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년전, 그러니까 2009년 봄에 만들어줬던,
그러나 만들었던 사실을 곧 까먹고,
김치냉장고의 가장 깊숙한 곳, 혹은 냉장고의 가장 깊숙한 곳에 넣어둔 가죽장아찌를 꺼냈습니다.
처음에는 잘 숙성되라고 그냥 뒀었고,
그 다음에는 불투명통에 담긴채 너무 깊숙한 곳에 있어서 뭔지 몰라 못먹었고,
그 정체를 알게됐을때는 변질 등 못먹게됐을까봐 뚜껑을 열어보기조차 겁나서 그냥 뒀더랬어요.
오늘 용기를 내서 꺼냈더니...멀쩡하네요...이렇게요....
가죽나물 특유의 향은 여전한데, 짭짤한 것이 나름 먹을만한 장아찌로 잘 숙성이 되었네요.
밑반찬이나 장아찌 같은 걸 좋아하지 않는 우리집 식구들인지라, 이 많은 가죽장아찌 언제다 먹을 지는 모르겠지만,
3년이 되어도 이렇게 멀쩡하니, 그냥 두고두고 먹어도 될 듯합니다.
오늘 가죽장아찌와 같은 먹은 메뉴는...갈비탕이었습니다. ^^
많은 분들이 저는 늘 집에서 정갈하게 만들어만 먹는 줄 아시지만, 저도 테이크아웃 음식도 먹습니다.
오늘은 갈비탕으로 제법 유명한 집에서 갈비탕 두그릇을 포장해왔습니다.
갈비탕에 말아먹으려면 잡곡이 많은 섞인 밥보다는 하얀 쌀밥이 어울리는 지라,
하얀쌀밥해서, 김치, 가죽장아찌, 파래자반, 딱 요렇게 올려놓고 먹었습니다.
식사 준비, 설거지 거의 힘이 안들었지요.
며칠 있다가는 도가니탕도 사다 먹을 거에요. 제게도 가끔은 이렇게 거저 먹는 날도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