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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어제 오늘 한 일들! 1

| 조회수 : 13,223 | 추천수 : 253
작성일 : 2009-04-29 22:10:47
어제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kimys에게 전화를 했더니,
"여보, 경희농원에서 펴버린 두릅을 잔뜩 보냈어."
"핀 두릅? 그럴리가요."
"얼른 들어와봐, 이거 두릅 같은데..."

부랴부랴 들어가보니, 하하..두릅이 아니라, 참죽나물(또는 가죽나물이라고도 하죠?)이었습니다.
두릅과는 생김새도 다르고, 향도 다른 참죽나물을 보고 두릅인줄 알았다고 하니까...
분장실의 강선생님 생각이 났습니다...'놔둬라, 얘들이 뭘 알겠니~~' 큭큭...




양이 너무 많아 이를 다 어쩌지? 고민하면서 일단 조금 데쳐서 장떡을 부쳤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냄새가 역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참죽장떡이 좋더라구요.
더 맛있게 해볼까 하고 밀가루에 찹쌀가루를 조금 섞었는데...이건 별로 였어요.
그냥 밀가루로만 부치는 것이 훨씬 맛있어요.
찹쌀의 찐득한 맛이....별로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요.

그리고 그 많은 참죽나물을 데치고, 소금물에 절이고 했습니다.
작년에 데쳐서 냉동해뒀다가 생각날때마다 조금씩 꺼내서 장떡을 잘 부쳐 먹었거든요.
데쳐서 체반에 밭쳐 물기 대강 뺀 다음 지퍼백에 조금씩 나눠 담은 후 냉동고에 넣었어요.
덕분에 또 터져나갈 듯한 냉동고...두릅, 쑥에 이어 참죽까지...

소금물에 절인 건, 장아찌 만들려구요.




윗 사진이 작년에 장아찌 담가서 잘 먹고, 아직까지 남은 참죽장아찌입니다.
이제 아주 조금 밖에 남지 않았지만, 정말 너무 맛있습니다.
특히 더운 여름날 찬밥에 찬 보리차 말아서 이 장아찌랑 먹으면, 정말 딴 반찬은 필요없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이렇게 많이 만들었습니다.
김치냉장고에 넣어 간이 잘 배게 한 다음에, 지인들에게 조금씩 선물해도 좋을 것 같죠?

아, 만드는 방법은요, 저도 선재스님의 책을 보고 만들었는데요,
참죽은 소금물에 절였다가 건져서 꾸득꾸득하게 말린 다음 줄기쪽의 아주 딱딱한 부분은 잘라내고,
나머지만 4~5㎝길이로 잘라요.
양념장은 조선간장 1: 간장 2: 물엿 3의 비율로 섞어서 한번 끓여줍니다.
이것이 식고나면 여기에 고춧가루 1과 고추장 1을 섞어주는데요..
그런데..요대로 하면 약간 짠 경향이 있습니다. 조선간장의 비율은 각자 입맛에 맞게 조절하셔야할 것 같아요.




어쩌다보니, 양념장이 조금 남아서, 몇개 있던 두릅을 넣었습니다.
몇년전 수덕사 부근에서 산채정식을 먹는데, 두릅장아찌가 얼마나 맛있었는지...
그때 그 두릅장아찌 생각이 나길래 해봤는데, 어떨지 모르겠어요.
이게 만약 잘 된다면, 해마다 잔뜩 보내주는 두릅, 데쳐서 냉동해두고 먹는 방법 대신 장아찌를 만들거에요.
두릅도 참죽처럼 소금물에 절였다가 꾸득꾸득하게 물기를 뺀 다음에 양념장에 버무렸어요.




그리고...
갈치조림 해먹고 ⅔ 정도 남은 무로 설렁탕집 깍두기를 담았는데...
너무 절였는지, 국물이 너무 적었는지...
양이 워낙 적으니까, 맛없게 담아졌어도, 어찌어찌 다 먹을 수 있을 거라 믿고는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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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ighope
    '09.4.29 10:14 PM

    앗싸 일등!!!
    드디어 일등 먹었어요!! ㅎㅎ
    선생님 마지막 드룹 드셔보시고 괜챦으면
    꼭좀 결과 알려주세요.
    편안한밤 되세요.

  • 2. 깔깔마녀
    '09.4.29 10:31 PM

    일등 축하해요 ^^

    울 어머님 가죽장아찌 해놨다고 갖고가라고 하시는걸 지금 1주일째 버티고 있답니다 ㅠㅠ

    울 어머니 돌아가시면 클납니다 우리 집은 굶어죽어요 ^^
    낼 모레 제 나이 50이 되는데두요 ㅜㅜ

  • 3. 라라^^*
    '09.4.29 10:34 PM

    앗, 저 3등.. ㅋㅋ

    별궁의 노래 재미있게 읽었어요.
    다만 후기 쓸 능력이 안되어 아쉬울 뿐입니다...

  • 4. 나오미
    '09.4.29 10:35 PM

    '놔둬라, 얘들이 뭘 알겠니~~' 큭큭...
    저두 요번에 가죽장아찌만들면서 자반두 만들어 보았느데..
    크~자반이 보통 내공으로는 힘드네요^^;;
    냉장고는 터져두^^; 담는 즐거움+부담감이 있어 좋으시겠어요~~ㅎㅎㅎ

  • 5. 지나지누맘
    '09.4.29 11:05 PM

    곧 2 편도 올라오려나요???

  • 6. onion
    '09.4.29 11:26 PM

    '에구~네가 수고가 많다~~' (부디 분장실의 강선생님 버전으로 받아들여주세요!)
    저는 손질 금방 안하다가 버려지는게 많은데,
    정말 부지런하신 선생님~ 항상 배우고 갑니다.
    찬 밥에 뜨거운 물 말아서 함께 먹고싶네요.

  • 7. 프로방스김
    '09.4.30 2:06 PM

    언제먹어 봤는지 기역도 가물가물한 가죽장아찌 저장하셨으니든든하겠어요 부럽네요

  • 8. 쌍둥이 동생
    '09.5.1 9:40 PM

    참죽 장아찌.....제가 사는 경남 김해에서는 가죽나물이라고 해요.
    어릴 적 추억이 생각납니다. 식구가 많은 터라 아버지 할머니 오빠 상과 우리 딸글과 엄마상
    2개를 차렸어요.. 하지만 우리상에는 없던 반찬을 아버지 상에서는 몇가지 볼수 있었지요.
    그 중하나가 참죽 장아찌죠..그래서 언제나 그 장아찌를 보면 욕심을 내면서 먹는버릇이 있답니다. 찬밥 물에 말아 함께 먹으면 끝내줍니다.

  • 9. 맑공
    '09.5.15 11:16 PM

    쌍둥이 동생님
    저도 김해 사람인데..
    가죽나물과 가죽 자반이 유명했죠
    요즘도 특산물로 알아준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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