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계획은 오늘 일이 좀 있어서 장거리 운전을 해야했어요.
눈이 온다는데 어쩌나 하는 걱정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요,
눈 때문에 계획이 취소되었습니다.
그래서 오후 내내 모처럼 한가한 휴가였습니다.
TV도 보고 낮잠도 자고...이런 날은 정말 요리를 열심히 해야하는데, 더 늘어지고 하기 싫은 거에요.
그저께 인터넷으로 장을 봤는데 바로 배송이 안되고 오늘 오후 6시 이후 예약배송 받기로 했었어요.
그런데 담당기사가 좀 일찍 와도 되겠느냐고 전화를 한거에요. 아마 눈때문에 그랬나봐요.
그러시라고, 집에 있으니 괜찮다고..
기사아저씨가 장본 거 전해주는데 너무 고마워서, 눈오는 데 배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하고 깍듯하게 인사했네요.
인터넷 장보기로 산 콩나물, 저녁에 이것저것 반찬하고 밥상 차리기 귀찮아서,
콩나물밥을 했습니다.
전 콩나물밥에 돼지고기 넣는 거 좋아하는데요, 오늘은 다진 쇠고기를 넣었습니다.
이것도 그냥 다진 쇠고기가 아니라 재활용 쇠고기입니다.
지난 추석 차례에 한우 산적거리 사서 구워서 차례상에 올렸는데,
우리집 식구는 고기는 그렇게 좋아하면서 어쩐 일인지 산적고기는 죽어라 안먹어요.
차례상 물린 후 밥 먹을 때 한조각 썰어서 올렸는데 식구들 먹는 둥 마는 둥.
안먹는 거 억지로 먹일 일이 아니어서 바로 커터에 갈아서 냉동해뒀더랬어요.
그 산적고기, 갈아서 냉동했던 쇠고기를 넣고 콩나물밥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물조절을 잘못해서 콩나물밥이 너무 질척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 이건 콩나물밥이 아니라 콩나물죽이네"하고 한마디 하는데 저는 아랑곳하지않았습니다.
제 입에는 맛있는 걸요.
콩나물밥을...두 그릇이나 먹었습니다.
콩나물밥이 너무 질게 되다보니 국도 따로 필요없고, 설거지라고는 비벼먹은 대접 두개에 수저 두벌, 그리고 물컵 두개,
그리고 전기압력솥의 내솥 뿐입니다.
그런데...
추위 때문에 전력사용량이 늘어 또 수급에 비상이 걸린 모양이네요.
저라도 전기 절약을 위해서 다시 가스불에 냄비밥을 해야하는 건지...
어렵지 않은 일이니, 조금이라도 아껴야겠죠.
내일은 더 춥다고 합니다.
식구들이 모여있는 주말, 따끈한 국물요리로 추위 녹이는 즐거운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