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저마다의 의욕을 갖고 세운 계획..잘들 실천하고 계신가요?
전요.... 부끄럽게도... 다이어리를 꾸준히 일년내내 기록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해마다 듬성듬성... 꼭 처외삼촌 벌초하듯 그렇게......... 비어져있는 다이어리를 볼 때마다...
내 삶도 마치 듬성듬성.... 허술한 것 같아 부끄러워지곤 했는데..
올해는.... 그런 부끄러움이 없는 해가 되고자 하는 것이 첫번째 신년 계획입니다.
예년같으면... 연말이 되면 괜찮은 다이어리를 찜하던지... 맘에 드는 다이어리를 사곤 했는데..
올해는 아예.... 안 쓰는 노트를 다이어리로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잡다하니.... 간단한 일기도 쓰고... 주간 계획.. 월간 계획도 세우고... 일정도 기록하고...
읽어야 할 책 목록도 적고.... 그리고 하루 일과표도 체크하고 심지어 가계부 역할도 이곳에 하는 종합 기록장으로 만들까 해요. 나이드니깐... 여러개 나누어 해봤자.. 찾느라고 더 힘들더군요.. 아예 하나로... 굵직하게 나갈 작정인데.... 현재 1일부터 5일까지 착실하니 잘 기록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작심삼일은 아니라는 것이 자랑이라면 자랑~~~ ㅎㅎ
엊그제 점심은 김밥을 싸 먹었습니다.
흑미밥으로 만들었더니... 색이 특별한 김밥이 되어 버렸네요.
그냥 있는 재료로만 대충 싼 김밥이지만 들어갈 것은 다 들어갔죠?
요즘... 뭐 다들 비싸지만서도..오이도...정말 비싸지만... 넣어주었고요~
당근, 시금치, 어묵, 그리고 계란까지 들어갔으니까요.
김밥을 싸고 있으려니..막내가 와서.... 김밥 싸는 걸 구경하고...
그 옆에서 아들 아이는 사진을 찍어 줍니다.
대부분 남자 아이를 키우자면.... 깁스는 기본이고.... 몇바늘 꿰매야 한다고들 하던데..
참 수월하게 자라준 아들... 깁스 한번 해 본 적도 없고..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마다... 칭찬이 자자할 정도로... 차분하고 모범생같은 녀석인데.....집에서는 완전 딴판입니다.
장난치기를 좋아하고... 얼마나 짖궂은지... 맨날 동생 놀려 먹는 재미로 사는 녀석같아 보여요.
이날도... 사진찍으면서도 바닥에 구르고... 장난을 치고.. 난리법석을 부리길래..
너 바깥에서는 완전 점잖다고 소문났던데... 집에서 이러는 줄 알까?? 그랬더니.. 모르겠지요... 시크하게 대답하고..
너... 이게 본 모습이니.. 점잖은게 본 모습이니 하고 물어보니... 다...전데요? 그러네요...
가만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긴 하더군요.
우리 안에는.... 여러가지의 모습들이... 많이도 섞여 있지요.
그 모습들 가운데 어떤 모습이 표출되느냐만으로 그 사람을 단정지어 버리지만 말이죠.
그렇게 야단법석 김밥을 먹고..엊그제 오후부터 눈이 왔잖아요.
1월 1일에도 잠깐 눈이 비추긴 했지만 완전 흩날리다 말았고... 엊그제 눈은 제법 쌓일 정도로 왔어요.
서설이겠지요?
하얗게 뒤덮인 눈처럼... 2012년에는 하얀 마음으로 포근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에 자그마나 보탬이 되는 그런 일들을 많이 하는 한해가 되기를...
눈이 온 다음 날 아침엔..... 김치콩나물국밥을 끓여 먹었어요.
따끈하니 좋을 것 같아서요.
떡국 떡도 조금 넣고..
식은 밥도 넣어서.... 그렇게...
김치국밥을 끓이고 있는 중간 중간 바깥을 내다 보니..여전히....
사람들의 흔적이 없이... 눈은 고요히 바닥에 내려앉아 있더군요....
잠시나마.... 눈이 주는 평온함에..온세상이 잠겨 있는 듯한~
그런 평온함이 2012년 내내 이어졌으면 좋겠지요?
잠시 바깥구경을 하는 사이에.... 주방에선 보글보글 김치콩나물국밥이 다 끓여졌네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오늘은 새벽 2시에 일어났어요..어제 피곤해서 좀 일찍 잠자리에 들었더니만.. ㅎㅎ
그래서... 잠시... 책상 정리하고..다이어리에 기록할 것들 기록하고 신문도 읽고... 해도....
3시 반... 슬슬 주방으로 나가..... 청소하고....
빨래 정리해도... 여전히 새벽...
그래서 냉장고 대청소도 하고...
냉장고 청소하는 김에 반찬 몇가지 만들었어요.
꽈리고추 메추리알 장조림..
메추리알은..... 뽀쪽한 부분말고 뭉툭한 부분을 이용해서 껍질을 까는 것이 좋아요.
메추리 알도 넣고.... 잔멸치도 넣어 준 다음에...
조림간장을 넣어서 졸여줍니다.
잔멸치 기름 두르고 볶은 다음에 식혀서 바삭하게 만들어주고..
엿장과 깨소금을 넣어 버무려주는 간단 멸치볶음도 조금 만들어놓고..
꽈리고추 장조림에... 편마늘도 조금 넣어서 완성시켰고요.
얼갈이 배추는 데쳐서... 그냥 깨소금, 소금, 참기름만으로 무친 나물 한접시도 맹글어 놓고요.
가끔 음식도...
그냥 재료 본연의 맛에 충실하여 여러가지 양념을 하지 않을 때 외려 더 감동스러운 맛을 주는 것 같아요.
이런 배추나물처럼요.
사람도.... 온갖 치장을 해서 화려한 맵시를 뽐내는 멋도 있지만...그냥 그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그런 소박한 멋스러움이 더 진국으로 느껴질 때가 있는 것처럼요.
냉장고 정리하다 나온 얼갈이 포기김치 씻어 놓은 걸로..된장을 풀어 국물요리를 만들어 놓긴 했지만 사골곰국도 뎁혀 따로 준비해놓았어요.
그 옆에서는 지난 설에 녹두를 넉넉히 불려 갈아 놓았던 것을 다시 반죽해서 빈대떡을 부치는 중이고요. 저희 집..... 빈대떡은... 고기 말고...김치랑 숙주, 고사리, 그리고 새우살을 넣어서 반죽합니다.
어제 오늘 만들어 놓은 반찬들 꺼내서... 상을 차리기만 하면 되는데..
주변이 조금 어수선하네요... ㅎㅎ
자..상이 차려졌어요.
봄동 데친 것하고 오이맛 고추..그리고 제주에서 올라온.... 유기농 당근...
겨울 당근은... 추위를 견디면서 여물어져서 그런지 단맛이 참 예술입니다.
멸치액젓 쌈장과 고추장..
그리고 이건.... 동태살과 고구마, 양파, 당근, 꽈리고추로 반죽된 모듬튀김입니다.
일찍...일어나... 잠시 움직였더니...먹을 것이 풍성해졌어요.
봄동에 쌈을 싸 먹어도 좋고..
어제 낮에 떡볶이를 해주었는데 국물이 많이 남아 아까워서...
그 국물에 떡만 더 넣어서 만든 떡볶이... 매일 떡볶이만 먹어도 좋다는 아이가 집에 한명 있다 보니...
떡볶이..참 자주 등장하지요?
냉장고 정리하다 보니..통도라지 사다 놓은 것도 껍질 벗겨서... 새콤달콤하게 무쳤어요.
어제 오후에 만들어 놓은 콩나물무침이랑...미역줄기볶음...
이제 겨우.... 5일밖에 안 지났지만...2012년 첫 스타트는 잘 끊은 것 같아요.
올 한해는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잘 파악해서...
장점을 강점화시킬 수 있도록 부단히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스위트 스팟이라는 게 있어요.
야구 배트나..골프 채에 공이 맞았을 때..
가장 멀리 날아갈 수 있는 바로 그 지점을 스위트 스팟이라고 하는데....
참 묘하게도... 빗맞으면... 손이 아프고 힘도 엄청 들어가는데 반해...
스위트 스팟에 맞으면... 경쾌한 소리와 함께..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고.. 뭔가 제대로 되었다는 그런 느낌... . 기분좋은 성취감같은 것이 느껴지곤 하지요.
2012년은....
내 삶속에서 스위트 스팟을.. 찾아내는..그런 해로 삼고 싶습니다.
그 핵심을 찾아... 집중할 수 있는 2012년을 위하여.. 우리 모두 노력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