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동대문처럼 휘리릭 다녀 올 수 있는 곳도 아닌데 왜 정신을 바싹 차리지 못했을까요? 왜?
사실 저는 제주도에 가서만 남들 다 먹고오는 고기국수를 못 먹은 건 아니고
부산에 가서도 남들 다 맛 보고 오는 "비빔당면"도 먹어 보지 못하고 왔지요.-.-
못내 아쉬운 부산!! 씨앗호떡,눌린 만두,오징어무침,국밥,냉면,밀면..............
우리집에서 갈려면 부산이 일본보다 멀으니.......-.-
누가누가 먹어봤다는 '비빔당면"만이라도 우선 직접 만들어 맛을 보는 수 밖에...
부산의 명물 비빔당면에 들어가는 재료는 단무지,부추나 시금치,당근,김,어묵...
이렇턴데 저는 집에 있는 재료로만 준비했어요.
단무지,당근,오이,김...
"어묵,어묵"이 들어가야 맛있다고 합니다. 어묵이...
못내 아쉽네요.
맛있는 걸 알아도 저는 어묵만을 사러 수퍼에 안 갑니다.
저, 빨리 해 먹고 치워야 하거든요.ㅋ
비빔당면을 맛 보고 따라해 보는 게 아니라 이거 역시
전래동화(?)
같은거라...
말만 듣고 만들어 봤어요.
"맵고,짜다."
쫄면 양념이랑은 다른 양념이라 생각하고...
고춧가루,간장,파,마늘,통깨,약간의 식초,설탕을 넣고 미리 만들어 차갑게 해 놨어요.
당면은 삶아 찬물에 헹군 후..
간장이나 참기름....밑간을 전혀 하지 않았어요
비빔당면에 하지 말아야 할 것
고명으로 준비한 걸 위에 얹고....
좀 더 멋 좀 부려볼려고 실파,깨를 좀 뿌렸는데요..
첫 번째-비빔당면엔 쓸데 없는, 불필요한 멋부림(?)은 하지 말것..
비빔당면은 비빔당면다워야 (?)하거든요.
두 번째-그릇장에서 젤 예쁜 그릇 찾아 담지 말것..
비빔당면은 비빔당면에 맞는 그릇이 있어요.
그리고 당면에 기름기가 전혀 없어서 달라붙으니
가능한 빨리빨리 비벼서 먹어야 겠더라구요.
세 번째-사진은 인증 샷 두 장만....불필요한 폼샷,멋샷,모양샷,세팅샷 찍지 말것...
비빔당면은 비빔 전, 비빔 후..딱 두 장만 찍으면 됩니다.
이것저것 할 거 다 하고 이제 양념장을 넣고 비벼봤어요.
맛은..? 맛은...?
양념이 조금 적은 듯 해서 좀 더 넉넉히 넣었더니 양념이 너무 과해서
맵고,짜고......... 쫄면 같은 느낌에..영 맛이..?
비쥬얼까지도 엉망이 된 비빔당면....
이걸 어째...?
못내 아쉬워서 다음 날 재료를 사다가 부랴부랴 다시 해 봤어요.
꼭 넣어야한다는 어묵과 부추도 넣고..
그릇도 젤 비빔당면과 잘 어울릴 것 같은 걸 고르고...
고명 예쁘게 담을려고 탑도 안 세우고..
통깨,실파도 뿌리지 않았구요..
들어가는 재료들도 투박하게 길이 맞추지 않고 잘랐구요..
비벼비벼..
양념장은 똑같았는데 들어가는 재료,그릇이 달라졌거든요.
다시 만들어 본 비빔당면 맛이 더 낫긴 하더라구요.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자글자글 끓인 갈치조림..
땡땡이 무쇠 솥에 끓이면 양은 냄비에 끓인 갈치조림의 맛이 나지 않는다는 걸 꼭 끓여서 맛을 봐야 알겠습니까?
양은 냄비와 땡땡이 무쇠솥 갈치조림의 맛을 비교해 보면 왜 첫 번째와 다시 만든 비빔당면의 맛이 다른지 알겠더라구요.
비빔당면, 잡채 먹고 싶은데 귀찮을 때, 그때 해 먹으면 잡채에 대한 아쉬움은 달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이상의 맛은 아닌 거 같아요.
잡채,경사스러운 날 먹는 음식
비빔당면, 경사스러운 날 먹었던 잡채가 생각날 때 간편하게 만들어 대신 맛보는 음식
(제가 만들어 맛을 본 비빔당면의 맛은 딱 이랬어요.솜씨 부족만이 원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