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사진안에 보이는 냄비는..
우리집에서 곰솥 다음으로 제일 큰 냄비입니다.
전복 살아있는 것 중에서 씨알이 제일 큰 것들로 골라서,
6마리를 사 왔어요.
그리고 바로 이렇게 손질하고 썰어서
전복살부터 달달달 볶아 냅니다.
고소하고 맛난 좋은 참기름을 써야 하고,
이 참기름을 또 감질나게 넣는게 아니라
넉넉하게 아낌없이 둘러친 다음 볶아주는 일...
고소하고 감칠맛 나면서도 찰진 전복죽 맛내기의 제일 기본입니다.
이 때 내장은 따로 다져서,
잠시 옆 그릇에다 담아 두고요.

전복살이 구수하게 볶아져 갈 즈음에,
싱싱한 전복 내장도 냄비안에 투입.
이제부터는 같이 볶습니다.
비록 색은 푸르딩딩하거나 거무튀튀하거나 해도...
생전복을 바로 손질하면서 발라놓은 이 전복내장이야말로,
하얀 전복살보다도 더 우리 몸에 약이라고 하지요.

우리집 전복죽의 특징...
살아있는 생전복을 바로 다져서 넣은 이 전복건더기 만큼이나
신선한 채소건더기도 아주 푸짐하게 넣는다는거지요.
전복죽에 들어가는 채소는 늘 딱 3가지입니다.
양파, 당근, 그리고 호박.
이렇게 전복과 몇가지 채소를 같이 곁들여서
푹 끓여내는 보드라운 전북죽...
아이부터 어른까지 안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요.
한 사발 떠서 입천장 안데이게 후후 불어가며 먹는 그 맛이란...
전복죽 한 그릇 먹고 나면,
이상하게도 몸은 더 가벼워지고, 힘이 불끈 솟는듯한 느낌까지 들 정도지요.
한마디로 건강해지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는...
우리 가족에게는 가장 친근한 건강식이지요.
어우러지는 맛궁합, 영양궁합이
어느 계절에 만들어 먹어도
떨어진 기운 회복하는데에는 정말 제대로 딱입니다.
잘게 다지듯이 썰어서 푸짐하게 몇 줌 쥐어서 넣어주지요.
이렇게 양파와 당근부터 넣어서
잘 익어가고 있던 전복과 먼저 같이 볶고요.

호박을 제일 마지막에 넣어서
이렇게 같이 볶아주면서 익혀줍니다.

충분히 잘 볶아졌다 싶으면
이제 물 넉넉히 붓고
나머지 죽재료도 넣어서는
아주 구수하니 맛나게...푹 끓여내면 되지요.

이렇게 전복죽을 만들다보면,
전복 자체에서도, 또 다른 건더기 들에서도...
서서히 익으면서 끓어오르는 과정에서
한번 제대로 끓여올랐을 때 불조절을 해 주고는
그 때부터 약불로 아주 은근하게 보글보글 끓이는데도
냄비 위로 마치 찌꺼기처럼 보이는 거품이 부글거리며 올라 옵니다.
이 전복죽 거품을 걷어내지 마세요.
다 전복살과 전복내장,
그리고 채소들에서 우러나오는 좋은 성분들이니까요.
가끔씩 저 냄비 바닥 아랫까지 슬슬 골고루 저어주면서,
그저 조금 더 기다리면서
약불 정도로 계속 끓여냅니다.
물론 그릇에 담아낼 때 거품이 남아 있다면
지저분해서 곤란하겠지만,
이 전복죽 거품은 이렇게 끓어오르면서 위로 떠오를적에
굳이 일부러 걷어내지 않아도,
충분히 끓으면서 이렇게 서서히 제 스스로
다시 깨끗하게 사그라듭니다.

전복 건더기는 아랫쪽에 많이 가라 앉아 있으니,
큼직한 국자를 가지고
아랫부분까지 잘 섞어서 이렇게 한 국자씩 떠서...
이렇게 방금 끓여서 죽 냄비 위로 국물이 얇게 층을 이루면서 찰랑할 적에
한 그릇씩 맛있게 드시도록 떠 내면 되겠지요.
죽 위로 은근하게 고여있는듯한 국물은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죽이 식어감과 동시에...
국물까지도 다 아래 건더기로 흡수가 되어버려서
나중에는 이렇게 찰랑거리는 국물이 다 아래로 스며들어서는
죽농도가 뻑뻑하게 됩니다.
그러니, 어떤 죽이든지...
바로 끓여서 뜨거울적에 후후 불어가면서 한 입씩 떠 먹는 그 때.
이 때가 제일 맛이 좋은 거지요.

위의 전복죽은 얼마전에 시부모님 드시라고...
속 편하고 부드럽게 한 냄비 끓여서 가져다 드렸던 것이고요.
이 바로 아래의 소고기국은...
오늘 아침 방금 끓인 것이지요.
자극적이지 않도록, 고춧가루 다대기를 적게 넣고서...
보기보다 훨씬 순하게 끓인 국이지요.
이 냄비 그대로 들고서, 지금 집을 나서려고 합니다.

우리 시아버지께서 많이 편찮으세요.
이제 이 곳 병원에서 퇴원하셨고,
얼마후 서울의 큰 병원으로 가십니다.
우리 시아버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도록...
함께 마음 모아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세상살이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믿는 마음이 병을 낫게 하고,
어떤 상황이라도 긍정적인 면을 보면서 좋게 생각할 때
분명 그만큼 밝고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늘 같은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아버님... 얼른 나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