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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전통주 담기 - 막걸리 걸렀어요~

| 조회수 : 7,140 | 추천수 : 2
작성일 : 2011-11-14 01:11:20

10월 20일에 담은 술을 담아 발효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온도조절을 잘못해서 그만....... 하룻만에 냉각에 들어가야 했습니다.

실습때 발효온도가 40도가 넘어가자

선생님께서 시간을 둘째치고 어서 냉각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기본시간 내에 발효가 덜 되었다면 시간을 더 주면 되지만

온도가 높아서 과발효가 되면 아예 술이 망가진다고 하시면서 냉각하라고 하신게 생각나서

온도계를 가운데 찔러보니 50도에 육박하는 걸 발견하고

그대로 냉각에 들어갔습니다... 품온시작한지 27시간 만에....

좌절만땅이었지만.. 후숙성을 기대하며.....ㅠㅠ

 

혼화한 밥을 항아리에 넣고

항아리 안쪽을 깨끗이 닦아내고 윗쪽에 한줌 남긴 누룩으로 식기를 닦아 뿌려줍니다..

발효가 들어가기 직전의 표면이지요.

 

 냉각을 결정했을 당시....

 

냉각후 후발효 일주일째.... 

 

냉각후 2주일째.....

 

자.. 대망의 후발효 3주째.. 이제 거릅니다..

이 전통주는 1차발효때 약 60%정도, 냉각후 후발효때 나머지 발효가 됩니다..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1차 발효후때의 술맛보다 훨씬 깊고 숙성된 맛을 냅니다.

알콜돗수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높아집니다..

또 담다보면 표면에 곰팡이가 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땐 프라스틱이나 나무수저로 그 부분만 살짝 떠내서 제거해주세요.

저도 2번정도 떠냈습니다..

 

술을 거르려면 술을 거르는 체, 술을 담을 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쳇다리라고 저 체를 통 위에 걸쳐놓을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한데

이걸 아직 구하질 못해서 손에 들고 하느라고.. 헥헥~~

어쨋건 이 몇가지 재료가 필요한데, 물론 필수적으로 뜨거운 물로 살균을 해둡니다..

 

 

 

 양이 많으면 바가지로 퍼서 거르지만 양이 적으니 그냥 체에 쏟아붓습니다.

항아리 아랫쪽에 마치 누룽지처럼 가라앉은 것이 있는데 이건 쓰지 않습니다..

이유는.... 잊어먹었습니다...ㅎㅎㅎ

하여간 실습할때 그 아래의 찌꺼기는 쓰지 말라고 하셨어요~

이걸 마치 엿기름 주무르듯이 짜냅니다..

그럼 아랫쪽으로 술이 쭉쭉~~

너무 꼭 짜내지 말고 약간 덜 짜내는 것이 깨끗한 술맛을 낸다고 해요..

 

 

 걸러진 술을 병에 담았습니다..

이때의 알콜돗수가 14-16도 정도 나온답니다.

때문에 술은 강하지만 뒷맛이 개운하고 맛있다고 하시던데... 전 모르겠습니다..

맛은 봤지만 1차 발효가 덜 되서 그런지 누룩향이 강했습니다..

이렇게 병에 담아 냉장고에서 한달정도 보관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물을 섞지 않으면 5-6개월까지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여기저기 기념으로 나눠주다보니 벌써.... 바닥이.....하핫~

 

 

 요것이 술찌게미입니다~

요즘은 이걸 피부맛사지로 씁니다....^^;;

그... 김희애씨가 선전하는 피테라.. 성분이 있다고 하죠.

그래서 저도 비닐에 담아 욕실에 두었습니다...ㅋㅋ

 

찌게미는 한달을 실내에 그냥 놔두어도 변하지 않는다고 해요.

아마도.. 알콜돗수 때문인거 같아요~

 

실습때 만든걸 맛본 분들에게 다시 줘서 맛평가를 부탁했는데

뭐 지인들이니 맛있다고는 합니다만

제가 실습때 맛을 보질 않아서 ....

 

그래도 한번 담아보니 뭔가 어렴풋이 보이는듯합니다..

그래서 조만간 다시 도전해볼까 합니다..

이번엔 밑술을 담은 후에 덧술을 재워 만드는 이양주입니다..

덧술 넣을때 말려둔 구절초를 넣고 구절초주를 만듭니다..

잘 될까요...^^;;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무명씨는밴여사
    '11.11.14 5:37 AM

    사진으로 보기에는 3주 째 인데도 발효가 다 되었다는 느낌이 별로 없네요?
    보통 밥알이 가라앉거나 하는데 remy님 막걸리는 신기합니다.

  • remy
    '11.11.14 10:09 AM

    사진상이라 그래요..
    사진 찍을때마다 맛을 봤는데 냉각하기 전과 거르기 전의 술맛이 제일 좋았구요,
    후발효 1주때는 실패한줄 알았어요.. 너무 쓰고 맛이 없어서...
    2주째쯤 맛이 바뀌어 있더라구요..

    그리고 전통주 담는 법이 여러가진데 기본이 누룩, 곡물, 물입니다..
    사진처럼 나오기도 하고 동동 밥알이 뜨기도 합니다..
    이 방법은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고 밥알이 뜨진 않습니다..

  • 2. 꼬꼬와황금돼지
    '11.11.14 6:17 AM

    술 담그기 배우시나봐요~ 재밌겠어요~아, 침넘어갑니다. 막갈리랑 동동주 넘 좋아해요^^
    근데 정성과 부지런함이 필요할것같아요~^^
    대단하십니다.~

  • remy
    '11.11.14 10:11 AM

    네, 재밌어요..^^;;
    보통 넉넉잡아 한달이 걸리는데 나오는 술양은 6리터입니다..
    너무 독해서 물을 적당히 섞어 희석하면 10리터 내외..
    한달 내에 모두 쓱~~ 할 수 있는 양입니다... 하하핫~~

  • 3. 소연
    '11.11.14 8:26 AM

    ㅎㅎㅎ 아침부터... 화악~ 땡깁니다..
    저 초등학교때 막걸리 거르시는 숙모님 옆에서 막걸리 간보다가..
    술취한적있어요.. 술담그실때 어느정도 익으면 용수라는걸 박아놓으면 약주 되는거 아닌가요?
    술찌게미.. 보니..물외장아찌 담고 싶어집니다..^^

  • remy
    '11.11.14 10:11 AM

    이 술은 용수 박아 먹기엔 좀 어울리지 않는 술입니다..
    보통 용수박아 걸러내는 것은 이양주를 말합니다..

  • 4. jasmine
    '11.11.14 9:59 AM

    일제시대까지만해도 명절 한달 전부터 집집마다 술을 담갔다고해요.
    당시엔 술을 산다는 생각은 못했고 술이 있어야 차례를 지내니 꼭 필요한 절차였다고...
    막걸리를 거르는데 3주씩이나 걸리는군요...ㅠㅠ 암튼, remy님 진짜 부지런하세요.
    저는 술은 욕심 없고...그저 피테라...그거 쬐끔 얻고싶어요...

  • remy
    '11.11.14 10:17 AM

    명절때만이 아니라 일년내내 집에서 술이 끊기지 않았다고 하죠.
    술을 사서 쓸 수 없으니까 여러가지 술을 담아 손님접대도 하고 잔치때도 쓰고 식구들이 먹기도 하구요..
    그때는 기본적으로 술은 이렇게 담았는데
    일제시대에 금주령이 시작되면서 빠른 시간안에 몰래 술을 담아야 했기 때문에
    누룩도 많이 넣고 다른 부재료도 많이 넣어 하룻밤 새에 후다닥 띄워 치워버리야 했기에
    지금같은 방법으로 바뀌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요즘 욕실에 가면 술냄새가....-.-;;

  • 5. 부자패밀리
    '11.11.14 2:01 PM

    에고..진짜 부지런하시네요.
    저도 효소며 술이며 식초며 집에서 다 담그고 싶어요.
    파는 술은 감미료때문에라도 집에서 저렇게 만들어먹으면 몸에도 좋고 기분도 좋을것 같아요
    아무튼 좋은글 보고갑니다.

  • remy
    '11.11.14 4:02 PM

    다 그런거죠..
    다른 식품들도 파는 것보담 직접 만드는게 훨씬 돟다는 것..!!

  • 6. 이층집아짐
    '11.11.14 2:17 PM

    앗, 보기만 해도 취기가~~
    제가 막걸리 담그는 거 배우러 간다고 하면
    울 남편 아마 잘 배워오라고 도시락까지 싸줄 거예요. ㅎㅎ

  • remy
    '11.11.14 4:04 PM

    생각보담 쉬워요..
    계량하고 한단계 한단계 신경써서 만들고,
    아무래도 "균"들을 쓰다보니 살균에 신경쓰고..
    그럼 끄~~읕~~~~!!!
    수 놓는 것보다 쉬워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 빼고~
    가끔씩 항아리 쓰담쓰담 해줘야 하는 것이 필요할 뿐이죠~

  • 7. 오지의마법사
    '11.11.14 8:19 PM

    우...침 질질....
    전 아기때부터 외할아버지 막걸리를 마셔서..막걸리 킬러인데...음~~

  • remy
    '11.11.15 7:45 AM

    헉..
    이 술을 아기때부터 드셨다구요~
    하긴 취하긴 해도 소화는 잘 되더라구요...ㅎㅎ

  • 8. 또로맘
    '11.11.14 10:25 PM - 삭제된댓글

    와~막걸리 담으셨네요.
    제 지인이 전통주를 배우고 있어 어깨너머로 두어번 봤더니..
    remy님 설명이 빨리 이해가 되긴 합니다.
    저 술찌개미로 맛사지 하면 정말 피부가 보들보들 ..아기피부가 된답니다.
    정말루요.

  • remy
    '11.11.15 7:45 AM

    한번 담아보세요~
    만드시는 분이 가까이 계시면 정말 쉬워요~

  • 9. 여설정
    '11.11.14 10:36 PM

    제가 언젠가는 꼭 공부하고 싶은 것입니다.
    술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해서리~~
    님덕에 조금씩이라도 시작하게되서 고맙슴니당

  • remy
    '11.11.15 7:46 AM

    맛있게 담아서 즐겁게 드세요~~

  • 10. 가을
    '11.11.15 7:13 AM

    저도 지금 식초하고있는데 잘 될려는지는 음...
    세월만보내고있네요 마지막보루는 막걸리. 실패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제일 마지막으로
    해보려합니다 저도 술담고난 찌게미 끌려요

  • remy
    '11.11.15 7:49 AM

    실습할때 술은 뒷전이고 저 찌게미 챙기느라 바뻤지요...ㅎㅎ
    식초는 그냥 스스로 식초가 될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어요..
    발효식품은 사람이 할 수 있는게 한계가 있고 나머지는 스스로 만드는거라~~
    술은 실패하는게 다른 것들보다 온도를 잘 맞춰줘야 해요..
    밤이고 낮이고 온도 맞추느라 2-3일은 항아리 끌어안고 살아야 하니...ㅎㅎㅎ
    그러고 나면 나머지 관리는 식은죽 먹기예요.
    또, 다른 발효식품보다 균이 약해서 위생이 중요하기도 하구요~

  • 11. 시간여행
    '11.11.15 11:20 AM

    대단하세요~~
    발효음식~저장음식도 잘하시고 게다가 빵도 잘만드시는 걸로 알고있는데
    그 손을 저에게 주시옵소서~추천 꾸욱~^^

  • remy
    '11.11.15 1:19 PM

    빵도..... 발효식품이죠...ㅎㅎㅎ
    먹는건 다 좋아해요~~~~끙~

  • 12. 독도사랑
    '11.11.17 6:44 AM

    막걸리 만들어봐야지 ㅋㅋㅋ

  • 13. 동현이네 농산물
    '11.11.18 4:53 PM

    어릴때 친정엄마가 막걸리를 만드셨는데 방에 술 발효하는 냄새가 정말 끝내줘요~ ㅎㅎ
    술찌거기에 설탕 조금넣어 먹으면 정말 맛났어요.
    그것도 많이 먹으면 취하는데...........ㅎㅎ
    그시절 추억이 생각나는 하루입니다.

    어쩜 막걸리도 만드실수 있는지 대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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