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보름째.
아직도 길~~게 남았네요.
오늘은 모처럼 학교에서 애들을 데리고
하루짜리 눈썰매장을 갔습니다.
에헤라디야~~눈누난나 콧노래를 부르며 놀고 있네요.
설거지도 안하고..
밥 해주기 지겨워~~도 너~~~~~~무 지겨워.
여름 뙤약볕에 콩밭을 메고..
가을철 콩수확을 했습니다.
그 콩으로 콩나물을 길렀지요.
괴기대신 표고버섯을 괴기인양 슬라이스해서 넣어주고
콩나물밥으로 한 끼를 ...좋구나.
이 한 그릇의 콩나물밥을 먹기 위하여
봄부터 아짐은 그리 바빴던가보다.
동치미 한 대접이 놔주면..다른 반찬 없어도 되니까
콩 농사지은 보람..제대로 느끼는구나.ㅎㅎ
콩나물이 많을때는 콩나물로 별 짓을 다 합니다.
시래기국에도 콩나물 넣고
떡볶이에도 넣고
콩나물조림도 해 먹고..ㅎㅎ
김장을 마친 밭에 부랴부랴 마늘심기
그 마늘을 수확하여
김장하고 장아찌 담그고 여름내..먹고
남는걸로 흑마늘 만들어 영감 몸보신 시켜줍니다.
흑마늘 먹고 힘 좀 써봐봐^^
그랬더니 흑마늘 회사에 가져가선 점심으로 흑마늘을 먹는다네요.
인간이 될라고 그라는겨?
인간될까봐 겁나니까 쭉~~하던데로 혀.
구찮아 죽겄는데 간식달라고 보채길래
냉동실에 쟁여둔 만두 한 팩을 얼음이 서걱서걱 한 채로
팬에 디립따 부어줬네요.
아~~주 전쟁난 줄 알았어요.
기름튀고 난리를 쳤지요.
새해에는 좀..조신하니 기다리고 참을성 있게 살라고 맘 먹었는데
그게 참..어렵네요.
정신없이 건져냈는데도 살짝^ 아주 살짝 탓네 탓어.
저녁은 얼큰한 고추장 동태찌개를 냄비 통째로 올려놓고
막걸리 한 잔 걸치면서 니나노~~ 하지요.
열두살.
이젠 열 세살인가봅니다.
그 놈들과 머하고 놀아줍니까?
엊그제 고스톱을 갈치줬디만
늦게 배운 (?) 도둑질에 날샌다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고스톱 치자고 달려들구요.
밥도 필요없다 고스톱치자..하더니만 제 피같은 돈을 12000원이나 낼름
먹어치우드라구요.
천하에 불효막심한 놈들 같으니라구.
아들에게 돈 털리고 빈털털이입니다.
그래서 비장의 카드.
더이상 털릴 돈도 없고 도넛이나 맹글어.
혼자 만들면 참으로 이쁘게 만드는데..(과연 그럴까요?)ㅎㅎ
이 놈들에게 모양을 찍으라고 맡겨주니..허구헌날 가지고 놀 생각만 합니다.
오만가지 모양의 도넛이 탄생합니다.
넘부끄러워서 어따 이웃에 돌리지도 못하구로.ㅉㅉ
한..이틀은 그거 먹고 조용히 해라.
봄부터 가을까지는 장보러 텃밭에 나가는데
겨울엔 부식비가 두 배이상 올라가네요.
장에 자주 가게 됩니다.
반찬없다고 추억의 밑반찬도 만들고요.
엄마가 만들어 주시던 단무지무침^^
파삼겹살 해 먹을라고 농협에서 삼겹살을 아주 얇게 썰어서 600g.
9800원.
파삼겹살에 파가 빠지면 안되니까 파 한 단...에 2500원.
순간적으로 고민했네요. 그냥 불고기해묵을까? 파값이 더 비싸.
그래도..어쩝니까?
걍 파삼겹 해 묵었습니다.
삼겹살보다 더 비싼 파삼겹살 맛은..당근 꿀맛이지요.ㅋㅋ
엥겔지수 팍팍 올라가는데
음료수는 무신.
여기 시골에 음료수가 어딨답니까?
2500원짜리 엿기름 한 봉지 사다가 식혜 만듭니다.
아깝다. 이거 먹는 방법 없을까?
식혜는 막 끓여서 뜨끈뜨끈한 놈을 먹는 맛이..또 아주 좋죠.
마구 퍼먹고
식혀서 퍼 마시고..
하루만에 500g 엿기름으로 5리터 물 부어 만들었는데..
다 먹어슈.
얼음동동 식혜 사진 한 장 찍을라고 마루에
내 놨는데..이 놈들이 얼음이 얼기도 전에 다 먹어치운겨.
거긴 울 집 영감도 거들고.
어쩔겨? 얼음동동은..물 건너간겨?
그래서 오늘 다시 두 봉지를 넣고 식혜 만듭니다.
이번엔 반드시 얼음동동 먹으리라.
광에 숨겨둬야지.
안되겠어.ㅋㅋ
방학없는 세상서 살고 싶은..아짐입니다.
울 둥이 보던 학습만화 장터에 내다팔고
그 돈으로 한국사 이야기를 ..
이 방학에 울 둥이 때려잡을 묘책으로 구입했습니다.
헐~~ 너무 두꺼버.
장장 스물두권.
느그들은 주거써
개학전까지 이젠 먹지도 마시지도 말고 책이나 보렴.
마녀미소^^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