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늦게 지난주에 주문했던 곤드레를 받았습니다.
5㎏나 되다보니, 참 큰 상자에 담겨져왔는데요,
상자를 보더니 남편이 한마디 합니다, "일년 내내 곤드레밥만 먹게 생겼네!"
천만의 말씀을 다 하십니다, 다 데쳐서 한번 해먹을 만큼 소분하고 보니 약 15봉지.
냉동곤드레 주고 싶은 사람도 있고, 또 밥을 해서 주고 싶은 사람도 있고...
뭐, 그다지 많은 양은 아닙니다요, 일년 내내 곤드레밥만 먹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접어두소서.
밤늦게까지 다 냉동실에 넣어두고, 오늘 한끼 먹을 정도만 냉장고에 넣어뒀습니다.
점심에 지은 곤드레밥.
들기름이랑 국간장이 들어가서 밥 색이 좀 진한편인데요, 이번에 산 것 밭에서 따자마자 보낸 것이라 그런지,
여태까지 먹던 것 중에서도 가장 부드러워, 그냥 술술 넘어갔습니다.
저녁엔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지난번에 참치초밥 해먹느라고 냉동참치 샀던 것중 마지막 한덩이 남은 걸 해동했습니다.
지난번 건 참다랑어의 뱃살이었고, 이번 건 눈다랑어의 뱃살인데,
오늘의 눈다랑어 뱃살 맛이 덜했습니다.
역시....돈대로 가나봅니다. 싼만큼 맛이 덜했습니다.
물론 무슨 회센터 같은 곳 잘못 가면 주는 이상한 참치회보다야 맛이 훨씬 좋았지만요.
저녁에 미나리와 신선초잎을 씻었습니다.
뭘로 좀 상큼하게 무쳐볼까 궁리하다가,
양파 ¼개에, 식초 3큰술, 설탕 2큰술, 연유 ½큰술, 소금 후추 조금씩 넣어서 휘리릭 갈아 소스를 만들어서,
준비해둔 미나리와 신선초를 살짝 무쳤는데요, 초맛이 살짝 강하기는 했지만, 나름 괜찮았어요.
제 입에만 괜찮은 건지, 아님 우리 식구들 입맛에도 괜찮은 건지 물어보니, 아주 괜찮다네요.
그런데 아주 괜찮은 것이 소스맛때문인지, 아님 재료탓인지는 모르지만 암튼 그렇대요.
이렇게 대충 만든 드레싱에 버무린 채소, 먹이면서 맛을 물어보다가
새삼스럽게 우리집 식구들이 좀 안됐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들은 정말 잘 얻어먹고 사는 줄 알지만, 때로는 이상하게 조리한 음식도 많이 먹게 된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