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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게으른 자의 마늘쫑 볶음밥과 장아찌

| 조회수 : 11,498 | 추천수 : 7
작성일 : 2012-04-28 21:14:04
이것저것 해먹기 귀찮을 때는 한그릇 음식이 만고땡인데 
그것도 해먹자니 절차가 여간 복잡한 게 아니네요.
양파까기 귀찮아, 썰기는 더 귀찮아, 눈은 맵고 코는 훌쩍
감자니 햄이니 써는 것은 더 귀찮아,
김치 볶음밥? 
김치 썰어서 양념 좀 털고 물기 살짝 빼고 도마에 놓고 쫑쫑 썰어서 
팬에 옮겨서 (칠칠치 못해서 옮기는 동안 반드시 싱크대에 국물 튐;;;)
어휴~ 한숨이 절로 ㅋㅋ 왜 사니, 왜 살아 -_-;;;

오늘 동네 수퍼에 가니까 햇마늘쫑이 나왔더라구요. 
(마늘쫑의 표준어는 '마늘종'이라던데, 아이고 상국아 ㅋㅋㅋ
 마늘종에게는 마늘쫑을, 주꾸미에게는 쭈꾸미를 허했으면 좋겠습니다.
  호쫑호꾸 ~ 외쳐보긔 ㅎ)

마늘쫑을 좋아해서 날로 먹는 것도 즐기는데요. 
알싸하니 위를 자극하는 그 느낌! 
썰어서 볶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잘라서 볶았습니다;;;

[쓰나마나한 조리법]
마늘쫑을 씻는다 
물기를 살짝 턴다
적당한 크기로 가위로 자른다 (단단한 편이라 괜찮던데요)
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는다 (고추기름도 좋음, 순식간에 중화풍으로 변신함)
간장 살짝 
팽이버섯을 넣는다 (이건 무른데 가위로 썰었음 ㅜ)
밥을 넣고 볶는다 (잡곡현미밥이라 색이 진하네요)
마지막으로 참기름 살짝 


 초록색이 생각보다 상큼하네요. 
 정말이에요!



맛은.....음~
마늘쫑 좋아하면 맛있고 
마늘쫑 안 좋아하면 으음? ㅋㅋㅋ 
씹는 맛은 좋아요!



그런데 마늘쫑이 너무 많이 남아서, 보라돌이맘님 조리법을 활용하여 장아찌를 만들었어요. 
라기 보단 메실엑기스와 소주가 없어서 조금 변형 
[저염간장 1 : 요리당+설탕 1 : 싸구려 진 1 : 식초 1]
살짝 찍어 먹어봤는데 드라이 진이 달큰해서인지 달달허네요 ㅋ
그래도 뭔가 살림한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장아찌라고 쓰고 '짱아치'라고 읽는다. 



꽃이 한창입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으신가요?
하늘도 파랗고 
마음은 살랑살랑 


[아줌마의 일기장]
꽃잎이 지천으로 덤비니 바람이 났나 보다
짜짜라 짜라짜짜 짜짜짜 
바람도 같이 나면 즐거워 벗들을 만나 지하 술집으로 향하니 
천장에 정신 사나운 조명이 돌아가고 
전면이 희한한 술로 도배돼 있고 
중간 빠르기의 전자 음악이 울리는 칵테일 바에 가서 
혼합주 한잔~가슴이 꿀렁꿀렁
마티니를 주원료로 하는 술인데 뭐였더라? 일행이 마신 칵테일               
올리브는 왜 없지? 내 놔! ㅋㅋ
남편이란 놈은 전화도 없다 
넌 어디서 마시고 있느뇨 

[보그 에디터의 발번역 버전]
꽃잎이 떨어지니 에디터의 마음은 검정치마의 음악이 심장을 건드리는 것처럼 설레인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던 3월이 지나고, 김영랑의 시심을 기다리는 4월 말 
셀럽들 사이에 요즘 최고 인기라는 핫플레이스에서 지인들과의 서프라이즈 데이트
지하 임에도 시크함과 펑키함을 잃지 않은 인테리어, 톤 다운된 차콜 그레이를 주조로 크리스탈 장식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천장엔 싸이키 조명이 반짝이고, 미듐 템포의 업투데이트한 아마도 저먼 일렉트로닉 뮤직에 몸을 맡기면 
금세 댄디한 웨이터가 메뉴판을 건넨다
바텐더가 열심히 쉐이킹을 하는 키친 뒷편에는 진귀하고 이그조틱한 바틀이 도열해있다
아직까지 쉽게 사기 어려운 고급 데낄라인 빠뜨론까지! 와우!
오늘은 말티니를 마셔볼까. 맨핱은에서 마시던 그 맛. 
이 계절의 센트럴 파크만큼 싱그러운 곳이 또 어디 있을까. 
마티니의 본질은 날렵하면서도 냉정한 역삼각형 글라스 실루엣에서 찾아야 한다.
이름이 뭐였더라? 금요일의 피로를 호소하는 지인이 마신 칵테일. 
그런데 올리브는 어디 있을까? 그린 올리브가 없는 마티니라니 훗~

^^;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
3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츄파춥스
    '12.4.28 9:33 PM

    앗? 일뜽인 거???

    마늘쫑보고 삼겹살 생각나는 나는 대체...ㅠ.ㅠ

  • 깍뚜기
    '12.4.29 1:12 PM

    오홋. 마늘쫑을 삼겹살에 싸 먹나요? 그것도 맛있을 듯.
    트라이~~

  • 2. 순덕이엄마
    '12.4.28 9:41 PM

    쓰나마나한 조리법 이래..
    ㅋㅋㅋㅋ

  • 깍뚜기
    '12.4.29 1:12 PM

    왜유~ 이래봬도 나중에 '사위에게 전수하는 레시피'에 들어갈 예정;;;;

  • 3. 쵸코
    '12.4.28 10:50 PM

    ㅋㅋ 마지막에 에디터버젼 넘 웃기네요.

  • 깍뚜기
    '12.4.29 1:13 PM

    어쩌다 보니 보그만 수난을 겪네요 ^^;

  • 4. 해리
    '12.4.28 11:19 PM

    잊을 만하면 키톡에 나타나서 사람 당황시켜 ㅋㅋㅋㅋㅋㅋㅋ

    발요리를 시작으로
    참하고 예쁜 초보 키토커 코스프레에
    갑툭튀한 꽃사진으로 수필 한 번 써주고
    촌철살인의 개그로 마무리 ㅎㅎㅎ

    깍사형 촹!

    덧, 마늘쫑 안 익은 건 마늘 안 익은거랑 동급으로 취급하는지라,
    하지만 그렇다고 푹 무른 마늘쫑은 또 먹기 싫은지라
    저는 첫 마늘쫑 요리 도전 때 장인정신 돋게 마늘쫑을 세로 4가닥으로 갈랐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마늘쫑을 안 사지요.(4가닥 가르니 맛은 좋습디다)

  • 깍뚜기
    '12.4.29 1:14 PM

    키톡에서 '발요리'란 댓글을 받은 사람은 저밖에 없을 듯 ㅋㅋㅋ 아우 씐나!

    너무 풋풋한 경우는 진짜 날 걸로 먹니는 맵더라구요. 네가닥을 자르느니 ㅎㅎ
    하지만 맛이 좋다니 궁금해지긴 해요.

  • 5. 조이씨
    '12.4.28 11:26 PM

    깍사형의 재기발랄함은 키톡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구료... 흐흐

  • 깍뚜기
    '12.4.29 1:14 PM

    자게가 무서울 때는 키톡으로 피신~

  • 6. 후라이주부
    '12.4.29 2:30 AM

    '맨핱은' 이 뭔지 2초 고민했;; ㅋ

    키톡에서 보니, 밥은 해먹고 다니는군.. 하는 안도(?)가... ^ ^

  • 깍뚜기
    '12.4.29 1:15 PM

    어쩌다 해먹는 밥이라 신나서 올린 거지요 ㅋㅋ
    사실 맨핱은은 커녕 분당 중앙공원도 안 가봤다는~

  • 7. 쓸개코
    '12.4.29 2:50 AM

    마늘쫑 볶음밥 눈 게슴츠레~ 뜨고 보면 근사한 팔보채로 보여요 ㅎㅎㅎ
    근데 진짜 맛있을것 같네요~^^

  • 깍뚜기
    '12.4.29 1:15 PM

    놀리시는 거죠? ㅜㅜ
    단백질이 부족하면 닭가슴살 넣고 볶아도 괜찮더라구요.

  • 8. 삼순이
    '12.4.29 3:48 AM

    2012 스프링 시즌 머스트해브 아이템 마늘종을 바잉하러 가야 할 분위기.

  • 깍뚜기
    '12.4.29 1:16 PM

    머슷해브 아이렘은 반드시 '공수'해야 에디터의 에티튜드 완성!

  • 9. 다은이네 제주벌꿀
    '12.4.29 8:29 AM

    적당히 삶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것고 멋나지요~
    잘보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 깍뚜기
    '12.4.29 1:19 PM

    삶을 때 잘라서 삶는 게 편할 것 같은데, 그래도 될까요?
    아님 긴 상태로 삶아서 자르는 나을지요?
    술안주로 좋을 것 같아요!

  • 10. 양아치
    '12.4.29 9:50 AM

    장아찌라고 쓰고 '짱아치'라고 읽는다.

    에서 쓰러지고 공감 만땅입니돠...아놔~~~

  • 깍뚜기
    '12.4.29 1:19 PM

    그렇지요~ 장아찌라고 쓸 때마다 어찌나 어색한지...
    근데 닉네임이 정말 '양아치'세요? ㅋㅋ 친구같아요~

  • 11. 놀부네
    '12.4.29 9:52 AM

    상국이 발음의 마늘종... ㅋㅋㅋ
    음성지원되는 비디오가 화악 떠올라 혼자 낄낄대며 웃었어요. ㅎㅎ

    그냥 못지나가고 읽는즐거움주신 깍두기형님께 ㅋㅋ 감사의 댓글답니다.
    자게에 깍두기형님이 남자냐고 물으신분이 계셔서 ㅋㅋ

    저도 그제 여러가지 채소장아찌? 치? 담았요.
    마늘종ㅋㅋ 양파 풋고추 오이 무 했는데 전 그냥 평소처럼 끓여 바로부었네요.

    방금 냉장고에 넣고 왔슴다.. 하마트면 깜빡 할뻔했는데 말이죠..

    즐거운 휴일지내시구요^^

  • 깍뚜기
    '12.4.29 1:21 PM

    헉 그런 글이 있었나요? 하기사 남자냐는 댓글도 많이 받아봤는디 ㅜㅜ

    채소 다양하게 넣으셨네요~끓여 부으시는 정성! 사진 쎄워주세요!

  • 12. 플럼스카페
    '12.4.29 10:05 AM

    깍횽.....이제 자게말고 키톡의 스타로 메이크오버?????
    비주얼이 제가 좋아하는 중화풍 볶음밥인데요....한 번 해 볼게요.
    따땃한 봄 날 만나고 싶슴다...

  • 깍뚜기
    '12.4.29 1:22 PM

    발요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습니다 ㅎㅎ
    봄날 만나요, 만나!

  • 13. 올갱이
    '12.4.29 10:24 AM

    크~ 하하하하하~~~~~~~

    그냥 좋습니다.

  • 깍뚜기
    '12.4.29 1:22 PM

    ^^; 제 요리를 보고 많은 분들이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라고 하기엔 다들 너무 능력자시니. 외로워요 ㅋ

  • 14. ralwa
    '12.4.29 12:13 PM

    에디터 버전 좋아요 누질르고 싶네요!

  • 깍뚜기
    '12.4.29 1:23 PM

    근데 저도 에디터가 되고 싶어요. 그럼 연예인들 많이 볼텐데 키키키

  • 15. 바그다드카페
    '12.4.29 12:38 PM

    맨핱은.....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미치겠다....깍뚜기님 완전 사랑해요!

  • 깍뚜기
    '12.4.29 1:24 PM

    맨핱은 언제 가볼 수 있을까요?
    어퍼ㄹ 이스트 사이드에서 유유히 커피를 마시며 뉴요커의 쉭 라이프를 즐기며 와우~ ㅋㅋㅋㅋ

  • 16. 수늬
    '12.4.29 3:00 PM

    역쉬..재밌다..^^
    저 어제 햇양파나온거 사다가 고추만넣고 장아찌 한병 담궜는데요...보라돌이맘님 레시피 완존
    강추였어요...1;1;1;1 이거요...
    담에 매실이나 소주있으면 꼭넣고 함 해보세요...
    다른건몰라도 매실이 맛살려주지싶어요...
    쓰나마나레시피 보고...
    좀있다 햇마늘쫑 사러 갑니다...ㅎㅎ

  • 17. 츄파춥스
    '12.4.29 4:50 PM

    뭐야뭐야...
    저 뒤에 붙인 부록글을 이제서야 봤삼...

    맨핱은.....ㅋㅋ

    우리 이제 보쌈대신 찹스테잌 먹어야할 것 같은 이 느낌!

  • 18. 보랏빛향기
    '12.4.29 6:22 PM

    마늘쫑! 저두좋아해요^^ 생거로먹는사실 첨 알았네요 ~
    참고로 마늘은 생거로잘먹으면서..ㅡㅡ
    한그릇으로 만들어 먹어도 맛있어보이네요^^
    마늘쫑에 멸치넣어서 볶아먹어도 맛있더라구요
    반찬만든걸 밥에 비벼먹어도 맛있구요 ㅋ
    잘보고갑니다~

  • 19. 게으른농부
    '12.4.29 6:33 PM

    아하~ 마늘쫑을 이렇게 먹어도 맛있겠군요.
    저는 사실 마늘쫑 별로 좋아하질 않는데 사진을 보니 슬슬 입질이 옵니다. ^ ^

  • 20. 고독은 나의 힘
    '12.4.29 8:22 PM

    저두 맨핱은에서 결국 빵 터집니다..

    저도 2012 스프링시즌 머스트해브 잇 아이템 마늘종 장아찌를 바잉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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