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간의 친정나들이를 2박3일로 줄이시더니
느닷없이 모시고 온 장모님.
저는 장모님을 참 좋아 합니다.
나이 50 을 바라보는 사위한테 용돈주는 장모님 있으면 나와보라 해여~ ^ ^
사실 장모님을 뵈면 애처로운 맘이 듭니다.
평생 힘겹게 농사를 지으시며 5남매 뒷바라지 하시고
그 댓가로 80도 않된 나이에 여기저기 몸이 고장난......
그 막내딸을 제게 허락하시는 과정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땐 폭싹 망해서 알거지신세였으니......
막내사위 술좋아 하는거 처갓집동네에 소문 파다하니
소주에 맥주에 포도주에......
거기다가 반찬거리며 아예 한 살림을 차려 오셨습니다.
그중 입맛 다시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토도리묵~
직접 도토리가루를 내어 오시고
그걸로 묵을 쑤고도 가루가 저만큼이나 남았습니다.
역시 우리 장모님~
묵밥~ 작은녀석 낳고 수덕사가서 먹은 이후에 처음 먹어봅니다.
그러니까 그게 2년이 훨 넘은......
신김치 송송썰어 묵과 김에
통북어와 표고를 끓인 육수를 부어 한그릇~
맛이 쥑입니다.
목구멍에서 식도를 생략하고 뱃속으로 안착하는 느낌이랄까~
거기다가 장모님표 무우말랭이도 압권입니다.
부드럽게 잘 불려서 그런지
마누라표 무우장아찌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것도 막내사위 좋아한다고 해오신......
먹을복 술복 돈복이 터졌습니다.
이참에 그냥 장인장모님 우리집에 늘러 계시라고 해~?
부모의 사랑이라는 것이 그런가봅니다.
내 모든 것을 털어서 자식에게 던져주는......
그러고보면 자식은 항상 빚쟁이가 되는 모양입니다.
돌아가신 울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지금 우리 장인 장모님......
내가 죽을때까지 그 빚의 10%라도 갚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