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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메밀묵으로 만든 따뜻한 묵사발!

| 조회수 : 10,596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12-06 22:19:28




하도 춥다춥다해서 바짝 긴장하고 나갔는데,
지레 겁을 먹었던 탓인지, 오늘 생각보다는 덜 추운 것 같아요.
차도는 생각보다 덜 미끄러운 것 같고..

문제는 내일 입니다. ㅠㅠ
아침부터 일도 봐야하고, 장거리 운전도 해야하고..
제발 폭설만 내리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저녁엔, 어제 쑨 메밀묵,
절반은 어제 먹었고, 절반은 오늘 따뜻한 묵사발을 해서 먹었어요.

마침 멸치와 마른 새우로 내놓은 육수도 있고 해서,
메밀묵은 채 썰고,
묵은 김치 송송 썰어서 참기름 후추 깨소금 넣고 무친 후 얹고,
날김 한장 가위로 잘라서 얹고,
파는 색감 좋으라고 조금 얹고,
이렇게 준비한 다음에 육수, 뜨겁게 데운 후 국간장으로 간해서 살며시 부어줬어요.
완성된 따끈한 묵사발, 나름 먹을만한 음식이 되었습니다.





찌개는 굴 순두부 끓였어요.
어제 매생이국 끓이면서 굴 몇알 남겨두었다가 순두부를 끓였습니다.

오늘도 순두부양념 시판제품 썼어요.
지난번에 두개 사서, 하나 쓰고 하나 놔둔게 있었거든요.
시판 순두부양념을 쓰면, 정말 전문점 순두부찌개 맛이 납니다.
이럴때 제가 가벼운 절망감을 느껴요.
전문점 맛 따라 잡아보겠다고 새우가루에, 홍합가루에, 바지락에, 달걀에 별거별거 다 넣고 만들어봐도,
늘 부족한 맛인데, 이 시판 양념은 제대로 맛을 내주니까요.

때로는 나도 좀 편하게 밥상을 차려도 괜찮다, 나가서 사먹는 순두부찌개보다 시판 양념로 집에서 끓인 순두부가 더 좋다,
이렇게 스스로를 달래보는 중입니다.
늘상 이러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이러는 거니까...괜찮다, 괜찮다, 이렇게 말이에요.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은하수
    '12.12.6 10:30 PM

    10년전 겨울 어머니를 모시고 세자매가 눈꽃열차를 타고 승부역에서 내려 메밀묵 묵사발을 먹었던 기억이 새삼 떠오릅니다.

    그여행이 어머니와 함께 했던 마지막 여행이어서 더 그리운것 같습니다.

    저도 내일은 메밀묵사발 한그릇 따뜻하게 먹고 싶네요. 글 잘봤습니다.

  • 김혜경
    '12.12.7 8:49 AM

    저는 자매가 없어서, 자매들 여행하는 거 그렇게 부럽더라구요.
    눈꽃열차의 네모녀, 상상만으로도 너무 행복합니다.

  • 2. 수레맘
    '12.12.6 10:49 PM

    메밀묵은 도토리묵보다 많은 옛적 향수를 불러 오는건 왜일까요?겨울밤 김치넣고 무쳐낸 차가운 메밀묵을 화로에 올려 따끈하게 데워 먹던 그맛 잊지 못하네요

  • 김혜경
    '12.12.7 8:50 AM

    옛날에 긴긴 겨울밤이면 " 메밀묵 사리~~~어, 찹쌀떡"하고 외치고 다니던 장사들이 생각납니다.
    김치넣어서 밤참으로 많이 무쳐먹었지요. ^^

  • 3. 마요
    '12.12.6 11:24 PM

    아, 묵사발에다가 조밥 말아먹으면 맛있습니다.
    유명한 묵밥집 갔더니 그렇게 주던데 너무 맛있었어요.
    군침 돌아요. ^^

  • 김혜경
    '12.12.7 8:51 AM

    윤기 반질반질 흐르는 조밥...저도 아침부터 군침도네요. ^^

  • 4. 얼~쑤우
    '12.12.6 11:49 PM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16643
    이 웹툰이 떠올라버렸어요. 하핫

  • 김혜경
    '12.12.7 8:51 AM

    너무 재밌게 봤어요..ㅋㅋ..

  • 5. 그린
    '12.12.7 1:42 AM

    ㅎㅎㅎ
    저도 순두부찌개만큼은 시판양념으로 끓이네요.
    간편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맛을 포기할 수가 없어요....
    어쩌다 한 번 이라는 어설픈 위로도 선생님과 같군요.^^

  • 김혜경
    '12.12.7 8:52 AM

    그러니까요...시판양념을 넣으면 파는 순두부가 부럽지 않으니...

  • 6. 분당댁
    '12.12.7 5:56 PM

    덴비가 눈에쏙^^ 근데 맛난시판순두부양념 힌트주심 복받으실거에요. 지난번 사본건 별로여서.. 때로파는순두부맛이 생각나서요^^

  • 김혜경
    '12.12.7 10:23 PM

    앗...덴비를 알아보시다니...^^
    풀**껀데요, 거기서도 두가지가 나오는데 저는 정통순두부라는 것이 더 맛있는 것 같아요.

  • 7. 테오
    '12.12.7 8:10 PM

    순두부전문점 아주머니의 말을 들어보니 순두부양념에는 다시다가 안들어가면 그맛이 안난다고 해요
    그래도 다시다넣지 않고 끓였었는데 어느때는 그럴듯하고 어느때는 맛없고 그랬어요
    언젠가 식당에서 사먹은 감자탕이 너무 맛있어 이인분을 포장해서 가져온 적이 있는데 차안에서 라면냄새가
    솔솔 나는거예요 그래서 어디서 라면국물냄새가 이렇게 나지?했는데 한참후에야 그게 감자탕국물냄새인걸
    알았어요 먹을때는 그렇게까지는 몰랐는데 그렇더라구요
    어떤 사람이 식당의 맛내기비법으로 다시다 식용유 설탕 고춧가루만 있으면 다할 수 있다고 하던데..
    문득 맛내려고 이것저것 해보는 수고가 좀 허무해지지요
    순두부양념은 저도 선생님처럼 사서 할까봐요 실패의 수고를 줄이기 위해서 말이죠

  • 김혜경
    '12.12.7 10:23 PM

    정직한 재료로 순수하게 손맛을 낼 것 인가,
    아니면 시판소스 도움을 받을 건가, 많이 고민하게 되는데요, 때로는 시판 소스 도움도 받아가면서 살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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