 레고 정품으로 주문했어요.
그거 주문해놓고 혹시나 미국에서 오는거라 배송 기간을 정확히 알 수가 없어 소풍 전에 안 올까봐 국내 사이트에서 스페어 도시락 하나 더 주문해놓는 치밀함.ㅋㅋㅋ
뭐 이리 유난인가...싶으실 수도 있겠지만.
동생 생기면 이제 자기 도시락 대충 싸줄꺼냐고 슈렉고양이 눈을 하며 얘기하는 지원이의 기대를 저버릴 수가 없었어요.
기뻐할 지원이 생각하니... 밤을 세워서라도 만들어 주고 싶더라구요.
소풍 전날.
음식 준비 안하고 저 뭐하고 있나요??
어떻게 하면 우리 지원이 깜짝 놀래켜줄만한 레고 도시락을 만들까... 연구를 좀 했는데... 암만 생각해도 마땅히 떠오르는게 없는거예요.
그러다 앗...이거야...하고 떠오른 레고픽.
지원이 방에 쌓여있는 레고박스 하나 가져다가 레고 로고를 오려서 이쑤시개에 붙여줬어요.
제가 생각해도 기특한 아이디어.
이건 그 어디서도 본 적 없으므로 저의 창작품 맞습니다. 맞고요.^^
요즘 도시락에 여러가지 예쁜 픽들 많이 사용 하시죠?
바로 저런 픽을 만든거예요.
만들어 놓고 혼자 완전 뿌듯.
지원이가 보더니. 엄마 천재 아니냐며.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이건.
유명 요리 블로거 야야코시님 블로그에서 보고 따라해 봤어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는지. 대단대단.
스팸 살짝 데쳐서 빨대로 구멍 뽕뽕.
저는 당근도 삶아서 두가지 레고 브릭을 만들어 봤어요.
스팸보다 더 단단해서 당근이 만들기 쉬웠어요.
이번엔...제 도시락이나 파티 음식에 절대 빠지지 않는 미니핫도그.
예전에 어떤 분이 모양이 예쁘다며 시판 제품인 줄 아셨다고 했던 미니핫도그 입니다.
의외로 실패 하셨다는 분들이 많아서 이번엔 정확한 레시피 알려드릴게요.
전 꼭 목*촌 소세지 사용해요. 제일 맛있는 것 같아요.
소세지는 끓는 물에 데쳐서 찬물에 샤워시키고 물기를 완벽히 제거해 줍니다.
핫케익 가루 200g에 달걀 1개, 우유100ml를 넣어 반죽을 만들어 줍니다.
핫케익 반죽은 잘 부풀어서 너무 두껍게 만들면 핫도그가 너무 뚱뚱해 질꺼예요.
그리고 타지않게 익힐려면 반죽을 최대한 얇게 뭍혀주시는게 좋아요.
저렇게 퐁당 담궜다가 최대한 반죽을 털어주세요.
그리고 기름이 어느정도 달궈지면 가스불을 최대한 줄여놓고 튀기셔야 타질 않아요.
살짝 떠오르면 뒤적여가며 색이 골고루 나오도록 튀겨줍니다.
반죽이 얇아서 떠오르고 몇번 굴려주면 다 익어요.
그럼 요렇게 타지않고 노릇하게 잘 튀겨진 미니핫도그가 완성됩니다.^^
모양 잘 나왔네요.^^
그동안 실패 하셨다고 하신 분들 다시 한 번 도전?ㅋㅋㅋ
그리고... 롤리팝 샌드위치도...
전 예쁘게 안 말려요. 하시는 분들도 의외로 많더라구요.
빵은 가장자리 자르고 밀대로 살짝 밀어줘요.
그리고 햄깔고 치즈를 올리는데...
저처럼 사이즈를 좀 달리해보세요.
말다보면 끝에가서 햄과 치즈가 밀려 나오거든요.
저렇게 조금씩 짧게하면 안 밀려나오고 끝이 잘 맞아요.
처음에 말아줄때 빈공간 없이 힘을 줘서 똘똘 말아주세요.
다 말고 나서는 랩에 감싸서 모양을 좀 고정시켜 준 후 빵칼로 썰어주면 모양 예쁘게 나옵니다.^^
바빠서 만드는 과정 못 찍은 쇠고기 파프리카 말이.
소금 후추 맛술로 밑간 한 쇠고기에... 밀가루 살짝 뿌려주고...
채썬 색색 파프리카 넣고 말아서 팬에 구워줍니다.
어느정도 익으면 불고기 양념 만들어 살짝 졸여줬어요.
아... 이번 도시락에 제가 살짝 멘붕.
이유는 지원이가 저의 김밥을 거부했어요.
자기 이제 김밥이 싫다네요.
흑............................. 어떻게 내사랑 김밥을 거부할 수가...
사실 지원인 원래 김밥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어요.
왜냐면 단무지와 맛살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거든요.ㅋㅋㅋ
그래서 이번엔 맛보다 모양으로. 스마일 김밥만 조금 넣어줬어요.
전날 양념치킨 소스 만들어 놓은게 있어서 떡꼬치도 했네요.
소스만 있으면 젤 쉬운 메뉴니까요.
이번 도시락은 그저 돌돌 말고 꼬치에 꽂고... 죄다 그런 메뉴네요.
아참. 지원이는 언제나처럼 신발 유부초밥을 주문 했으나... 늘 사던 사각 유부가 이번엔 그 어디에도 없어서... 아쉽지만 그냥 평범한 유부초밥 만들었어요.
이상하게 이번엔... 원하는데로 잘 안되고 사려는 것 마다 없고... 그렇더라구요.
어쨌든... 도시락이 완성되었어요.
그냥 음식만 담았으면 별로 레고도시락 기분이 안 났을텐데...
픽을 꽂아주니 훨씬 더 예쁘네요.
먹을 순 있지만 분명 먹지 않을 스팸 당근 브릭.
레고...애증의 레고.ㅋㅋ
어린 아이들 있는 집이라면...집집마다 요 레고 때문에 수억 쓰셨죠?
다른건 다 미국에서 주문한 레고 제품이구요.
빨강 도시락만 국내 사이트에서 주문한 제품이예요.
만들어 놓고 혼자 뿌듯해서 이리 찍고 저리 찍고.
도시락 오랫만에 싸니 들떴나봐요.ㅋㅋ
도시락 싸는 지원맘이 그동안 도시락 너~~~~무 안 쌌죠?ㅋㅋㅋ
김밥을 안싸니 다른날 도시락 쌀때보다 좀 여유롭긴 하더라구요.
그래서 사진 좀 많이 찍었어요.ㅋㅋ
다 비슷비슷한 사진이지만.
요렇게 ...
울 지원양 팔짝팔짝 뛰게 만든 레고도시락 완성.
소풍 다녀와서 하는말이... 친구들이 모두 주위로 모여들어 난리 났었다고.ㅋㅋㅋ
좋아했을 지원이 생각하니... 좀 힘들어도 잘 했구나 싶더라구요.
그런데...사실 제가 살짝 키톡 트라우마가 생겼어요. ㅡㅡ
언젠가... 도대체 저런 온기없고 차가워 보이는 보기에만 예쁜 음식들이 맛이 있을까요??
라는 댓글... (어머 나 너무 담아뒀나봐. 멘트를 왜우고 있어.ㅋㅋㅋ)
그거 달아주신 분을 절대 원망하거나 하는건 아니예요.
또 칭찬 일색의 말들만 듣고 싶은것도 아니구요.
오해 마시길.^^
근데 솔직히 그 댓글 이후로...제가 걱정인건... 정말 보기에만 그럴사한 음식으로 보이는걸까?
아님 나의 이런 도시락들이 튀고 싶어하는 엄마의 유난스러움으로 비춰질까?
하는 걱정이 생긴건 사실이네요.
아이가 어려서부터 음식으로 놀이하듯이 함께 놀았어요.
또띠아 피자로 시계도 만들고... 뿡뿡이 모양 주먹밥도 만들고....
하다보니 우리 딸은 아주 어릴때부터 분홍색 과자는 분홍색 꽃접시에... 초록색 과자는 초록색 꽃접시에 담아달라고 주문할정도로 하나를 먹어도 예쁘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합니다.
그런 아이의 눈높이를 맞추다보니 저는 점점 더 귀엽고 재미있는 도시락을 만들게 되었고...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도시락싸는 지원맘이 된 것이지요.ㅎㅎㅎ
제가 너무 쓸데없이 설명이 길었나요?
암튼... 오랫만에 딸래미 소풍 도시락 싸니 저의 자아를 찾은 듯한?? 뭐이리 또 거창하게.
힘든지 모르고 너무나 재미있게 만든 도시락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